신소재경제신문

더보기인터뷰
HOME > 기사쓰기
김민환 한국원자력연구원 VHTR기술개발부 부장-수소환원제철과 원자력수소생산

청정제철산업, 원자력 수소에 달렸다



김민환 한국원자력연구원 VHTR기술개발부 부장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7년 교토의정서 체결이다. 교토의정서는 선진국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지만 비강제적이라 실효성이 없었다.

갈수로 심해지는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하여 2011년 제17차 더반 당사국총회에서 교토의정서의 후속 체제로 2020년 이후 신기후체제 설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였으며, 2015년 12월 제 21차 파리 당사국총회(COP21)에서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 상황을 반영하여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는 체계가 마련되었다.

COP21에서 우리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는 2030년 BAU(8억5,100만톤) 대비 37%(3억1,50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 11.3%(9,600만톤)은 국외 시장을 활용한 감축이기 때문에 실제 국내 감축 요구량은 25.7%인 2억1,900만톤이다.

정부의 기본로드맵에 따르면 각 산업 부문별로 감축 목표량을 정하였으며 전환(발전)과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분이 11억900만톤으로 전체 목표치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전환 부분은 저탄소 전원믹스 도입, 전력 수요관리 및 송배전 효율 강화를 통하여 감축하며, 산업 부분은 에너지 효율 개선, 친환경 공정 가스 개발, 혁신기술 도입, 폐자원 활용 등으로 감축을 추진한다고 한다.
2030년 부문별 목표 감축량
산업부분은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과정에서 산업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감축률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하였다고 한다.

산업부문에서는 철강산업의 감축 목표량이 1,700만톤으로 가장 많다. 현재의 제철공법은 철광석을 환원(산소를 떼어 내는 것)시키기 위해 석탄을 환원제로 사용하는데 철 1톤 생산에 약 2톤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2013년 기준 국내 총 CO₂ 방출량은 5억7,230만톤인데 제철 산업의 CO₂ 배출량은 8,780만톤(포스코 7,160만톤, 현대제철 1,620만톤)으로 국내 전체 배출량의 15% 이상이다.

최근 산업부에서 기존 제철공법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최대량이 3% 수준이라고 추산되면서 차세대 친환경 제철공법인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은 탄소 대신 수소를 이용하여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하기 때문에 부산물로 물만 발생시킨다.

따라서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이 완료되면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산업부는 지난 11월 관련기획을 완료하고 올해부터 2023년까지 기술개발과 데모 플랜트를 구축하고 2025년 이후 시범적용하여 2030년까지 고로 2기에 수소환원제철공법을 적용하기로 하였다.

최근 1월 발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민관이 총 1,500억원을 투자한다고 한다.

정부 주도의 수소환원제철이 친환경 제철공법으로 성공하려면 기술 실증뿐만 아니라 대량의 청정 수소 생산 방법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량의 수소생산에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증기개질 수소생산이다. 이 방법은 천연가스(LNG)의 주성분인 메탄(CH₄)을 고온 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메탄과 고온증기의 반응은 수소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또한 고온증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열을 천연가스를 태워 충당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이와 같이 증기개질 수소생산은 1톤의 수소를 생산할 때 약 10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또 다른 방법인 석탄가스화 수소생산은 약 16톤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현재 보급된 수소생산기술로는 수소환원제철에 필요한 청정 수소를 대량으로 얻지 못한다.


현재 수소 생산 방식 年 160만톤 수요 감당 못해

원자력硏, 필수적인 ‘열화학 수소생산 기술’ 실증



가장 이상적인 수소생산 방법은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물을 전기분해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신재생에너지원인 태양은 밤에 사라지고 바람도 항상 불지 않는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는 원자력과 같이 24시간 365일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

신재생에너지를 가치 있게 쓰는 방법은 태양이 떠 있는 낮 동안과 바람이 부는 날 그때그때 전기를 생산해서 바로 쓰는 것이다. 따라서 대량 청정수소 공급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미래 수소사회에 대량 청정수소를 공급하기 위하여 원자력수소에 주목하고 2006년부터 원자력수소 핵심기술을 개발해 오고 있다.

원자력수소란 한국을 포함한 원자력선진국이 개발하고 있는 제4세대 원자로 중에서 안전성이 가장 뛰어난 초고온가스로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열 이용하여 열화학적 물분해 또는 고온전기분해 온실가스 발생 없이 청정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연구를 통하여 원자력수소 핵심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초고온가스로 설계 및 해석코드는 원자로 설계에 활용할 수준에 근접했으며, 국내 기술로 건설한 헬륨시험시설에서 섭씨 900℃ 이상 운전으로 초고온 기기와 운전에 관한 불확실도를 제거하고 있다.

또한 자체개발한 피복입자 핵연료를 하나로 연구로에서 조사시험으로 성능을 검증하였다. 원자력수소생산을 위한 필수 기술인 열화학 수소생산 기술도 실험실 수준에서 실증한 바 있다.
원자력수소생산과 수소환원제철의 연계
초고온가스로를 이용한 원자력수소생산시스템과 수소환원제철공법을 결합하면 온실가스 발생없이 청정제철산업이 가능하다.

초고온가스로에서는 핵연료에서 생산된 고온(950℃)의 열을 중간열교환기에 전달하고 중간열교환기는 헬륨-헬륨 열교환을 통해 초고온가스로의 열에너지를 수소생산계통에 전달한다.

수소생산계통에서는 물을 투입하면 온실가스 발생없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여 수소환원제철 공정에 사용한다.

수소환원제철이 상용화되면 연간 3,000만톤 철강생산기준으로 연간 160만톤의 수소가 필요하며 이는 초고온가스로 16GWt(UAE 수출원자로 크기 기준 약 4기)규모에서 생산 할 수 있는 양이다.

주목할 점은 기존제철공법에 비하여 온실가스를 6,000만톤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소환원제철은 한정된 공간에서 대량의 수소가 소모되므로 운송 및 저장 비용을 고려해서 원자력수소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업단지 근처에 원자력수소생산시스템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원자로의 안전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초고온가스로는 후쿠시마와 같은 극한사고에서도 안전성이 보장되며 방사능을 외부로 유출시키지 않는 원자로이다.

세라믹으로 삼중피복된 핵연료는 사고조건에서도 방사능물질을 유출하지 않으며, 방사화 되지 않는 헬륨을 냉각재로 사용하여 기존 원전과 같이 물과 금속피복재가 없어 수증기 폭발이나 수소폭발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초고온가스로는 고유안전성이 뛰어나서 사고가 발생해도 냉각수 없이 자연현상인 복사 열전달만으로 원자로의 열을 제거할 수 있으며, 심지어 원자로건물이 파손되어도 자연공냉과 토양 열전도로 열제거가 가능하다.

따라서 후쿠시마와 같은 방사능 누출 사고는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2015년 10월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초고온가스로의 자연냉각 안전성을 확인하는 모의검증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차세대원자로사업의 인허가 사전검토 단계에서 초고온가스로의 우수한 안전성 때문에 산업단지 근처(이격거리 400m)에 원자로를 설치하는 것이 합리적(reasonable)이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초고온가스로의 안전성
신기후협약으로 2020년부터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부과된다. 탄소세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산업 중에 하나가 제철산업이다.

탄소세 부담으로 국내 제철산업의 경쟁력이 낮아진다면 국가 경제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한 대처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제철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이 2016년 5월 수소환원제철공법 실증시험에 착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부 중심으로 이제 첫 걸음을 내딛은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이 정책적으로 꾸준이 추진되어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대량 청정 수소 공급을 위해 미래부가 추진하는 원자력수소 기술도 실증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술에 기반한 청정제철산업이 융성하여 대한민국을 친환경 선진국가로 거듭나게 만드는 날을 기대해 본다.

기자 프로필 사진
편집국 기자 (webmaster@amenews.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편집국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