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6-12-05 10:36:18
기사수정


환경 친화적 식물검역 훈증제,

유망 농화학 아이템 각광





오존층파괴·고독성 MB 대체 Ethyl Formate(베이퍼메이트)·
Phosphine(비바킬)·Ethanedinitrile(EDN)‘부상’



▲ MB 및 MB 대체 훈증제 화학적 특성 비교.

■ 외세 병해충 침략 막는 든든한 창, 훈증제

인류의 식량사정을 크게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농약은 용도에 따라 살균, 살충, 제초 등으로 구분되며 액상, 입상, 분제, 훈증제 등 성상에 따라 분류되기도 한다.

훈증제는 살충제 중 하나로서 공기중에 가스상의 약제를 방출해 해충의 호흡기관을 통하여 흡수 죽게 하는 약제다.

상온에서 쉽게 증발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선 기밀실, 천막 등 밀폐된 곳에서 사용해야 한다.

토양에 직접 주입해 흙이나 비닐시트로 덮어 박멸하는 방법도 있다.

훈증제가 가장 널리 사용되는 분야는 바나나, 파인애플, 목재 등 수입시 반드시 거쳐야하는 검역용 소독처리다.

수입된 식물과 함께 들어오는 병해충은 국내 생태계를 크게 교란하기 때문에 철저한 소독과 훈증제의 뛰어난 성능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농산물 수입에 대비해 더욱 빠르고 효과적인 소독처리 기술과 훈증제 개발도 시급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기준 농산물 수입화물건수는 5년전에 비해 약 30%가 증가했으며, 이와 비례해 소독처리건수도 21% 늘었다.

■ 85년간 사용되고 있는 MB, 선진국 시장부터 ‘퇴출’

그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훈증제의 성분은 독성이 뛰어난 메틸브로마이드(MB)로 지난 1932년부터 사용되고 있는 ‘훈증제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지난 1989년 몬트리올 의정서 상 오존층 파괴물질로 지정돼 지난 2015년부터 세계적으로 생산 및 수입이 중단됐다.

이에 농업용 MB는 사용이 제한됐으며 검역용으로는 예외를 두고 있지만 2008년 국제식물보호기구(IPPC)가 검역용 MB의 사용 감축 또는 대체를 권고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식물검역에서도 에틸포메이트 등 환경친화적 훈증제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지난 1999년도 MB 사용량이 1991년도에 비해 75%로 감소했으며, MB의 가격이 3배나 높아지면서 사용량 급격히 줄었다.

일본은 새로운 약제·소독기법의 개발로 2003년 MB사용량은 1991년도에 비해 75%가 감소했다.

유럽연합(EU)은 2010년 3월부터 식물검역용 MB도 사용을 아예 금지시켜 사용량이 제로(0)다.

이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여전히 가장 많이 사용되는 훈증제다.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전체 검역용 훈증제 사용량 중 MB가 76%에 달하는 594톤을 기록했는데 이는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 에틸포메이트(EF) 사용량(183톤) 대비 3배가 넘는 수치다.

그러나 사용량이 5년전에 비해 33%나 감소했으며 매년 줄어들면서 2015년 현재 443톤을 기록하고 있다.

훈증제는 병해충을 철저히 박멸해야하는 동시에 상품의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작업자의 안전도 보장해야 한다.

MB는 오존층 파괴물질이라는 단점외에도 식물에 약해를 유발하고 잘못 사용하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

실제로 지난 2008년 7월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수입과일 하역장에서는 근로자 6명이 하역 작업 중 소독 후 창고에 잔류해 있는 MB에 중독돼 손발이 저리고 잘 뛰지 못하는 중독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MB를 대체하기 위한 훈증기술과 소재개발이 지속되고 있는데 에틸포메이트(Ethly formate), 포스핀(Phosphine), EDN 등이 각광받는 환경 친화적 검역용 훈증제다.

이들 훈증제가 어느 식물에 효과가 있고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갑자기 MB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환경 친화적이고 잔류되지 않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 되는 등 중요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어 MB의 대체는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다.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는 MB 소독물량을 어떻게 환경 친화적 훈증제로 보완할 것인가가 숙제로 남아있다.



인체무해 EF 급성장, 린데 ‘베이퍼메이트’ 국내 생산

포스핀 CO₂로 안전성 확보, 선도산업 ‘비바킬’ 본격 유통

EDN 목재 적용 유망, 내년 정식 훈증제 등록



■ 잔류없는 에틸포메이트(베이퍼메이트), 바나나 97% 소독 처리

에틸포메이트 훈증제의 성분은 쌀, 포도와 와인 등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알코올의 일종으로서 미국 FDA에서 지정한 매우 안전한 물질(GRAS,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중 하나다.

이에 코카콜라 등 식품첨가물은 물론 로션, 향수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식품 등과 접촉 시 빠르게 에탄올과 포름산으로 분해돼 잔류가 거의 없으며 작업자가 연일 작업시 건강에 장해를 거의 일으키지 않는 안전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지수(GWP)는 제로(0)다.

그러나 인화성이 높아 훈증제로 사용하지 못하다가 산업가스기업 BOC(現 린데)가 지난 2005년 CO₂를 83.4% 혼합해 고압가스 실린더에 충전한 ‘베이퍼메이트(Vapormate)’라는 브랜드로 출시하면서 본격 사용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 에틸포메이트 훈증제가 사용등록되면서 단숨에 MB를 대체하며 전체 사용량 2위 훈증제로 자리잡았다.

2013년 사용량은 153톤으로 2012년 대비 40배나 증가한 것이다. 사용량 넓은 범위의 곤충을 박멸하는데 효과적이어서 현재는 바나나, 레몬, 오렌지, 키위, 파프리카 등 수입 농산물의 병충해 방제 훈증에 주로 쓰이고 있다.

작업이 늦어지면 갈변이 발생해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바나나의 훈증에도 많이 사용 중이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 수입 바나나의 전체 소독물량 중 97%를 에틸포메이트로 처리 중이다.

호주의 경우에는 에틸포메이트를 토양 훈증제, 엽채소, 절화류, 과실류 훈증제 등으로 이용하는 반면 현재 우리나라는 과실류 검역용 훈증제에 한해 이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수요확대에 발맞춰 린데는 기존 호주, 필리핀에 이어 국내 인주공장에 31kg 실린더 기준으로 월 1,200병의 베이퍼메이트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으며 인·허가를 진행 중으로 빠르면 올해 안에 본격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팜한농은 베이퍼메이트를 일반 농가 비닐하우스 병해충 방지, 식품공장 소독 등에도 적용할 계획이어서 향후 시장전망은 밝다.

그러나 에틸포메이트는 침투력이 약해 파인애플처럼 딱딱한 과일에 부착된 해충 방제에는 적합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포스핀 같은 타 훈증제를 함께 사용하는 혼합처리 소독기술도 개발되며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 포스핀(비바킬), 작업자 안전성·효율 ‘일석이조’

포스핀(Phosphine) 훈증제는 인화수소(PH3)라고도 하며 1990년부터 주로 곡류 등 건조농산물에 피해를 끼치는 저장해충 방제를 위한 검역용으로 전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인화성이 높기 때문에 인화늄(알루미늄 혼합), 마그톡신(마그네슘 혼합)과 같은 정제 형태로 사용됐으나 인화늄의 경우 훈증 후 공기 중의 수분과 결합하여 인화수소(PH3)를 발생시키며 약 2%는 완전 분해되지 않아, 남은 잔류물에 비눗물을 서서히 투입하여 완전 분해 후 처리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2002년부터 미국에서는 처리 후 잔류물이 없고 작업 시간이 단축되고 작업자에게 보다 안전한 포스핀 99.3%에 질소(N2) 0.7%를 혼합해 실린더에 담은 포스핀 가스가 본격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포스핀은 물질안전보건 자료(MSDS)에 따르면 독성·가연성 물질이기 때문에 밀폐공간 내부에서 작업자가 약제를 직접 투입시 위험부담이 크다.

이에 캐나다 사이텍社는 안정적인 CO₂ 98%에 포스핀은 2% 혼합한 실린더형 저독성 포스핀 훈증제 ‘비바킬’을 출시했다.

국내 탄산메이커인 선도산업은 팜한농과 독점계약을 체결해 국내에서 11월부터 ‘비바킬’ 유통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핀 훈증제는 저장벼, 과실, 채소, 목재, 절화(Cut Flowers) 등 훈증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들 검역대상의 부피가 크기 때문에 사용량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는 절화(Cut Flowers), 묘목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농약으로 등록돼 있다. 포스핀의 단점은 소독시간이 24시간으로 제법 길다는 점이다.

이에 에틸포메이트와 같은 훈증제와 함께 사용하는 등 새로운 소독기술 개발이 추진 중이다.

■ EDN, 목재류 소독 최적합

EDN(Ethanedinitrile)은 시안(C2N2)을 액체상태 실린더에 넣어 제조한 것으로 피훈증물에 빠르고 깊게 침투가 가능한 물질이다.

끓는점이 -21℃로 낮아 저온에서도 소독이 가능하며 수분에 대한 감수성이 매우 높아 겨울철 수분함량이 높은 목재류 소독에 매우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MB와 비교해도 살충, 살균, 제초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실험결과도 나왔으며 살포된 EDN의 80%가 2일안에 암모니아(NH3)로 변환될 정도로 분해 속도도 빠른 편이다.

이에 호주에서는 지난해 8월 목재류 훈증제로 등록 완료돼 사용 중이며 국내에서는 아직 아무 품목도 인정받은 바 없으나 지난 2014~2015년에 수입목재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사업이 진행된 바 있다.

팜한농은 올해 12월에 수입목재 검역용으로 농약을 신청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 등록에 이어 2018년엔 국내 유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뒤늦은 환경 친화적 훈증제 및 처리기술 개발, 발빠른 추격 필요

선진국들이 MB 대체를 서두르며 2000년도 초반부터 의미있는 감축실적을 나타낸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감축 마지노선에 도달 즈음에 서둘러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다.

선진국들은 환경 친화적 훈증제 개발 이외에도 유기농 및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확대에 발맞춰 훈증제를 사용하지 않는 열처리기술, CA(Controlled Atmosphere) 처리기술(저장고 대기가스 농도 조절을 통한 품질유지 및 병해충사멸), CATTS(저산소가온처리법), 방사선처리기술 등 개발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농림축산검역본부를 중심으로 식물검역 소독분야 국내 전문가 및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수출입식물 소독기술연구회’를 구성,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개발을 위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또한 훈증제 혼합사용에 대한 의미있는 기술도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양정오 박사는 최근 세계 최초 수입농산물 훈증제 혼합처리기술을 국제저널(세계 경제곤충학회지)에 게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기술은 수입 파인애플에서 주로 검출되는 가루깍지벌레를 에틸포메이트와 포스핀 훈증제를 혼합해 소독하는 방법으로서 각 훈증제의 단점을 보완해 주목을 받고 있다.

나아가 신선 농산물과 묘목류 등 다양한 수입농산물에 확대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개발은 최근 강화된 ‘출입식물검역 소독처리규정’으로 인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11월2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소독현장, 물류창고 등의 근무자에 대한 안전성 제고를 위해 처리규정을 개정했는데 이는 △수입식물에 대한 안전배기기준 설정 △MB 대체 소독기준의 신설 △수출입식물방제업체의 등급제 운영 등을 주요내용으로 담고 있다.

특히 MB 소독 후 배기시간이 기존 통상 1~2시간에서 24시간으로 대폭 연장됨에 따라 MB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2~4시간의 짧은 작업시간이 사라지게 됐다. 또한 에틸포메이트 훈증제의 적용대상해충을 깍지벌레에서 외부가해해충으로 확대하도록 해 환경 친화적 훈증제의 사용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 국내 메틸브로마이드 사용량 변화(단위:톤, 출처:농림축산검역본부).

▲ 국내 식물 및 소독건수 증가비율(단위:%).

▲ 선도산업이 국내 유통을 시작한 포스핀(PH₃) 계열 환경 친화적 훈증제 ‘비바킬’.

▲ 린데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에틸포메이트 훈증제 ‘베이퍼메이트’.

0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amenews.kr/news/view.php?idx=3172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프로토텍 11
서울항공화물 260
이엠엘 260
린데PLC
im3d
엔플러스 솔루션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