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온 과립 분사 공정을 이용해서 세라믹을 적층한 뒤, 가시광 레이저를 이용해 세라믹만 선택적으로 열처리.

국내 연구진이 레이저로 세라믹 소재만을 선택적으로 열처리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해 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 소자를 3D프린팅으로 저가로 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재료연구소(소장 김해두) 분말·세라믹연구본부 류정호 박사 연구팀은 미국 버지니아공대 에너지하베스팅연구센터 샤상크 프리야 교수 연구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이병권) 강종윤 박사 연구팀, 한국과학기술원(총장 신성철) 정성윤, 강석중 한국세라믹기술원 원장 등 연구팀과 함께 레이저를 이용해서 세라믹 소재만을 선택적으로 열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전기·전자, 의료, 우주항공 등 부품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세라믹은 고온의 열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세라믹 3D프린팅은 금속이나 고분자 3D프린팅에 비해 매우 까다로운 공정기술로 남아있다.

이에 연구진은 상온에서 세라믹을 매우 높은 밀도로 쌓을 수 있는 상온 분사 과립 공정(GSV:Granule Spray in Vacuum)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수 마이크론(백만분의 1m) 두께로 만든 뒤 가시광선 레이저를 이용해 결정화 시키는 공정을 적용, 세라믹 소재만을 선택적으로 고온 열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판으로 적용되는 금속에는 전혀 손상을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금속과 세라믹의 경계면에서도 반응 없이 세라믹 층만을 열처리 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세라믹 3D프린팅에 바로 적용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금속 기반의 전자 세라믹 MEMS 센서 소자 제작이 가능하다는데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초소형 MEMS 소자들은 실리콘과 전자 세라믹 필름을 이용해 제작되는데 공정 중에 세라믹 필름의 열처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도자기 재질의 세라믹과 금속은 열처리 과정 중에 두 소재의 화학적 및 열적인 반응이 생기거나 서로 떨어져 버리는 문제가 있어 일반적으로 사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를 초고감도 극미세 자기센서용 소재로 활용 가능한 도자기 재질의 압전 세라믹 필름에 적용해 본 결과, 기존의 자기장-전기장 변환 특성(자기장을 소재에 가했을 때 전기신호가 발생하는 특성)을 100배 이상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론적으로 계산되어지는 특성에 근접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에 금속과 세라믹이 융합된 MEMS형 전자 소자를 세라믹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실용화하는 것이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우선적으로 의료용 기기에 사용될 수 있는 매우 미세한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나 인체 유해한 자기장 노이즈를 전기로 바꿔주는 에너지 하베스터로 활용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재료연구소 류정호 책임연구원은 “세라믹 3D프린팅을 이용한 초소형의 MEMS 소자 개발에 획기적인 공정 기술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극미세 자기센서용 자기-전기 복합체 개발에 적용해 본 결과, 병원에서 사용되는 10억원 이상의 MRI/MEG/MCG용 극미세 자기장 센서를 본 기술을 적용한 자기센서로 이용할 경우, 10분의 1 이하의 가격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재료연구소의 주요사업, 글로벌 프론티어사업, 미 해군의 연구 지원을 받아 신소재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머테리얼스지(Advanced Materials, 제 1저자: Haribabu Palneedi 박사)에 3월14일 표지 논문으로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