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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9-07 15: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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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년간 탄산을 생산해온 선도산업 안산공장이 진로발효의 일방적인 거래중지 요구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있다..

진로발효가 지난 30년 간 거래해온 선도산업에 탄산 원료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 임대계약도 해지하면서 법적 다툼까지 치닫게 됐다.

진로발효는 자사의 목적 달성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는 대신 법적 다툼을 선택했고 이는 원료가스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탄산업체의 입장을 악이용한 것으로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도산업은 지난 1988년부터 진로발효 안산공장에서 주정 생산시 부산물로 나오는 원료가스를 매입해 액체탄산(L-CO₂)을 생산해왔다. 진로발효 공장내에 설비, 탱크 등을 설치했기 때문에 임대료도 지급했다. 진로발효는 원료가스를 따로 처리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줄이면서 추가적으로 수익을 얻고, 선도산업은 탄산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한 상생협력 관계가 계속 이어질 수 있었다. 지난 2008년에는 진로발효가 원료가스 매입량을 늘려달라고 선도산업에 요청했고, 선도산업은 순도가 낮아 원가부담이 크지만 그간 신뢰를 바탕으로 설비 증설에 투자를 단행해 日 생산량을 30톤에서 50톤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6월 진로발효가 선도산업과 사전 협의 없이 갑자기 ‘탄산가스 가격 및 부동산 임대차 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상생은 깨지고 말았다. 공장에서 나가라는 것은 생산중단을 의미하기 때문에 선도산업이 부당함을 호소하자 ‘이번엔 탄산 원료가격 40%, 임대료 9% 인상’을 통보했다.

탄산을 생산하기 위해선 석유화학, 주정,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원료가스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원료가스 공급처와의 긴밀한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이는 서로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인데 진로발효가 이처럼 일방적으로 과다한 요구를 한 것은 이미 사실상 협상을 염두에 두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선도산업은 탄산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장폐쇄로 인한 근로자들의 실직을 막고자 적극적인 협상에 나섰으나 진로발효는 공문 발송 등 소극적인 태도로 나섰다. 급기야 합의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인상된 원료가격과 임대료가 반영된 세금계산서를 발행했으며, 지난 2016년 10월7일에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차임 등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결국 지난 8월1일부로 원료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선도산업 안산공장은 가동이 정지됐고 11명의 근로자들은 손 놓고 공장 재가동만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

선도산업은 안산공장 증설에 들어간 투자비도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런 퇴거의 이유도 모르고 협상 대신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진로발효에 대해 당혹감은 물론 그간 쌓아온 신뢰에 대한 배신감마저 들고 있는 상태다. 특히 회사 근로자들은 하루아침에 실직의 위기에 몰리면서 혼란한 상황이며 선도산업은 이를 다독이며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는 상태다.



원료價 및 임대료 과다인상 요구, 협상 대신 법정서 다툼 전개

11명 근로자 생존 위협, 원료가스 의존 탄산업계 나쁜 선례 우려



선도산업 관계자는 “30년간 거래해온 입장에서 서로 사정을 잘 아는데도 중소기업에게 투자비를 회수하지도 못했는데 나가라고 하는 것은 누가봐도 억울한 일”이라며 “성실히 일해 온 11명의 가장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원료공급 재개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현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은 물론 유관 국가기관에 민원제기, 시위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진로발효 관계자는 “이번 거래중단은 계약만료에 의한 것으로 설비 철거 후 자사의 공장부지 활용 계획에 따라 저장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원료가스를 소각처리 할 시설도 이미 갖춰놨다”며 재협상의 여지는 없음을 밝혔다.

이번 주정업계의 일방적인 계약해지는 원료가스에 의존해야하는 탄산업계 특성상 원료공급처에 대해 을(乙)일 수밖에 없는 입장을 이용한 것으로 갑(甲)의 횡포로 비춰질 수 있으며 추후 탄산업계에 미칠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탄산메이커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탄산공급과 수익창출을 위해 지역마다 생산비, 수송비 등에서 최적화된 원료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설비구축에 투자해왔다. 이러한 투자는 항상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데 유가, 제품가 등을 이유로 제품생산량이 줄어들거나 품목이 바뀌면 원료가스가 줄어들어 예상밖으로 탄산 생산원가 올라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최악으로는 아예 설비가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남해화학의 경우 암모니아 생산비 보다 수입가가 더 싸져서 사업을 접었는데 책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료가스를 공급받던 탄산기업들에게 설비이전 비용을 배상해준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번 진로발효는 이러한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거래중단을 통보했으며 30년 사업 파트너 관계를 법적 다툼으로 끝내려 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원료공급처 앞에서 을일 수 밖에 없는 탄산업계의 입장을 앞으로 더욱 열악하게 할 전망이다. 원료가스 공급업체가 선례를 악이용해 계약해지를 이유로 단가인상을 강요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조선 순조시대 거상 임상옥의 일대기를 그려 인기리에 반영된 드라마 상도(商道)에서 나온 명언 중 하나가 ‘장사는 물건을 사고 팔아서 돈 버는 게 아니라 사람을 버는 것’이다. 어떠한 이유가 됐든 이번 거래는 결국 사람을 잃게 돼 상도의에 어긋나게 됐으며 업체간 ‘상생이 아닌 살생’을 보여주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한편 진로발효는 지난 1992년 진로그룹에서 분리된 주정전문기업으로 국내 주정기업 10곳 중 점유율 2위(16.5%)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연매출은 매년 8백억원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 10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2.4%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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