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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섭 포스텍 고엔트로피합금연구단 단장(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

고엔트로피합금, 극한환경용 미래 소재시대 연다



수천 년 전부터 최근까지도, 인간이 사용해온 전통적인 소재는 철, 구리, 알루미늄, 마그네슘, 티타늄 등이 주 원소로서 높은 분율로 첨가되어 왔지만, 이러한 전통적인 소재의 경우, 합금 원소를 첨가할수록 금속간 화합물을 형성하며, 이 금속간 화합물은 재료의 기계적 성질을 취약하게 할 수 있어, 고전 금속공학에서 합금 원소의 첨가는 제한되어 왔다.

최근 우주·항공 및 해양산업의 발달뿐만 아니라 셰일가스나 고체가스 등 에너지자원 개발의 보고로 불리는 심해와 극지방까지 산업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며, 극저온 재료를 필요로 하는 분야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극저온 재료의 개발로 인한 극지방 지역에 대한 기술적 진입장벽의 해소는 석유 및 가스 등 에너지자원의 확대 이용이라는 실리에서 나아가 극한환경에 대한 연구, 기발 등 인류의 미래생활을 한층 더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기술적 토양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극저온 소재 분야는 기존 소재의 한계로 인해 우수한 물성의 새로운 재료의 개발이 요구되어 왔다. 2004년, 대만의 국립청화대학교의 Jien-Wei Yeh 교수에 의해 새로운 합금계인 고엔트로피합금(high entropy alloy, HEA)이 학계에 보고된 후, 다양한 연구와 개발들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고(高)엔트로피 합금은 기존의 합금과는 달리 한 원소에 치중되지 않은 조성을 가지며, 다수의 원소가 주요 원소로 작용하여 높은 혼합 엔트로피(configurational entropy)를 가지기 때문에 고합금계임에도 금속간 화합물이 형성되지 않고 면심입방구조(Face-centered cubic, FCC) 또는 체심입방구조(Body-centered cubic, BCC)의 결정구조를 가지는 단상을 유지한다. 특히, FCC 결정구조를 가지는 고엔트로피합금의 경우, 우수한 극저온 물성, 높은 파괴인성과 내식성을 가지기 때문에 극한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포스텍 고엔트로피합금연구단에서 제조한 고엔트로피합금 판재 및 관재


500만개 이상 합금 조합 가능, 기계적 특성 강화

연구단 대형화·산업화 추진, 인류 생활 ‘윤택하게’



고엔트로피합금 상용화를 위해 대한금속재료학회 고엔트로피합금 분과 위원회가 지난 6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러한 고엔트로피합금은 다수의 주요 원소가 첨가됨으로써 단상을 가지는 고엔트로피 효과(high-entropy effect), 원자 크기가 다른 서로 다른 원자들에 의해 결정구조 내의 격자 뒤틀림(lattice distortion), 원자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들이 하나의 합금내에서 발현되는 칵테일 효과(cocktail effect), 고온에서 원자들의 확산 속도가 느린 확산(sluggish diffusion)의 4가지 특수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4가지 성질에 의해 기존의 소재와는 차별화된 우수한 특성을 가지게 된다.

특히, 고엔트로피 효과와 느린 확산 속도로 인해 고엔트로피합금은 단상을 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단상 구조는 소재를 강화시키기 위한 기존의 다양한 강화 기구를 적용할 수 있어, 더욱 뛰어난 특성을 가지는 합금을 개발하기에 용이하다. 또한 이때 발생하는 격자 뒤틀림은 고엔트로피합금의 변형간에 강한 변형 저항으로 작용하여 소재의 강도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다양한 합금 원소의 조합을 통해 500만개 이상의 합금 조합이 가능하여 칵테일 효과를 이용한 다양한 특성의 다기능 고엔트로피합금 개발이 가능하다.

특히 FCC 구조의 고엔트로피 합금의 경우, 합금 원소에 따라 극저온 변형간에 변형 쌍정, 변형 유기 상변태로 인해 높은 강도와 연성 조합을 가지며, 최근에는 더욱 단단한 BCC 구조 혹은 조밀육방구조를 이용한 이상(dual-phase) 고엔트로피합금이나 합금 원소를 첨가하여 재료에 석출물을 형성시키는 석출 강화 고엔트로피합금 등의 다양한 강화 기구를 추가하여 더욱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가지는 고엔트로피합금 개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포스텍 고엔트로피합금연구단(단장 김형섭)은 2016년부터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에 선정되어 차세대 미래소재 개발 연구에 뛰어들었다. 고엔트로피합금연구단은 상평형 열역학 계산 기술을 활용하여 FCC 단상의 고엔트로피합금을 탐색하고, 합금이 보이는 고유한 특성에 대한 원인 규명 및 소재의 강화를 통해 우수한 극저온 기계적 특성을 가지는 고엔트로피합금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우주·항공 및 심해, 극지방 등의 극한환경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고엔트로피합금의 대형화 및 산업화도 추진 중이다.

또한, 고엔트로피합금은 열역학적으로 안정하여 일반적인 주조법으로 제조가 가능하며, 기존 합금 제조 설비를 이용해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고엔트로피합금의 극한환경으로의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엔트로피합금은 항공분야에 널리 응용된다(출처: Ilika)
고엔트로피합금은 태양전지 및 디스플레이용 기판, 베어링, 빗살형 부품 등에 응용된다.(출처:B. Murty, J.-W. Yeh, S. Ranganathan, High-entropy alloys, Butterworth-Heinemann, 2014.)
극저온 해양플랜트, 선박, 연료저장 탱크, LNG 운반선 등에 고엔트로피합금 응용이 유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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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shin@amenews.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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