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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7-29 09: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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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3D프린팅으로 선박 MRO 부활시키자



조선업은 타 제조업과 달리 제조사가 선박 수요를 선도적으로 창출하기 어려운 전통적인 수주산업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조선시장에서 최고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지만 과거 선박 MRO(유지·보수·운영) 시장을 포기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현대자동차의 차를 제일 많이 만들고 타면서 자동차 정비업은 다른나라 사람에게 전적으로 맡긴 것과 마찬가지다.

선박 MRO는 운항 중인 선박의 기자재 상태 정보, 선급 검사 일정 및 기자재 공급 업체 데이터 등 관련 정보를 이용해 기자재 공급 및 최적의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이다.

이 사업은 과거 우리나라가 진행을 했으나, 우리나라가 세계 조선 1위국으로 도약하면서 경제성이 높은 선박 제작에 치우치다보니 10여년 전에 접게 됐다. 선박수리업을 목적으로 1975년 출범했던 현대미포수리조선소는 1982년 조선소 완공 후, 연간 4백척에서 1995년 6천척까지 감당하면서, 세계 최대 수리 조선소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모든 선박 관련 업체들이 수요가 많고, 경제성이 높고, 수리와 같이 번거로운 일에 비해 비교적 일이 수월한 신규 선박 수요로 가는 것은 당연했다. 이때 정부가 이 산업의 비교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소기업 업종으로 변환해 중소기업에 사업을 이관하고 지원을 해야했다.

미포조선소는 신규 사업에 집중했으며 1990년대 후반,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저임금을 무기로 이 사업에 진출하자, 선박 수리 비중을 축소하고 중·소형선 신조선 사업으로 전환, 결국 2005년 사업을 접었다. 중국은 선박 수리에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박 제조업까지 진출해 한국이 지키고 있는 세계 조선 1위 자리를 넘보게 됐다.

최근 조선시장에서 중국과 수주 경쟁이 치열하고 신산업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시 선박 MRO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선박 MRO 100조 시장 확대, 환경규제 강화 ‘기회’
            3D프린팅 적용, 조선업 고부가화·퇴직인력 활용 ‘일거양득’


국제해사기구(IMO) 법령에 따라 2020년부터 모든 선박은 황·질소 등의 배출물을 저감하지 않으면 입항할 수 없게 됐다. 기존에 운항 중인 선박 99%가 고유황 연료를 사용하고 있어 저감장치를 모두 개조해야한다. 국내에선 이같이 선박 개조를 할 수 있는 조선소가 없어 해외로 나가야하는 상황이다. 우리가 최고 기술력을 가진 액화천연가스(LNG)선박을 수리하려면 외국에 나가야 하는데, 수리를 하면서 기술이 유출이 돼 국부가 유출될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초대형 선박을 수리·개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세계 선박 MRO시장은 그동안 친환경 규제 관련 설비수요 증가, 개조 수요 확대 등으로 인해 100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선박 수리는 아시아 지역에서 50% 이상 점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선박 개조 주요 설비인 선대(Dock) 부족, 역설계 기술 미비, 수리 공정기술에 대한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선박 개조에 필수적인 중대형 수리조선소가 없어, 선박 수리와 개조로 이어지는 MRO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선박 수요 감소로 기존 법정관리에 들어간 조선소와 울산의 경험 많은 조선 퇴직인력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사업이다. 지난 2017년 STX조선해양으로부터 고성조선해양을 인수, MRO 전문 조선소로 탄생한 삼강에스앤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약 6천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숙박 및 관광산업, 3D프린팅 선박 부품산업 등 연관 지역산업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몰락 위기인 조선업계가 다시 일어서려면 경영자와 직원이 ‘오너’와 같은 기업가정신을 갖고 회사를 운영해야 한다, 세계 선박 MRO 시장에도 싱가포르, 중국 등 한국을 대체할 국가들이 많기 때문에 사업에 고삐를 바짝 죄야 할 것이다.

우리가 그들보다 경쟁력을 가지려면 즉시 부품을 제작할 수 있는 금속 3D프린팅 기술이 필수다. 한국적층제조사용자협회는 현재 한국생산기술원 울산본부, 현대중공업과 2m급 선박 프로펠러를 3D프린팅으로 제작을 해 DNV-GL 과 같은 해외 선박 인증 회사에 인증을 받아 2020년 말까지 기술 개발을 끝낼 예정이다. 이 경우 2m 이하의 금속 부품은 바로 장착이 가능하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10여년 이상 뒤쳐진 이 시장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정비 사업은 제조산업과 첨단산업이 융합된 시스템 산업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3만개에 불과한 반면 선박이나 항공기는 50만개로 무려 17배나 많다. 세계 정비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정관리 상태의 조선소와 울산의 중공업 퇴직 인력을 활용하고, 신기술인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다면 사업의 고부가화와 일자리 창출이 모두 가능한 전략 산업이다.

그러나 정비 인건비는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다. 인력 양성과 기존 인력 활용이 효율적으로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보조금까지 투입되어 정비 인력을 키우는 중국만 보더라도 국가적 지원과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엿볼 수 있다.

협회가 공동 개발한 1주일 이내에 양산이 가능한 2m급 금속 3D프린팅 부품 제조 기술은 글로벌 수준의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생산 부품 및 시설 확충을 통해 제조업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더는 수리조선업의 과거의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의 금속 3D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다시 한번 선박 MRO 산업을 부활시켜 일자리가 창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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