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2024.05.06 (월)
독자적인 웨이퍼 절단기술을 이용해 광변환 효율을 기존 대비 2배 높인 굴절(주름모양) 다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를 국내 중소기업들이 세계 최초로 생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향후 개발을 통해 굴절 태양전지의 효율이 50%대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 태양광산업의 숙원인 그리드패리티 달성은 물론이고 원자력에너지를 대체하는 등 에너지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초정밀 장비제조 전문기업 옥산기계(주)(대표 김학만)는 최근 ‘태양광 멀티와이어쏘(Multi Wire Saw) 가공기계’를 개발, 세원테크(주)(대표 박인순)가 가지고 있던 개념특허를 바탕으로 슬레이트 지붕처럼 주름진 모양의 실리콘 웨이퍼를 제작하고 태양전지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 공구제조 전문기업 세원테크가 특허를 내고 RSC(Revolution of Solar Cell)라 명명한 굴절모양의 초고효율 태양전지는 실리콘을 소재로 기존 생산되고 있는 다결정 태양전지보다 동일 면적당 전력을 최대 200%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꿈의 태양전지’다.
송병구 세원테크 상무는 “이처럼 고효율이 가능한 것은 우선 기존 일반 평면 웨이퍼 보다 표면적이 획기적으로 늘어난데다 웨이퍼가 굴곡지면서 반사된 빛이 재흡수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RSC는 기존 태양전지 양산 라인에서 적용 가능해 기존 라인의 변경없이 공정 조건 최적화만 이뤄진다면 기존 일반 셀과 동일한 수율 달성이 가능해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은 세원테크의 ‘꿈의 기술’을 현실화시킨 건 독보적인 초정밀 장비제조 기술을 보유한 옥산기계의 1년여에 걸친 피나는 노력이었다. 절단기 핵심부품인 다이아몬드 와이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던 세원테크는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던 옥산기계와 지난 2010년 4월부터 장비개발에 착수했다.
옥산기계가 개발한 ‘태양광 멀티와이어쏘 가공기계’는 기계안의 다이아몬드 와이어가 움직이며 잉곳을 잘라낸다. 이는 일본, 독일 등 기계산업 선진국들도 해내지 못할 정도로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한다.
옥산기계는 웨이퍼 생산에 성공했으나 중소기업이라는 한계로 인해 장비시험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태양광 관련기업들에게 샘플을 보내고 제품화를 시도했으나 외면받았다가 천신만고 끝에 중국까지 가서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
이 기술은 현재 한화, 넥솔론, 썬파워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태양광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옥산기계는 이들 수요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제품 양산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학만 옥산기계 대표이사는 “굴절 웨이퍼로 만든 태양전지를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평가한 결과 광변환 효율이 33% 이상인 것으로 평가됐다”며 “이는 국내 고효율 다결정 태양전지 효율이 17% 수준임을 감안하면 2배에 달하는 것으로 기술개발이 진전되면 향후 50%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효율이 높아 타 태양전지보다 좁은 면적에서도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루프탑(지붕형)태양광 발전에 적합하고 시스템 설치비용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며 “세계적인 원자력발전 감축 노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3년 설립된 옥산기계는 임플란트 가공기, 세라믹 고속 가공기, 태양전지·LED 와이어쏘 가공기, LED사파이어 그라인딩 가공기 등을 국산화해 첨단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15명 남짓한 임직원들이 3년 연속 매출 50억원을 달성하며 ‘기술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