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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9-05 17: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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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연가스 분리 공정.

최근 북미의 셰일가스 개발 붐에 따른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 자원개발 산업과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산업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북미지역에서는 폐쇄 직전에 있던 석유화학 기업들이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변하고 있다. 셰일가스 생산이 북미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로 확장될 경우 석유화학산업에 미칠 영향 또한 더욱 커질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에틸렌계 제품 시장 특히 PE, PVC 제품군의 생산이 크게 늘고 원가가 하락하면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이 영향이 타 제품군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이미 다우케미컬, 쉐브론필립스 등 북미계 석유화학기업들은 대규모 에틸렌 제품군의 생산설비 확장을 계획하고 있어 그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 현재는 셰일가스 성분 중 비중이 작은 에탄이 주로 석유화학산업에 이용되고 있으나 성분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탄을 비롯해 프로판, 부탄이 석유화학 제품 생산에 활용되면 그 파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특히 셰일가스 성분 중 70~98%를 차지하는 메탄가스가 석유화학 산업에 활용되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가 본격화될 것이다. 메탄을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등으로 만들 수 있는 MTO, MTP 등의 기술 들은 이미 개발돼 있어 단점 요소들이 극복되면 궁극적으로 석유화학 산업은 석유 기반의 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천연가스 기반의 ‘천연가스화학’산업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변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향후 셰일가스 생산 확대라는 변화 속에서 석유화학 사업의 위험 요소를 철저히 파악하고 그 위험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 천연가스와 관련된 다양한 화학기술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천연가스화학’ 산업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북미 석유화학산업 급부상

셰일가스는 가스전에서 채굴되고 난 후 가스 Processing 공정을 거쳐 NGL(Natural Gas Liquid)이 분리된다. 여기서 분리된 NGL은 NGL Fractionation 공정을 거쳐 에탄, 프로판, 부탄 등으로 분리되며 그중 에탄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에틸렌을 제조하는 데에 사용된다. 한편 에탄을 제외한 나머지 성분은 주로 난방이나 발전용 연료로 사용된다. 따라서 셰일가스 개발이 확대되면 자원 개발 산업 외에 난방, 발전 산업, 석유화학 산업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까지는 석유에서 생산되는 납사를 이용한 공정이 에탄을 이용하는 공정에 비해 월등히 많았고 또한 중동 지역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비싸 경쟁력도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지역에서 값싼 셰일가스가 대량 생산되면서 지금까지의 경쟁 구도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즉 에탄을 이용한 공정이 경쟁력 측면에서 우월해지고 또한 설비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납사를 이용한 공정의 경쟁력이 점점 약화되면서 석유화학 시장에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셰일가스 붐 이전까지만 해도 북미에 위치한 석유화학 기업들은 에탄을 이용한 설비의 경쟁력이 낮아 폐쇄 내지 가동률을 낮춰 왔고 일부 기업들은 사업 매각을 추진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최근 셰일가스 개발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이들 기업들의 자세가 180도 변하기 시작했다. 현재 2017년까지 미국에 추가로 건설될 에탄 크래커 설비 규모는 약 1,12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국내 에틸렌 생산 설비 규모가 약 777만톤인 것을 감안할 때 미국에서의 추가 설비 규모는 결코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에탄 크래커 건설 붐은 궁극적으로 전체 석유화학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가스 확대가 석유화학 제품별로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단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예상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시사점을 도출해 본다.

■ PE, PVC 등 생산 확대

셰일가스로 인한 에틸렌 생산이 확대되면서 에틸렌계 석유화학 제품 중 PE(Poly Ethylene, 폴리에틸렌)와 PVC(Polyvinyl Chloride, 폴리염화비닐)가 특히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틸렌 수요처를 보면 에틸렌은 주로 PE, PVC, EG(Ethylene Glycol, 에틸렌글리콜), PS(Polystyrene, 폴리스티렌) 등 제품 생산에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중 PE는 순수 에틸렌만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값싼 에틸렌을 사용할 경우 원가 경쟁력 확보에 특히 유리하다. 따라서 셰일가스에서 생산된 에틸렌의 많은 부분이 PE 생산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PVC는 에틸렌 외에 소금에서 생산되는 염소를 원료로 사용하지만 최종 제품 가격에서 에틸렌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또한 전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셰일가스를 이용한 발전설비에서 전기를 사용한다면 경쟁력 확보가 더욱 유리할 수 있다.

반면 PS는 PE, PVC에 비해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PS는 에틸렌 외에 비교적 가격이 비싼 벤젠이나 자일렌 등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에틸렌 가격 영향력이 비교적 적고 최근 서구기업들이 중국 기업들과의 차별화가 어려워 PS 사업을 철수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 외 에틸렌을 사용하는 여러가지 제품(전체 에틸렌의 약 8%)들도 셰일가스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원료와 섞어서 사용하고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값싼 에틸렌 원가 경쟁력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PE, PVC 보다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 PP 등 非에틸렌계 석화제품시장 위축

PE 생산이 늘면서 PE가 非에틸렌계 석유화학 제품 중 하나인 PP(Polypropylene, 폴리프로필렌)를 대체하는 범위가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PP의 원료인 프로필렌은 과거 경쟁재라 할 수 있는 에틸렌 대비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프로필렌 가격이 에틸렌 대비 상승하면서 과거에 가졌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북미지역 PP/HDPE1(High Density Polyethylene) 가격 비율을 보면 2000년 약 0.8에서 2009년 약 1.0까지 상승했다가 2011년에는 1.4로 급상승하고 있다.

프로필렌 가격이 상승한 이유 중 하나는 최근 에탄 크래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설비 중 하나인 납사 크래커 설비의 증가는 지지부진한 가운데 프로필렌을 거의 생산하지 않는 에탄 크래커 설비는 급격히 늘었기 때문에 프로필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에틸렌 대비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궁극적으로 PP 제품의 위상이 변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과거 PP는 PE를 대체하면서 시장을 늘려왔으나 최근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제는 반대로 PE가 PP를 대체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PP 생산기업들은 다양한 물성 구현이 가능한 PP의 특성을 살려 PP보다 가격이 높은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등을 대체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즉 과거 PP가 Commodity 용도 시장을 주요 표적으로 했다면 향후에는 물성을 더욱 향상시켜 Commodity 이상의 고부가 제품 시장에서의 영역을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 천연가스 기반 에틸렌계 확대

중장기적으로 셰일가스 생산이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석유화학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미국보다 매장량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경우 정부에서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적이며 현재 Sinopec, Petrochina 등 기업들은 북미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 투자하는 등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개발 계획을 살펴보면 2020년까지 셰일가스를 600~1000억㎥까지 생산하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에틸렌 생산이 급증하면서 전세계적으로 PE, PVC, EG, PS 등 다양한 에틸렌계 석유화학 제품 생산 설비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들 국가 내의 자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석유화학 제품의 해외 의존도를 줄일 수 있어 셰일가스에 기반한 석유화학 설비 구축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전세계적으로 에틸렌계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관련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즉 석유 기반 설비의 경쟁력 하락으로 인해 석유기반 설비를 가진 기업들의 사업 축소 내지 폐쇄 등이 불가피할 것이다.

■ 천연가스 이용 非에틸렌계 생산 확대

앞에서 언급했듯이 셰일가스 기반 에틸렌계 석유화학 설비가 확대되면서 非에틸렌계 석유화학 제품은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지고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非에틸렌계 석유화학 제품도 셰일가스 등 천연가스를 사용해서 생산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즉 천연가스에 포함된 프로판이나 부탄 나아가 메탄 등을 원료로 사용해서 非에틸렌계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프로판에서 非에틸렌계 제품인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정은 이미 상용화된 공정으로 천연가스 생산이 많은 중동기업에서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셰일가스의 영향으로 중동기업 외에 미국기업 등이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프로판을 이용해서 생산되는 프로필렌 생산량은 전체 프로필렌 생산량 중 3%도 안 되지만 2016년이 되면 전체 프로필렌 생산량의 약 8%까지 확대되고 이후에도 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부탄에서 非에틸렌계 제품인 부타디엔을 생산하는 공정은 현재 러시아에 소규모 설비가 있으나 제조 원가가 지나치게 높아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부타디엔 가격이 급등하면서 북미, 일본, 중국 등지에서 여러 기업들이 부탄을 원료로 사용해서 부타디엔을 만드는 신공정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러한 공정들은 중장기적으로 기술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신증설이 확대되면서 부타디엔의 또다른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 메탄 이용 기술, 본격적인 천연가스 화학시대 열 듯

장기적으로는 천연가스내에 가장 많은 성분인 메탄을 이용해서 에틸렌계 제품 내지 非에틸렌계 제품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석유화학 산업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화학기업들은 천연가스에서 비중이 높지 않은 에탄을 원료로 한 화학제품 개발에 주력했다면 향후에는 메탄을 원료로 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탄에서 에틸렌계 내지 非에틸렌계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MTO(Methanol To Olefin), MTP(Methanol To Propylene) 등이 있다. 이 기술은 메탄을 이용해서 메탄올을 만든 후 이를 프로필렌이나 에틸렌을 만드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MTO, MTP 공정을 이용할 경우 프로필렌 제조 원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향후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이러한 단점 요소는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천연가스 화학기반의 구조변경

지금까지의 석유화학 산업은 말 그대로 석유를 원료로 한 화학산업이었다. 1900년대 초 석유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연료가 생산되고 이와 함께 생산되는 납사를 원료로 이용한 석유화학 산업도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과거에도 석유 개발시에 부산물로 생산되는 천연가스가 있었으나 양이 많지 않고 수송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일부에서는 그냥 태워 버리는 등 등한시 되었다.

그러다가 최근 석유 자원의 고갈 가능성과 셰일가스의 무한한 매장량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관심 밖이었던 천연가스가 부상하고 있다. 천연가스를 단순히 연료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천연가스를 이용해서 화학 제품을 만드는 기술 또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런 변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국내 납사 크래커 설비는 777만톤 규모이며 대부분의 국내 화학설비가 이들 납사 크래커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시장 변화가능성이 높은 PE와 PVC의 국내 생산 규모가 커서 향후 셰일가스 생산이 확대될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셰일가스 기반 에탄 크래커 설비 확대가 국내 설비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지만 기업들의 신사업 창출 관점에서 보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천연가스 화학 기술을 개발해서 새롭게 형성되는 천연가스 화학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따라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향후 셰일가스 생산 확대라는 변화 속에서 석유화학 사업의 위험요소를 철저히 파악하고 이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천연가스와 관련된 다양한 화학 기술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미래에 다가올 천연가스 화학 산업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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