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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12-28 14: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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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태평양지역 ESS전망(자료:Pike 리서치).

대규모 정전사태의 경험과 일본의 원전사고로 인한 전력수급 비상을 보면서 전기의 소중함이 어느 때보다 높은 때다. 전력을 많이 확보하면 좋겠지만 갑자기 발전기를 돌리려면 시간도 필요하고 비용이 만만치 않다.

현재 전력시스템에서 전기는 생산과 동시에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이 때문에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쓰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며 이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전기 사용량이 점차 급증하는 상황에서 발전량을 넘어서는 최악의 블랙아웃 사태를 막기 위해 전기를 대규모로 저장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저장시스템)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양수발전도 물리적 ESS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저장 댐을 만들고 전기가 남을 때 물을 퍼 올렸다가 전기가 모자라면 물을 방류하면서 터빈발전을 하는 방식이지만 입지와 활용에 제약이 따른다.

이에 최근 배터리를 이용한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저장시스템)이 각광받고 있다. ESS는 비상시에도 전력이 꼭 필요한 의료기관이나 반도체 공장, 석유화학 공장 등 산업시설에 비상발전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정전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이 정책적으로 확대되면서 이들 출력이 불규칙한 전기의 품질과 효율을 높여 전력계통에 연결하기 위해선 ESS가 필수적이다.

즉 ESS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전기를 대규모로 저장해 필요할 때 사용하는 ‘전기 저수지’다. 전기사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장치이며 배터리가 대규모로 들어가기 때문에 배터리 업계의 관심도 크다. Pike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ESS시장은 2010년 2조원에서 2020년 23조원으로 크게 늘고 신규설치 용량도 1.2GW규모에서 49GW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도 전력피크 대응과 신재생에너지 확산, 시장 창출을 위해 올해부터 2017년까지 5년간 ESS에 3,035억원(정부 1,067억원, 민간 1,968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100MW급 압축공기저장시스템(CAES) 실증과 세계최대 규모인 54MW급 리튬이온배터리(LIB)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LIB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국내 배터리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실증을 통해 세계 ESS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 ESS의 출력과 저장시간별 구분.

■ESS의 종류
ESS는 크게 물리적방법과 화학적방법으로 나눌수 있다. 물리적방법을 이용한 ESS로는 대표적으로 압축공기저장시스템(CAES)과 Flywheel(플라이휠)이 있는데 이들 방법은 고출력의 에너지를 신속히 저장할 수 있으나 초기 투자비가 높다는 특징이 있다.

압축공기저장시스템은 잉여 전력을 이용해 공기를 대기압의 50배로 압축해 동굴이나 지하에 압축 저장한 후 압축공기를 이용해 발전하는 시스템이다. 100MWh 이상의 대규모저장이 가능하고 발전단가도 낮지만 지하굴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리적 제약과 대규모 초기 구축비용발생이 뒤따른다.

플라이휠은 남는 전기에너지로 팽이를 회전시켰다가 모자라면 돌고 있는 팽이로 발전기를 돌려 다시 전기에너지를 발생하는 시스템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급속저장이 가능하고 20년이상 장수명을 보장하지만 역시 높은 구축비용과 낮은 저장용량이라는 단점이 있다.

화학적 ESS는 충방전이 그때그때 가능하고 구축비용도 저렴하며 설치에 제약이 적어 향후 ESS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전망이다. ESS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배터리로는 나트륨황(NaS) 배터리,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RFB), 리튬이온 배터리(LiB) 등이 있다.

NaS 배터리는 음극에 금속 나트륨(Na), 양극에 황(S), 전해질에 세라믹 계열의 β-알루미나를 사용해 에너지를 저장한다. 이미 다수의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신뢰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으면서 대형 전력 저장장치로 가장 먼저 상용화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터리다.

일본 NGK가 세라믹 기술을 바탕으로 거의 독점공급 하고 있으며 일본 전역에 약 270MW의 NaS배터리가 운영 중이다. 그러나 배터리 작동을 위해선 200~350℃의 고온이 필요하기 때문에 높은 운영비용이 필요하고, 화재 예방 시설도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지난 2010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공동으로 NaS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으며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에너지는 NaS전지 개발에 있어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NGK도 만들지 못한 전지내부 안전장치를 마련해 안전에 있어 경쟁력을 확보했다.

RFB는 액체상태의 전해질이 외부탱크에 저장돼 있다가 충·방전을 할 때 내부에 흐르는 이온들의 산화-환원 전위차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발생하는 배터리다. NaS 배터리보다 대용량에다 용량을 조절하기 쉽고 낮은 비용으로 장시간 사용가능 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낮은 에너지밀도와 효율을 보인다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10년 후엔 RFB가 LiB 보다 큰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케미칼이 투자하고 있다.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에너지를 충방전하는 LiB는 높은 에너지밀도와 높은 에너지 효율 때문에 ESS용 배터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안전성과 수명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비싸고 저장용량도 낮아 대형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로운 저장시스템으로 수소(H₂)도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서 얻은 전력을 통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연료전지에 투입시켜 전기를 발생할 수 있다. 가격경쟁력과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수소경제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선 관련기술을 확보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 삼성SDI의 ESS.

■ESS, 태양광발전과 시너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출력이 불규칙하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점차 급증하고 있어 전력계통에 안정적으로 연계하기 위해선 ESS설치가 필수적이다.

최근 중형 LiB를 이용한 ESS가 태양광발전과 연계돼 보급되면서 하나의 커다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니치콘은 32kWh급 ESS를 태양광발전과 연계해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보급 중이며 교세라도 7.2kWh급 ESS를 공급하고 있다. 프랑스 배터리업체 Saft는 태양광용 LiB 저장장치 개발을 추진해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즉 단순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신재생에너지와 ESS를 엮는 솔루션을 제공해 더 큰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서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LiB를 적용한 가정용 ESS 실증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래에셋자료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용 ESS시장은 2014년 4억4,000만달러에서 2020년 최대 31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포스코에너지의 Nas 배터리(左)와 NaS 모듈 .

■정책적인 보급지원과 기술개발 병행돼야

이처럼 ESS는 우리나라가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육성 중인 배터리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스마트그리드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보급과 기술개발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배터리 가격의 높아 초기 시장을 형성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ESS 특성상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보증할 수 있는 안정성과 신뢰성이 검증된 기업만이 시장진입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많은 트랙 레코드(실적)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지경부가 54MW급 LiB 실증을 서남해안권 풍력단지와 연계해서 추진하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또한 배터리 외에도 ESS를 제대로 설계하는데 필요한 소재, 설계,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과 함께 인버터, 전력반도체 등 부품 개발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로 이뤄져 전기료가 싼 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하고 지붕 위 태양광전지로 발전한 전기를 담았다가 꺼내 쓰는 ‘에너지 냉장고(ESS)’가 각 가정에 보급될 날을 기대해본다.

▲ 배터리 종류별 ESS설치 현황(자료:Pike 리서치,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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