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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1-15 22: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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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재익 논설위원.

2013년 계사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불과 10여일 전에 우리는 훌륭한 후보를 대상으로 대선을 치렀고 새해에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의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번 대선을 마치고 승자는 패자를 위로하고 패자는 아름다운 승복과 승자에 대한 국민적 성원을 부탁하는 아름다운 마무리까지 봤다. 진영논리에 의한 승자와 패자의 극단적인 구분으로 분열과 갈등의 후유증을 강조하기 보다는 당선자를 뽑기 위한 이벤트로 이해되고 이를 통해 국가발전의 또 다른 도약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이번 대선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양당을 대표하는 두 후보자가 정정 당당하게 경쟁해 51.6대48의 박빙의 결과를 낳았다. 대선 기간 중 후보자들 간의 정책과 비전을 알 기회가 적어 일반 유권자들로서는 그 차이를 구별 할 수 없었다. 젊은 층들은 SNS 등의 IT 정보에 의해 지배되고 장년층들은 보수 편향적인 신문과 종편 방송에 의한 일방적인 주입정보에 의존하기 쉬웠다. 공식적으로 양당 후보자에 대한 판단의 기회는 공식적으로 세 차례의 법정 토론 뿐이었다.

대학교수들은 이러한 선거판을 보고 2012년의 시대현상을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혼란스런 세상’ 또는 ‘더러운 세상’이란 뜻의 ‘거세개탁(擧世皆濁)’을 선정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아야 하는 그 전문성과 식견으로 사회의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함에도 자기가 속한 진영의 논리적 앞잡이가 돼 세상을 혼탁하게 만든 현상을 비평하는 말로 이해된다. 중도에 서서 깨어 있는 지식인으로서 사회의 감시와 정의로서 균형을 잡아야 할 교수, 언론인, 법조인 등의 지식인들이 염치없이도 그들의 지식과 지위를 출세를 위해 자기가 속한 진영을 위해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선의 정도인 정책대결이 주가 되지 못하고 구시대의 여느 대선과 같이 지역, 세대, 이념, 계층, 빈부에 따라 편향된 투표의 결과가 나타났다. 성향에 따라 극단적인 갈등과 시각차만 확인하는 비생산적인 선거가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패자는 이러한 후유증을 덮고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함으로서 ‘아름다운 승복’이 있는 대선으로 미화 됐다. 패자는 근소한 차이임에도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고, 승자에게 국민의 성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또한 “모든 것이 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고 해 패배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돌리지 않고 자기 탓으로 돌렸으며 “새 정치를 바라는 모든 분들의 실패가 아니다”고 하면서 지지자의 숭고한 뜻은 드높은 자리에 있도록 배려했다. 기품 있는 패자의 자세는 국민들의 승부에 대한 의식수준을 더 높이고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을 이끌어 정치가 추구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행복과 안녕을 위한 작지 않은 초석이 됐다. 그는 또 다른 의미의 승자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수성가하고 성실하게 삶을 살았고 맑은 마음과 따뜻한 가슴을 가졌다. 그는 조용하고 착한 사람이지만 시대의 아픔과 정의를 위해 행동했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했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겸손했고 상대와 조직을 배려하는 이 시대의 참 괜찮은 표본이다. 국민들은 그의 이러한 매력에 빠져들었고 그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정정당당한 승부 자세와 정면 돌파 전략으로 절대적 대세였던 여당 후보와 호각을 다툴 수 있는 상대가 돼 명승부전을 펼쳤다.

그러나 ‘거세개탁(擧世皆濁)’의 시대에 정화할 수 있는 적합한 후보였으나 대선 결과는 그가 추구한 다소 급속한 변화보단 현 당선인의 점진적 변화와 안정적 정책을 선택했다. 유권자들에게는 팍팍하고 불안정한 경제적 어려움의 절박함이 박정희로 상징되는 경제개발 대한 향수와 기대를 택하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미세한 지지 차이가 웅변하듯 유권자들은 인권과 복지, 그리고 성장과 민주화 모두를 중요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승자인 당선자는 이러한 가치를 모두 존중하고 국정을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새 당선자는 국민 통합은 선거로 갈라진 국민여론을 화합해야 하고, 안보는 급변하는 동북아 국제 정세와 불가측한 북한을 잘 다뤄 나가야 하며, 경제에서는 국제적 경제 불황의 위기적 환경에서 국민경제를 살려야 하며, 특히 이번 선거에서 강조한 경제민주화, 소득과 빈부 격차 해소, 청년 고용확대 등 어려운 과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특히 사회와 인사면에 있어서 혁신적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학계, 언론계, 법조인 등 진실과 진리를 밝히고 그리고 정의의 구현을 이루도록 요구되는 전문 지식인들이 이러한 권위와 존경을 그들 개인의 출세와 취부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해 특권층이 돼 그들만의 집단을 이뤄 가는 것이 아예 사회적 조류가 되었다. 이들이 저지르는 행위는 양심을 속이는 범죄행위이며 이들이 ‘거세개탁(擧世皆濁)’의 축임을 우리 사회는 교수가 그리고 이전에 어떤 코메디언이 ‘더러운 세상’탓을 함에 크게 공감하면서도 정작 정화장치를 전혀 가동시키지 않고 있다.

새 당선자는 대선 공약 뿐 아니라 이러한 사회 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이들은 정권초 인사에서 과감이 배제하는 솔선수범을 보이길 바란다. 물론 국민도 야당 새 정부가 성공하도록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은 당연하지만 더 나아가 야당도 이들의 활용을 극도로 자제하고 이들로부터 오도되고 혼탁해지는 사회현상을 정화할 수 있도록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하고 국민들은 이들에 대한 감시와 정확한 평가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새해부터는 ‘거세개탁(擧世皆濁)’으로부터 세상을 맑고 건강하게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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