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우석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천분원 도자세라믹센터장이 다양한 그림이 프린팅된 도자타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계적 트렌드인 디지털 융합을 통해 도자산업도 얼마든지 고부가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조우석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천분원 도자세라믹센터장은 지난 2010년부터 ‘신가치 도자산업기반 구축사업’을 통해 도자산업의 고부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천분원의 연구실은 국내외 유명 그림들이 프린팅 된 타일과 다양한 형태의 도자기들로 미술대학 작업실을 방불케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도자기, 그릇, 타일은 색깔과 디자인이 단순하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다시 말해 기술이 뒷받침 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조 센터장은 이러한 점에 착안, 도자 세라믹에 색과 형태를 입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세라믹의 장점은 천년이 지나도 변색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러 색을 입혀 고급 내부 인테리어, 옥외 기업광고, 전시물 등에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센터는 인근 버스정류장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타일에 색을 입히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잉크로 쓸 무기안료를 개발해야 하고 이를 프린팅할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 조 센터장은 “섬세한 프린팅을 위해 나노기술을 이용한 무기안료를 개발하고 설비업체와 함께 잉크젯 프린터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전통 도자산업과 나노·IT 등 기술이 융복합화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센터에서는 이밖에 아무런 전력이 필요없이 소리를 증폭시켜주는 세라믹스피커나 플라스틱처럼 가벼운 도자기 그릇, 정밀한 디자인의 세라믹 제품 등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요즘 생산업체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3D 프린터와 3차원 카메라, CNC 머신 등 설비다. 예를 들어 용(龍)모양을 3차원 카메라로 촬영하면 3D 프린터로 틀을 만들 수 있고 CNC로 정교하게 깎을 수 있다.

이처럼 도자산업에 디지털기술이 접목되면서 국내 관련 기업들도 찾아와 기술자문을 구하며 사업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들은 거의 소규모 영세업체다 보니 새로운 기술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1960~70년대 주력산업이던 도자산업이 이젠 소위 ‘한물간’ 산업으로 인식되고 국가 신성장동력산업도 아니다보니 정부 예산을 확보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지금 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신가치 도자산업기반 구축사업에 약 21억5,000원이 투입됐는데 이는 기술원내예산이다.

조 센터장은 “국내 도자 분야가 전통문화의 보존·계승 차원에 머무르면서 지난 2003년부터 무역역조가 시작돼 2012년 기준 약 4억5,400만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고 일본, 미국, 중국 등 도자선진국과의 산업경쟁력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디자인과 기능성 뛰어난 도자세라믹에 대한 일반인의 수요는 늘고 있는데 국내 기술은 후퇴하고 있는 것. 디지털 기술의 융합과 함께 센터는 도자 생산업체가 가장 필요로 하는 안정적인 품질 관리와 생산효율성 향상을 위한 원료 특성분석, 소지 제조공정 품질 개선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조 센터장은 “예로부터 전해내려오고 있는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도자 기술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국내 도자산업을 활성화 시키고 세계에 ‘도자 한류’를 일으키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한국세라믹기술원 이천분원에 있는 3D 프린터로 만든 백자용문기. 3D프린터(中)로 틀을 만들면 쉽고 정밀하게 도자기(左)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