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의 일종인 전자빔을 이용해서 기존 화학적 나노입자 제조 공정보다 효율성 및 경제성이 높고 친환경적으로 나노입자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 이병철 박사 팀이 미래창조과학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한 ‘방사선을 이용한 나노잉크 제조 공정·장치 개발’ 과제를 통해 전자빔을 이용해서 나노입자를 연속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장치를 파일럿 규모로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전자빔 이용 나노입자 제조 기술은 화학적인 산화-환원반응을 통해 나노입자를 생산하는 기존의 방법과 달리,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된 전자를 나노입자의 원료가 포함된 용액에 조사해서 용액 속 물 분자를 둘러싸고 있는 전자를 활성화시키고, 반응성이 큰 이 전자가 환원 작용을 일으켜 시료를 짧은 시간 안에 나노입자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이 공정은 기존의 화학적 나노입자 제조 공정과 달리 유독한 부산물을 만드는 환원제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상온에서 제조가 가능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소형 조사 장치만으로 설비가 가능해 투자비와 설비공간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다. 특히 이 박사팀이 개발한 제조 공정 장치는 연속 흐름식의 짧은 공정을 도입해 대량 생산이 용이하다.
연구팀은 개발된 기술을 토대로 인쇄 전자용 나노잉크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구리·은 코어셸 나노입자 제조 공정도 최적화하는데 성공했다. 구리·은 코어셸 제조 기술은 값 싼 구리 나노입자를 은으로 얇고 균일하게 둘러싸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산화가 되지 않게 하는 것으로, 인쇄 전자용 나노잉크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 박사 팀은 이와 관련, 14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고 10편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이병철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기기연구부 책임연구원은 “나노입자 제조 공정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유일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은, 구리, 백금 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나노입자, 산화물, 합금, 코어셸 제조 공정 최적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박사 팀은 한국원자력연구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알티엑스와 2011년 맺은 기술 이전 계약을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나노입자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대량생산에 적합하도록 장치와 공정을 개량해 연료전지, 태양전지, 자동차 산소센서, 이차전지 등에 사용되는 나노입자 사업화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