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3-10-17 10:17:18
기사수정


독일의 선진기술과 문화를 느끼다



▲ 거리에서 즐기는 각 지역 맥주의 맛은 일품이었다..

금속분야를 전공한 나에게 기술 선진국인 독일은 엄청난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번에 신소재경제신문이 모집한 참관단과 함께 독일을, 그것도 세계 최대 규모의 용접전시회와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독일 본사를 방문하러 간다고 하니 전날부터 나의 가슴은 소풍을 앞둔 아이처럼 부풀어 올랐다.

열두 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어둑해지고 있는 뮌헨공항에 도착했다. 놀랍게도 공항안에는 린데의 광고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어 본사가 있는 곳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뮌헨의 첫 인상은 산을 찾아볼 수 없고 넓은 평지에 조금은 어둡다는 것이었다. 시내를 지나가는 길에 뮌헨의 상징과도 같은 BMW 본사 건물과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가 보였다.

첫 번째 공식일정이 있는 둘째 날이 왔다. 일행들과 분주히 준비를 마치고 린데 본사로 향했다. 입구에서 미리 준비된 안전화와 안전조끼를 착용한 뒤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린데그룹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안전에 관한 브리핑과 설명을 간략하게 들은 후 본격적인 공장투어에 들어갔다. 공장투어는 기술센터-특수가스 충전장-수소스테이션 순서로 진행되었는데, 뮌헨 기술센터는 린데가 전세계에 가지고 있는 세 군데의 기술센터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기술분류에 따라 각각의 방에 해당 설비를 설치하여 고객의 입장에서 최적의 사용환경이 되는 가스조건을 연구하고 있었다. 린데가 가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술과 모든 노하우가 바로 여기서 나오는 것이었다. 수소스테이션은 향후 차세대 자동차로 사용될 수소자동차의 충전을 연구하는 곳으로 수소자동차와 충전시스템을 처음 접하는 나로써는 신기하고 새로울 따름이었다. 두 시간이 넘게 진행된 코스였지만, 좀 더 보고 싶다는 욕심 때문인지 시간이 한없이 짧게만 느껴졌다. 한국의 가스산업도 계속 발전해 국내에도 이런 기술센터가 생겨서 다양한 기술들을 연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린데그룹 임직원들과 점심식사 후 향한 곳은 BMW 월드센터와 박물관이었다. 나의 관심을 끈 건, 박물관 보다는 차를 타보고, 시승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전시관이었다. 실내에서 시승까지 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단순한 제조업의 느낌이었는데, 여기서는 이 나라의 문화와 역사까지 대변하는 첨단산업처럼 느껴졌다.

▲ 린데의 수소스테이션.

BMW 센터 관람 후 우리는 뮌헨의 시내로 나갔다. 독일은 어느 도시건 중앙에 광장이 있고 광장 근처에 시청사와 성당(교회)이 있는 구조로 돼있는데, 뮌헨 또한 그러했다. 독일에서 본 대부분의 시청사 건물이나 성당 건물들이 그러했듯 뮌헨 시청사 건물도 전쟁의 역사를 보여주듯 곳곳에 그을음이 남아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최대한 빨리 복원해 깨끗하게 만드는 우리나라의 정서와는 다르게 최대한 원래의 모습으로 남겨놓은 모습이 색다르게 보였다. 이는 아마도 전쟁의 참상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속촌에 가지 않는 한 한옥이나 전통건물을 보기 힘든 우리나라와는 달리 도시 곳곳에서 오래된 건물이 보이는 것 또한 새로웠고 보기 좋았다. 흡연자의 천국이라 불린다는 독일은 그 이름에 걸맞게 길 곳곳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면서 활보하는데, 모녀가 나란히 담배를 피면서 길을 걷는가 하면, 유모차를 끌고 가면서 담배를 피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지금의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다.

맥주 하면 독일, 독일에서도 뮌헨은 맥주로 손꼽히는 도시다. 매년 10월이 되면 세계 삼대축제 중 하나인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맥주의 고장, 이 뮌헨에서도 가장 유명한 맥주집인 호프 바로이하우스를 방문했다. 대학교 때 호프집에 걸려있던 외국 호프집 사진이 바로 이곳 사진이다. 한국에서는 일명 뮌헨호프로 불리는데 이곳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어서 처음에 들어가면 시끄럽고 답답함을 느낄 정도다.

정말로 많은 맥주가 팔리는 독일은 마트에 판매하는 맥주 종류만 대략 몇 백 가지는 되는 듯 보였으며, 실제로 2천여종이 넘는 맥주가 생산되고 있다 하니 가히 맥주의 고향이라 불릴만했다. 게다가 특이한 것은 맥주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과 용량의 잔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름 열심히 틈나는대로 다양한 맥주를 마시려고 노력한 것은 이번 일정에서 기억나는 즐거움 중 하나다.

셋째 날은 슈투트가르트와 하이델베르크를 거쳐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슈투트가르트는 유명 자동차 메이커인 포르쉐 고장이며 또한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우리가 방문한 벤츠 박물관은 자동차 박물관이지만, 유럽 근대사 박물관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자동차의 발전과 더불어 시대상의 변화까지 잘 설명해 놓고 있었다. 나는 1920년대에 만들어진 벤츠의 스포츠카의 최고속도가 시속 200km였다는 것을 보고 무척이나 놀랐다. 그 옛날에 이런 기술이 가능했기 때문에 오늘날 세계최고의 명차로 불리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독일사람들의 자국차량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한 듯 보였다. 거리에 보이는 외제차들은 저가의 일본이나 한국산 자동차들이 대부분이고, 렉서스나 볼보와 같은 외국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은 볼 수 없었다. 그들에게 고급 자동차는 벤츠와 BMW, 아우디로 충분한 듯 보였다. 포르쉐의 고장에 와서 일정 상 포르쉐 박물관을 보지 못하고 가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다.
다음으로 이동한 하이델베르크는 세계최초의 대학이 있는 대학도시였다. 산 중턱에 위치한 성곽은 전쟁으로 파괴된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심지어는 세계대전 중 약탈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징물이 있었던 자리 또한 비워진 채 그대로였다. ‘완벽한 고증 없인 그대로 둔다’는 독일인의 가치관이 합리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한국적인 정서에서 보면 다소 이해가 안되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성곽에서 내려다 본 하이델베르크는 강을 끼고 있는 고풍스러운 도시였으며, 여느 독일의 마을이 그러하듯 참으로 조용하고 낭만적인 곳이었다.

린데 기술센터 ‘인상적’, 신기술 국내에도 적용되길

고능률·소재다양화·친환경, 용접 트렌드 목격



괴테의 출생지이자 은행의 도시, 유럽의 중심부인 프랑크푸르트에서 참관단의 넷째 날이 밝았다. 우리는 두 번째 공식 일정으로 세계적인 가스조정기 및 시스템기업 메써 스펙트론을 방문했다. 도착해 별로 크지 않은 규모의 공장을 보고 내심 실망했으나, 공장 견학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것이 독일의 저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처럼 대형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시스템과는 달리 소규모로 기술을 관리하면서, 해당분야에서의 기술력만큼은 세계최고로 끌어올린 시스템이었다. 이 때문에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각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에 독일에 많은 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오후에는 프랑크푸르트의 시내에서 시간을 보내며 뢰머광장과 오페라하우스, 괴테의 생가 등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모터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한데다가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이라 그런지 시내는 사람들로 북적이었다. 독일에 와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본 것 같았다.

▲ 괴테 생가 앞에서.

화요일에 독일에 왔는데 벌써 다섯째날인 토요일이 됐다. 로텐부르크와 부르츠부르크를 거쳐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오는 일정이였다. 로텐부르크는 독일사람들이 가장 와보고 싶어하는 관광지라고 한다. 중세의 성곽이 그대로 남아있어 중세도시의 느낌을 그대로 가질 수 있는 곳이었다. 최근 한국에도 많이 팔리고 있는 독일과자인 슈니발렌은 원래 이 로텐부르크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성야콥교회 안에 있는 최후의 만찬 나무조각은 가치를 매기기 어려울 만큼 훌륭한 작품이라고 했다. 확실히 유럽에서의 기독교는 한국에서처럼 단순한 종교가 아닌, 살아있는 역사의 일부이자 문화이며 유적이었다. 뷔르츠부르크에서 본 레지던츠 궁은 화려함이 살아있는 궁전이었다. 마르세이유 궁전을 본 따 만들었다는 이 궁전은 당시 주교들이 얼마나 화려한 삶을 살았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여섯째 날, 프랑크푸르트를 뒤로하고 우리는 본과 쾰른을 거쳐 웰딩 전시회가 열리는 에쎈으로 향했다. 본은 과거 서독의 수도였지만 통일 이후 베를린이 수도가 되면서 발전이 중단돼서 그런지 한산한 모습이었다. 베토벤의 생가에 들러 생전에 베토벤이 작성한 악보와 그가 사용하던 피아노를 보았다. 만지지 못하게 하였지만 몰래 만져본 피아노에서는 베토벤의 음악이 금방이라도 흘러나올 듯 했다. 2백년의 시간을 건너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에 그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 올랐다. 일요일이라 사람이 없는 시내를 거닐고, 본 대학의 잔디밭도 밟아보고 진짜 독일 사람들이 누리는 일상을 누려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후 우리가 방문한 쾰른은 6백년만에 완성되었다는 쾰른 대성당이 있는 곳이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한 동방박사 3인의 유골을 안치하기 위해 지은 성당으로, 유럽에서의 생활속에 존재하는 기독교의 위치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압도적인 규모에 왠지 모를 경건함에 휩싸여 157m에 달하는 성당의 첨탑에 올라가는(엘리베이터가 없다) 만용을 부리다 체력이 고갈되어, 일행과의 약속시간에 늦어버렸다. 덕분에 그 유명하다는 쾰른 맥주 한잔 마셔보지 못한 것이 참 아쉬웠다.

드디어 월요일. 우리가 독일에 온 목적 중 하나인 에센 웰딩쇼가 열리는 전시장으로 향했다. 4년에 한번 열리는 웰딩 관련 세계 최대 전시회라 그런지 전시장문이 열리기도 전이었는데도 전세계에서 온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입장수속을 밟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전시회장은 전세계 용접관련 회사들의 부스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크고 작은 16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된 웰딩쇼는 그 규모면 에서도 엄청났지만 참가한 업체들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더욱 놀라웠다. 이번 웰딩쇼는 향후 용접산업이 나갈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다양한 용접이 가능한 자동화 기계에서부터 각종 비철, 특수 용접재료, 각종 안전장비들. 결국 향후 용접산업은 자동화와 고능률화, 재료의 다양화, 친환경이라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임을 보여주었다. 전시회장에 독자적으로 대형 부스를 만든 현대종합금속과 고려용접봉을 제외한 다른 중소 한국업체들은 한국관을 따로 만들어 모여 있었는데, 중국업체들이 몰려있는 곳과 마찬가지로 참관객들의 발걸음이 한적해 다소 안타까웠다. 이렇게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수많은 용접기자재 업체들이 몰린 전시회에 단 하나의 용접기기 회사도 출품하지 않은 한국의 용접산업 현실이 안타까웠다. 하루 만에 다 보기에 벅찰 정도로 볼 것이 많아,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보았다. 참으로 알찬 경험이었다.

마지막 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러 프랑크푸르트로 돌아가는 길에 라인강변을 따라 로렐라이 언덕과 뤼데스하임을 둘러보고 공항에 도착했다. 길다면 긴 8박9일의 일정이었지만, 그래도 독일의 저력과 산업을 둘러보기엔 짧은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던 알찬 일정을 구성해준 신소재경제신문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일정 동안 함께해 준 일행들에게도 감사인사 전하며 글을 맺는다. ‘파이팅!’

0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amenews.kr/news/view.php?idx=1666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마크포지드 9월
프로토텍 11
디지털제조 컨퍼런스 260
이엠엘 260
서울항공화물 260
엔플러스솔루션스 2023
하나에이엠티 직사
린데PLC
아이엠쓰리디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