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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0-31 14: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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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회 실현, 일관성 있는 정책에 달렸다




130여년 전에 수소경제를 예언했다하여 자주 인용되었던 쥘 베른의 ‘신비의 섬’(1874), 신자원개발과 공해방지에 전념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인류가 살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를 던져준 로마클럽 보고서인 ‘성장의 한계’(1972), IT 혁명이 수소에너지와 결합하면서 민주에너지로 자리 잡을 것이며 수소에너지의 큰 가능성을 점쳤던 제러미 리프킨의 ‘수소혁명(2002).

수소에너지를 돌아보게 했던 계기를 만들어준 소설과 보고서, 저서의 대표적인 예이다.

에너지로서의 수소의 가치는 수소가 발견된 지 200년 정도가 흐른, 1973년 석유위기 이후에 조명을 받게 되었다.

지금의 시점에서 돌아본다면, 21세기 초기에 장밋빛 전망을 가지고 기대했던 ‘수소사회’를 언급할 기술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어도 현재의 에너지시스템에서 꼭 필요하고 또 충분히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받는 수준이 되었다.

에너지수입국인 우리나라도, 21세기 들어 강력한 정부지원에 힘입어, 2002-2012년까지 미국에 등록된 특허기준으로 연료전지분야에서 미국, 일본에 이어 3위의 특허등록국이 되었다.

수소분야의 전문가들의 모임이라할 세계수소에너지대회(WHEC 2012)의 초청강연에서, 제러미 리프킨은 새 저서인 ‘3차 산업혁명’을 소개하면서,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던 경제는 끝났다. 현재의 글로벌 경제 위기는 바로 화석연료 기반 경제의 붕괴다. 재생에너지와 인터넷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였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알고 있는 기술의 융합과 시스템 통합을 통한 에너지의 수급’이다.

체르노빌 사태에 이어 최악인,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 일으켰다. 재생에너지는 인류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공급해줄 수 있는가?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적절한 정책이 뒷받침해준다면 재생에너지로 2050년쯤에는 세계 에너지의 80%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2011년 10월 보고서에서 밝혔다. 바이오에너지, 태양광, 지열, 수력, 해양에너지와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와, 160개가 넘는 기존 재생에너지 이용에 관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후에 나온 결론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당사자인 일본의 움직임은 어떠할까? 일본 지지통신은 2013년 3월 기사에서, “신재생 에너지 고정 가격 매입 제도(Feed-in-Tariff)는 태양광발전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등, 원전 대체 전원으로서 재생에너지 개발이 가파르게 진행되어 왔으며, 한편 재해 지역에는 기존 기술뿐만 아니라 미래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새로운 기법을 활용한 사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의 ‘발전단가 검증위원회’ 분석결과도 원전이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결코 싸지 않으며, 최적의 에너지믹스와 지역독점의 에너지시스템 개혁이 필요함을 제시했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이기는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단일 분자로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천연가스, 물 등과 같이 다른 원소와 결합된 형태로 존재한다. 산업용으로 쓰이는 연간 약 5천만톤에 이르는 수소는 95% 정도가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로 만든 것이며, 나머지가 물 전기분해 등으로 생산되는 것이다.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얻는 공정은 이미 상업화된 것으로 생산 및 운송인프라도 구축되어 있다. 단기적인 방안으로서 이러한 기술이 수소경제로 가는 경로에 우선적으로 적용될 수 있으며, 기술 개발에 따라 궁극적으로는 재생에너지의 근원이 수소로 대체될 것이다. 현재의 이슈는 보다 효율을 높이고, 저가화에 있으며, 단기간에 필요한 수소스테이션용으로서의 공정과 장치 최적화도 포함된다.

바이오매스의 가스화는 한때 상용화에 이용된 기술로서, 석탄가스화와 비슷한 공정이며, 단기적으로도 이용 가능한 기술이다. 또한 수전해기술을 재생에너지의 전원과 연계하여 수소를 만드는 기술의 이슈로는 고압의 수소를 압축기 없이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전해 장치 개발, 재생전원특성에 적합한 전극소재, 최적화 및 설비규모 등이 있다. 풍력발전시설이 1∼5GW 규모이기에 그리드 안정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전해조의 용량을 키우고 단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퓨얼셀 투데이는 수전해업체인 ITM Power가 수전해로 수소제조비용을 새로이 전망한 수치로 보면, 유럽지역에서 2025년 목표로 하고 있는 가격인 5.5 유로/kg H2를 이미 달성한 것이라고 금년 7월 보도하였다.

물론 풍력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재생에너지인 태양광에서 비롯된 전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상용화된 기술인 태양전지와 물분해, 두 기술을 결합한다면 얼마만큼의 수소를 얻을 수 있을까? 적당한 태양전지와 촉매를 선정, 결합하여 최적화시킨다면, 실리콘과 같은 단일 밴드갭을 갖는 반도체를 사용해도 16%의 효율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되었다. 값싸게 만들 수 있다면 연료전지와 연계하여, 전기혜택을 받지 못하는 수십억의 사람들에게 전기를 공급해줄 수 있고, 연료전지자동차용 인프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연구단계에 있는 물분해 수소생산 기술로는 고온수전해기술, 열화학적 기술, 광화학 및 생물학적 기술 등이 있으나 단기간에 인프라에 필요한 수소생산경로에 들어오기는 힘들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는 하수슬러지 등 처리해야할 유기자원을 이용한다면, 생물학적 수소법은 유기함유량을 직매립이 가능한 수준으로 감소시킴과 동시에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선진국, 좋은 인프라에도 정책 없어 발전 느려

日, IPHE 의장국 발판 수소 선진국 실현 노력



올해 9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수소기술대회 (WHTC2013)에서 세계수소에너지협회장인 베지로글루교수는 축사의 글을 빌어 “선진국은 이미 화석연료기반의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수소경제로의 더딘 걸음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 인도와 같은 개도국이 선진국을 쳐다보지 말고 먼저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하라”고 촉구했다. 예로 든 브라질은 “석유위기 이후,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만들어 자동차연료로 쓰고 있으며, 에탄올자동차도 만들어 수출하며, 원유수입도 줄였고 산업과 일자리도 만든 성공적인 나라, 이제는 바이오연료생산과 이용 노하우를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는 나라”라는 것이다. 중국에게는, 이미 풍부한 재생에너지(수력, 풍력과 태양광)를 가지고 있고 또 관련 산업도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으니, 막강한 자국시장을 바탕으로 30∼40년 안에 수소경제로 바꾸겠다는 적극적인 계획을 세워 실행한다면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충고를 곁들였다. 선진국이 될 기회라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2012년 현재 16백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최대의 생산국이라면서, 석탄을 원료로 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18만 톤/년 규모의 공장이 있고, 2만ℓ㎥의 HCNG(수소-천연가스 혼합가스로 중국에서는 내연기관연료로 쓰고 있다)를 생산하며, HCNG 충전소도 있다.

2015년에 철강을 생산할 예정인 수소제철환원공정도 만들고 있다. 또한 기업차원에서 해외기업과 협력하여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의 Azure Hydrogen은 캐나다 발라드파워와 220대의 백업파워시스템(120대의 직접수소전기분해 발생시스템과 100대의 메탄올연료 이용 시스템 포함)을 공급박기로 장비공급협약을 맺었는데, 중국 이동통신 업체에 설치할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중국 이동통신에는 2013년 3월 현재 1,146백만 사용자가 가입되어 있으며, 중계기지도 197만4,000개소에 이른다.

수소연료전지는 이동통신사업에서는 잘 알려진 기기이며, 원격지에서도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어, 기술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통신산업협회 (TIA, Telecommunications Industry Association)가 이동통신 네트워크 운영자와 연료전지개발자간에 연료전지기술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만들기 위한 포럼을 만들었다.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운송용 분야의 안전사용을 위한 표준은 이미 만들어졌거니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표준이 타분야로 확대 적용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유럽은 그동안 수소인프라의 확충과 연료전지가격을 낮추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고 또 성과도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회사는 수소연료 인프라 문제가 길을 가로 막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으며, 수소자동차의 운행을 가속하려는 노력을 벗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일관성이 있는 정치적인 틀(framework)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유럽은 수소연료와 연료전지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포괄적인 정치적 틀이 없이는 유럽이 이루어온 선도적 위치가 무산될 수도 있고, 기술진보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H2Mobility 파트너십은, 2013년 9월, 2023년까지 약 400개소의 충전소를 건립하는데 합의하였으며, 전체적인 투자액 규모는 350백만 유로정도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첫 단계로 다음 4년간 100개소의 충전소를 짓겠다는 계획이며 이로서 연료전지차량의 초기시장 진입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은 정부와 산업체가 협력하여 2030년까지 영국에 160만대의 연료전지 자동차 보급 로드맵(UKH2Mobility)을 검토한 보고서를 내 놓았다. 처음 도입할 때, 소비자가 구입하는 신차의 10%를 연료전지자동차로 하고, 인구집중지역에 65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면 초기 연료전지 판매를 위해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020년쯤이면 수소는 디젤과 가격경쟁력을 가지게 되며, 디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보다 60%정도가 낮다고 한다. 영국이 초기의 수소충전소 인프라에 들이는 비용은 2030년까지 400백만 파운드로 추산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수소 및 연료 전지 보급 촉진을 위한 정부 정책 교류 회의인, ‘국제 수소 연료 전지 파트너십(IPHE)’의 의장국은 미국 (2003~2007), 캐나다 (2007∼2009), 독일 (2009~2012)에 이어 일본이 2013년부터 2년간 맡는다. 일본은 이 기회를 활용하여 일본 국내외의 수소 및 연료 전지 관련 분야의 상호 교류를 증진시키고, 일본 국내에서의 수소 및 연료 전지 분야의 발전과, 지금까지 축적된 일본의 과학기술 개발 기반을 살려 IPHE 참가국과의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수소사회의 빠른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다.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과 초기의 정부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예외 없이 언급하고 있다.

▲ 김종원 책임연구원이 대구 수소스테이션 준공식에서 충전시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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