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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0-31 1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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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石化시대, 韓 대비 필요




▲ 성동원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

■ 셰일가스, 기술·인프라 갖춘 美 주도 개발

현재 세계 셰일가스 생산 대부분은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1900년대 중반부터 셰일가스 개발을 시작했으나 기존의 수직시추 방법으로는 셰일가스 포집이 어렵고 상업적 경제성이 낮아 개발이 활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중소·중견규모 독립계 기업들이 수평시추, 수압파쇄 등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채산성이 향상된 2008년 이후 셰일가스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해 2012년에는 mmBtu당 2달러 선이 붕괴되며 최근 10년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 회복했으나 여전히 3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 일본과 같은 아시아 지역의 LNG 가격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더욱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15달러 이상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셰일가스 생산증가는 타이트오일(셰일오일)의 생산증가로 이어지며 석유 공급측면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타이트오일은 투수율이 낮은 지층(셰일층, 사암층, 탄산염암층 등)을 모두 포함하는 타이트한 지층에 존재하는 비전통석유를 포괄하는 개념이나, 타이트오일 대부분이 셰일오일에서 생산되고 있어 셰일오일을 의미하는 용어로 혼용하고 있다.

북미 가스가격 급락으로 셰일가스 개발사업의 채산성이 악화됨에 따라 액체성분 함량이 높은 셰일가스전 개발생산에 집중한 결과 미국 내 타이트오일 생산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타이트오일 생산 확대로 미국 원유 생산량이 약 40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되고, 원유 수입량도 2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천연가스 가격 하락으로 GTL(Gas-to-liquid) 플랜트가 경제성을 확보함에 따라 미국에서 GTL 플랜트가 급증할 전망이다. GTL 플랜트는 천연가스 처리 공정을 통해 디젤, 납사, 가솔린 등의 합성석유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생산 제품은 자동차, 항공기 연료 등으로 사용된다.

셰일가스는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당분간은 기술, 인프라 등 제반 여건을 갖추고 있는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셰일가스 개발은 고용 창출, 제조업 부흥 및 수출 확대 등 경기회복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중동지역 정정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에너지 안보 확보 차원에서도 미국 내 생산 확대 지속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중국, 유럽 등의 지역에서는 셰일가스 개발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환경 이슈나 기술적인 한계 등으로 인해 개발이 본격화되기까지에는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 석유화학설비 美 국내로 유턴

미국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인해 침체일로에 있던 북미 석유화학업체는 부흥을 맞이하고 있다. 2000년대 북미 가스 기반의 석유화학설비(에탄 크래커)는 미국 수요둔화와 함께 중동, 중국의 대규모 신증설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되어 노후화된 설비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2010년 들어 미국 천연가스가격 급락으로 발전단가가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설비의 원료로 사용되는 에탄가스를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져 북미 에탄 크래커의 원가경쟁력이 대폭 향상됐다.

이에 따라 미국 석유화학기업의 수익성도 회복 추세에 있으며, 대규모 화학기업들은 셰일가스가 풍부한 미국에서의 투자를 적극 검토 중으로 향후 북미 지역에서 에탄 크래커 설비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와 같이 석유정제를 통해 추출되는 납사를 기반으로 하는 석유화학설비(납사 크래커)를 보유한 지역에서는 고유가 지속, 경기둔화, 미국의 투자 발표 등으로 투자계획이 철회 또는 지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구조의 급격한 변동은 없겠으나 미국 대규모 에탄 크래커 투자가 실현화되는 2017년 이후 미국 수출 증가에 따른 경쟁심화로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셰일가스 발 美 화학산업, 경기 활성 원동력

中 셰일가스 개발 통해 석화산업 경쟁력 ↑



원료, 기술, 글로벌 마케팅 능력 등 모든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미국 기업의 투자확대는 한국 석유화학기업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중동과 중국의 대규모 투자는 기술적 난이도가 낮은 범용 제품에 집중돼 있는데 반해 미국은 정밀 화학, 고부가 제품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제품에 대한 생산능력 확장이 가능하다.

미국 내 에탄 크래커 증설이 완료되기까지 3∼4년간은 미국산 제품의 영향력이 크지 않겠으나 2017년 이후에는 미국 수출 급증에 따른 가격하락,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에탄 크래커가 에틸렌 생산 비중이 높고 非에틸렌 계열 제품 생산 비중이 낮아 파급효과는 제품군별로 상이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에틸렌 계열 제품인 PE, PVC와 非에틸렌 제품 중 프로필렌은 직접생산(On-purpose) 설비 증설로 경쟁격화가 예상된다.

반면에 납사에서 주로 생산되는 부타디엔과 에탄 크래커에서의 생산비율이 매우 낮은 방향족 제품(BTX)은 수급 타이트가 더욱 심화돼 수익성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셰일가스 생산 증가로 인한 미국 석탄 수요 감소 및 수출 확대가 세계 석탄가격을 하향 안정화시키며 중국 석탄화학이 급부상할 전망이다.

석탄화학은 석탄 처리 공정을 통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상업화 시도가 된 지는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경제성 부족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 고유가가 지속되는 한편 석탄 가격의 하락으로 석탄화학의 경제성이 대폭 개선돼, 석탄화학이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제품의 최대 시장이자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서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제고 차원에서 석탄화학 산업화 노력이 활발하다. 석탄화학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제품은 에틸렌 계열뿐만 아니라 非에틸렌 계열 제품까지 다양하다. 중국에서 다양한 석탄화학 제품군이 양산될 경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또 하나의 커다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12차 5개년 계획 기간(2011∼2015) 동안 올레핀 생산의 20% 이상을 석탄으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으며, 에탄 설비 중심의 투자로 인해 공급이 부족하게 될 BTX 제품을 석탄기반으로 생산하는 기술의 상용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BTX 제품도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은 세계 최대의 셰일가스 부존국가로 개발 잠재력이 매우 높은 국가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투자는 최근에서야 이뤄졌고, 생산 또는 활용 설비도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2009년 11월 중국과 미국은 중국 내 셰일가스 개발 협력에 합의한 데 이어,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6.5bcm, 2020년까지 60∼100bcm의 셰일가스 생산량 목표를 설정하는 등 향후 중국 가스 생산 중 셰일가스 비중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물론 낮은 기술수준, 부족한 수자원, 인프라 미흡 등의 이유로 중국 정부의 목표 달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나, 중국 셰일가스 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에 비해 더 큰 파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셰일가스 생산이 본격적인 괘도에 오르고, 미국과 같이 에탄 크래커 설비가 확대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중국 셰일가스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석탄 기반의 非에틸렌계 제품과 함께 셰일가스 기반의 에틸렌계 제품이 양산될 경우 다양한 원료를 바탕으로 한 중국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이 급증할 것은 자명한 일이라 하겠다.

구미기업들은 셰일가스 확대에 대비하여 이미 셰일가스전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향후 가스 산업의 수직 계열화 실현을 통해 이익 극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익성이 저조한 북미 외 지역의 설비를 폐쇄하고, 미국에서 경제성 부족으로 가동을 중지했었던 설비의 재가동과 에탄 크래커 신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납사 기반의 일본 석유화학기업은 고유가, 셰일가스 붐 등으로 수출경쟁력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노후화 설비 축소, 경쟁심화가 예상되는 제품에 대한 투자 철회,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화 전략, 현지 생산거점 확대 등을 추진 중에 있다.

■ 셰일가스 시대 대비 필요

우리나라도 중장기적으로 미국, 중국의 셰일가스 개발 확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고수익 제품 생산구조로 전환 추진, 원료 다변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강화, 저가 원료가 풍부한 현지 생산거점 확보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해외 셰일가스전 개발과 석유화학설비를 패키지 사업으로 하여 업스트림 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기회를 모색해 볼 필요도 있다.

우즈벡 수르길 프로젝트에서 가스전 개발은 한국가스공사가, 에탄 크래커 및 가스화학 제품 생산은 호남석유화학이, 플랜트 건설은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이, 금융지원은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참여한 것이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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