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미 지역 승용차 1대당 알루미늄 사용중량 추이 (자료:노벨리스, 단위:파운드, 1파운드=0.45킬로그램).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작되고 있는 자동차 연비·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고자 완성차 업체들이 경량화에 분주한 가운데 알루미늄이 최적의 소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압연 제품 및 재활용 기업 노벨리스의 한국법인 노벨리스코리아(사장 샤시 모드갈)는 4일 자동차 알루미늄 시장 전망에 대해 소개를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자동차용 알루미늄은 노벨리스가 공급하는 알루미늄 제품의 6%에 불과하지만 시장은 향후 5년내에 연간 25% 이상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전세계적인 연비개선과 배출가스 저감요구에 따른 차체 경량화에 따라 알루미늄의 차체적용 속도도 빨라지는데 따른 것이다.

알루미늄은 현재 자동차 경량화에 있어 가장 현실적이고 최적의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알루미늄은 철보다 비중이 1/3 수준으로 가벼워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의 크기를 줄이지 않으면서 효과적인 설계가 가능하게 만든다. 이날 발표를 맡은 노벨리스의 기술담당 손창욱 차장은 “알루미늄 소재로 차량 무게를 10% 줄일 경우 3~4%의 연비향상 효과가 나타나는데 엔진크기 감소 등을 통해 총 6~7%에 달하는 향상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렌드로버가 차체를 100% 알루미늄으로 만든 신형 SUV ‘레인지로버’의 경우 차체의 무게를 180kg 줄였는데 엔진도 작아지면서 실제 경량화 효과는 420k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러社가 만든 알루미늄 전기차 또한 가벼워지면서 가속성능은 향상되고 비싼 배터리를 덜 장착할 수 있게 됐다.

이때문에 단순히 알루미늄 소재 값만 가지고 철과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노벨리스의 설명이다. 노벨리스 자동차 시장 영업을 맡고 있는 최승우 부장은 “알루미늄 소재 가격이 철 대비 4~5배 높지만 경량화에 따른 효과를 따져보면 전체 비용은 소폭 상승하는데 그친다”라고 강조했다.

알루미늄이 약하다는 것도 막연한 편견이다. 알루미늄은 중량에 비해 강도가 높고 충격을 흡수하기 때문에 충돌시 오히려 안전하다. 다이나믹리서치에 따르면 알루미늄이 차체에 적용된 차량은 사고시 운전자의 부상을 15%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벨리스에 따르면 현재 고급 사양의 자동차를 중심으로 알루미늄 소재의 열교환기, 휠 등이 적용되면서 차 1대당 평균 110~120kg의 알루미늄이 적용되고 있다. 추후에는 후드, 도어 등도 철 대신 알루미늄으로 바뀌고 일반 승용차에도 적용되면서 2025년에는 사용량이 250kg에 달할 전망이다.

아우디, BMW, 랜드로버, 포드 등 유럽과 미국의 선진기업들은 알루미늄 적용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우리나라 완성차업체는 소극적이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에쿠스 등 일부 고급차 부품으로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벨리스측은 당장 규제가 시작되는 유럽·미국과 환경이 다른 것도 있지만 부품업체들이 알루미늄 소재에 익숙하지 않아 적용을 꺼리고 있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추측했다.

한편 전세계 차량용 알루미늄 압연제품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노벨리스는 자동차용 알루미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지난 40년간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차량용 알루미늄을 개발해 온 경험을 내세워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 창저우에서 가동될 예정인 자동차용 알루미늄 판재 열처리 공장은 그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이곳에 공급하는 압연코일은 최근 알루미늄 판재 생산캐파를 100만톤으로 증설한 노벨리스코리아 영주·울산 공장에서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