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풀러린 자석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입증하는 데 성공해 기존 금속자석 대신 조영제 또는 탄소 자기기록매체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가 최근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이철의 교수팀이 풀러린 자석의 존재를 입증했다고 20일 밝혔다.
풀러린(fullerene)은 다이아몬드나 숯처럼 탄소만으로 이루어진 물질로 탄소 60개가 모여 지름 10억분의 1 미터인 축구공 모양을 이룬 구조다.
풀러린은 강한 항산화 반응을 보여 인체에 유독한 활성산소의 제거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속자석은 자성이 강하고 고온에서 안정적인 반면 유연성이 낮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고, 유연한 고무자석은 열에 약해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유기물 자석을 찾으려는 시도가 계속돼 왔다.
특히 금속처럼 단단하면서도 더 가볍고 친환경적인 탄소자석이 주목받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항산화 활성을 갖는데다 소형화에 유리한 풀러린 자석이 가능한지에 대한 오랜 논쟁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상온에서 수소이온 다발인 양성자빔을 쬔 풀러린이 스핀 1인 자석임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풀러린 자석의 고유한 특성인 스핀 값을 실험적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자성을 띠는 풀러린은 기존 금속자석처럼 조영제나 자기기록매체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풀러린이 자성을 띠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양성자빔을 쬐면 풀러린에 수소가 달라붙거나 탄소 하나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 이론적으로 예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흡착으로는 스핀값 1이 나올 수 없어 연구팀은 탄소결함이 자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풀러린 자석의 분자형태에 대해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이철의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많은 과학자의 검증을 겪어야 하고 풀러린 자석에 대한 새로운 논쟁의 시작이 될 수도 있음에도 기존논쟁을 일부분 마무리 하면서 풀러린 자석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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