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현지에 진출한 일본기업의 노동자들이 기업문화 갈등으로 인해 빈번한 파업을 일으키고 있어 한국기업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도요타 인도 공장이 지난 3월 일시 폐쇄를 마무리하고 생산 재개 이후에도 노동쟁의가 지속돼 생산 정상화에 차질을 겪고 있다.
2월부터 노조의 태업 및 생산 방해 등으로 생산 차질을 겪던 도요타는 지난 3월16일에서 23일까지 비다디에 소재한 공장 2곳을 1주일간 폐쇄했다.
이후 카르나타카 주정부의 개입 및 노사 합의로 공장은 재가동했지만, 일부 근로자는 이에 반발해 복귀하지 않고 쟁의를 지속하고 있다. 이들 30여명은 주정부의 재개입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하는 사태까지 벌이고 있다.
공장 폐쇄 및 태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총 6,000여 대에 달하고, 파업이 지속되는 동안 하루 700대의 생산이 가능한 2개 공장이 현재 120대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 쟁의의 시발점은 월급 인상폭이었다. 노조측은 지난해와 동등한 수준인 4,000루피 인상안을 회사측은 경영환경 변화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며 3,050루피 인상안을 각각 제시해 대립구도를 형성했던 것이다.
노사 양측은 모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각자의 입장 관철을 위해 주정부 및 중앙정부에 대한 로비를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임금 협상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과 인도의 문화 차이에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일고 있다.
회사에 대한 충성과 규범 준수를 강조하고 무임금 추가 근로를 당연시하는 일본의 기업문화와 가족관계를 우선시하는 인도문화가 충돌하면서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현장에서 갈등이나 문제를 파악하고도 이를 무시하거나 덮어두려는 일본인 CEO 및 인도인 중간관리자의 대응 태도도 사태를 악화시키는 데 한몫 했다.
이런 문제는 지난 2005년 혼다의 이륜차 공장 폐쇄나 2012년 합자업체인 스즈끼마루티의 마네사르 공장에서 한달간 생산중단 및 관리자의 사망을 초래했던 폭력사태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우리가 이같은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는 일본기업 문화가 우리의 기업문화와 유사한 데 있다”며 “향후 해외에 진출할 기업들은 생산, 판매 등의 현지화뿐만 아니라, 조직문화차원의 현지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