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나노튜브의 전자현미경 사진.

국내연구진이 머리카락 굵기보다 약 625배 더 작은 크기의 물질을 관찰할 수 있는 이미징 렌즈를 개발해 나노연구 활성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는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그래핀소자창의연구센터 최춘기 박사팀이 ‘160나노미터 크기의 물체를 볼 수 있는 나노 이미징 렌즈’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가 출판하는 세계적 국제학술지인 ‘나노스케일(Nanoscale)’에 4월28일에 게재됐다.

그동안 광학 현미경은 배율을 아무리 높여도 빛이 가지는 한계(회절한계) 때문에 200 나노미터(nm) 크기의 물체(머리카락 굵기의 약 1/500, 세균의 1/5∼1/50 크기)를 볼 수가 없었다.

이처럼 작은 물체를 보려면 전자현미경이나 엑스레이 등이 사용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시료를 자르거나 코팅을 해야 하는 등 시료를 변형하거나 파괴해야 하므로 재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반면에 이번 연구를 통해 시료에 별도 처리 없이 160나노미터 크기의 물체를 볼 수 있게 되는 길이 열려 향후 나노연구에 크게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많은 이들이 꿈꾸는 맨눈으로 분자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나노현미경 제작에 한걸음 더 다가갔음을 의미하고 있다.

연구팀은 백금으로 코팅된 카본나노튜브 숲으로 만든 나노렌즈를 이용해 가시광선 중 초록색 파장(532nm)의 빛을 통하면 160나노미터 간격으로 떨어져 있는 2개의 막대 모양이 뚜렷이 보인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이번 연구는 가시광선 영역에서 빛의 회절 한계로 발생하는 광학현미경을 통한 물체관찰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노크기의 구조체를 관찰할 수 있는 나노렌즈를 개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춘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그래핀소자창의연구센터 센터장은 “이번에 개발된 160나노미터 크기를 관찰할 수 있는 이미징 렌즈 기술을 통해 향후 막대 모양 패턴관찰 수준을 뛰어넘어 가로와 세로방향의 문자, 더 나아가 3차원 분자구조 등을 차례로 볼 수 있는 기술수준에 근접하는 기회를 확보했다”며 “관련 나노렌즈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