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인가받은 3D프린팅 전문가 단체인 3D프린팅 연구조합이 개최한 창립기념 심포지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3D프린팅연구조합(이사장 신홍현)이 지난 23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이번 행사는 산업체와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나서 3D프린팅에 대한 소재부터 금형, 주조 등 뿌리산업 적용 사례까지 최신 정보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또한 대림화학, KAMI, KTC, AM솔루션 등에서 출품한 3D프린터와 실제로 출력된 제품들이 전시됐다.
이에 3D프린팅 기술을 도입하거나 관심이 있는 산·학·연·관 관계자 100여명 이상이 참석해 최신 정보를 습득하고 직접 눈과 손으로 우리 생활과 산업계에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3D프린팅 기술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대림화학 성유철 부장의 ‘3D프린팅을 풍부하게 하는 플라스틱 및 산업응용 소재’ △KTC 김진호 대표의 ‘PMMA 및 광경화성 수지를 응용한 제품개발 사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상목 박사의 ‘뿌리산업과 3D프린팅 기술’ △재료연구소 김용진 박사의 ‘3D프린팅용 금속분말 소재 제조기술과 산업현황’ △KAMI 김영립 박사의 ‘메탈 3D프린팅 기술의 전략적 활용방법’ △한국기계연구원 이준희 박사의 ‘3D바이오 프린팅 기술동향’ 등이 발표됐다.
성유철 대림화학 부장은 “현재 우리는 앨빈 토플러가 말한 제3의 물결 ‘정보화 사회’를 지나 IoT(공간)·빅데이터(지식)·3D프린팅(시간)이 융합된 ‘제4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다”며, “이에 한축을 차지하는 3D프린팅 산업은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3D프린터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FDM(용융수지 압출 조형)용 플라스틱 필라멘트 소재(ABS, PLA수지)와 최근 필라멘트로 개발된 나일론, PVA, PC, HIPS, EVA, TPE, PMMA 등 고강도, 내열, 내마모 등 기능성 소재의 장단점 및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했다.
성 부장은 “현재 우리나라 주요 3D프린터 제조기업이 지난 일년새 5배나 증가한 30여개에 달하고 있는데 이는 아직 우리나라 기업들의 3D프린터 제조기술 수준이 평이해 시장접근이 쉽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FDM방식의 3D 프린터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투자만 이루어진다면 언제든 해외업체들을 따라 잡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경우 해외업체들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어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성 부장은 조만간 반도체, 태양전지, LED, 의료산업 등에서 요구하고 있는 열전도성 복합재료, 전기전도성 복합재료, 생분해성 필라멘트도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전기가 통하면 수축되는 소재와 같이 주위 환경에 따라 감지능력과 변형능력을 갖는 스마트소재가 3D프린팅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두 번째 강좌를 맡은 KTC 김진호 대표는 “3D프린팅은 개발혁명이라고 생각한다”며, PMMA(분말)을 활용한 제작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속도’를 꼽았다. 이러한 PMMA 공법의 장점은 시제품을 빠른 시간 내 여러번 만들어 볼 수 있게 하며, 이는 제품 디자인 개선 등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UV 나 레이저에서 경화되는 성질을 이용해 정밀하고 대형화가 가능한 부품 제작에 쓰이는 SLA(광경화수지 조형) 공법을 활용한 사례를 발표한 그는 SLA 공법은 △약한 강도 △적층 두께로 인한 표면 품질 개선의 제한성 등 두 가지 단점이 지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약한 강도의 경우 소재의 물성이 기존의 플라스틱보다 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표면 품질 개선의 경우 현재 정밀 가공 수준이 0.025mm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부분 가공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사는 3D프린팅기술이 주조·금형·용접 등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공정 산업인 뿌리산업과 디지털화되고 있는 제조업 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팅된 모래에 레이저 소결을 통한 사형주조용 주형과 중자제작 및 부품개발 사례와 함께 사출성형시 금형냉각몰드에서의 복잡한 3차원 냉각유로 설계방안, 사출금형 CAE기술과 금형코어 설계 및 제작사례 등을 발표했다.
그는 “향후 우리가 3D 프린터를 이용한 주조, 단조, 금속프레스, 금형제조 등 소형재산업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광성형 기술 △분말소결 기술 △FDM 기술 △종이적층 기술 등에 대한 고도화 연구를 진행해야 하며, 이와 함께 해외 기술동향 등 특허 관련 사항도 빼놓지 말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금속 3D프린팅용 소재의 실제 적용사례와 제조방식 등도 소개됐다.
재료연구소 김용진 박사는 금속 3D프린터에 사용되는 금속분말의 제조방식과 분말의 물성평가방법, 세계적인 분말제조업체 현황, 분말제조 공정 비교 등을 통해 한국기업들의 분말제조 양산화 가능성을 논의했다.
현재 3D프린팅용으로는 10~5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알루미늄, 코발트, 니켈, 스테인리스, 티타늄, 구리합금 등 일부 금속소재가 사용되고 있다. 원소재가 고가인데다 3D프린팅용 소재는 분말의 조성 및 특성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고 프린터 장비업체에서 독점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매우 비싸 금속 3D프린터 보급과 사용확대를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스테인리스 일종인 SUS316L 분말의 경우 분말사출성형용은 kg당 2만5천원이지만 3D프린팅용 가격은 10배나 비싸다.
금속분말제조 방법으로는 기계적분쇄법(볼밀링, 커팅밀 등), 분사법(가스분사, 물분사, 원심분사) 전기화학적방법(가스환원법, 건·습식 전해법) 등 다양한데 이중 3D프린팅용 분말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 질소, 아르곤 등 가스를 이용한 Gas atomizing(가스분무)공정이다.
김 박사는 “가스분무 공정을 통해 균일한 분말을 얻을 수 있으나 가격이 비싼 것이 걸림돌”이라며 “물분사 공정과 같이 분말 제조가격을 낮출 수 있는 공정기술개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3D프린팅용 원료 금속 분말의 조성 및 특성을 제어하기 위해선 △분말 유동도 △분말 밀도 △분말 입도분포 △분말 형상 등의 집중적 연구가 필요하다”며 “현재 우리는 기술부족과 적은 시장규모로 인해 3D프린팅용 금속분말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가 아직까진 전무한 현실이지만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철(Fe) 분말 양산화를 추진하고 있느니 만큼 사업화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독일의 컨셉레이저(ConceptLaser)社의 금속 3D프린터를 수입해 국내에 보급하고 있는 첨단 공작기계 및 플라즈마 등 기술·장비 공급기업 KAMI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립 박사는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금형, 우주항공, 주얼리 등 제품을 제작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금속 3D프린팅 적용 사례와 향후 발전방향 등을 소개했다.
김 박사는 “금속 3D프린터는 금형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다품종 소량생산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제조공정”이라고 강조하고 컨셉레이저의 선진기술인 ‘Laser CUSING?(레이저큐징)’에 대해 소개했다. 이 기술은 SLM(선택적 레이저용융)공정의 일종으로 금속분말을 적정 두께로 도포한 후 레이저로 용융 및 급속 응고해 제품을 적층하는 방식이다.
레이저 헤드가 이동해 구획별로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수의 부품을 생산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99.8%의 재료 밀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수축이나 변형을 최소화하고, 전체적으로 높은 경도 및 강도를 가진 부품을 제작할 수 있다. 이에 의료용 치아 및 뼈, 우주항공용 브라켓, 자동차 부품, 공구, 쥬얼리 등 제품이 생산돼 산업에 적용 중이다.
김 박사는 “KAMI는 레이저큐징 기술이 적용된 컨셉트레이저의 3D프린터 장비는 물론 솔루션까지 국내 대기업, 학교, 연구기관 등에 공급하는 등 금속 3D프린팅 저변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고객의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KAMI의 토털솔루션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이날 변재완 한국3D프린팅협회 회장은 축사를 통해 “3D프린팅이 제조업에 혁신을 가져다 줄 핵심적인 기술이지만 글로벌 기업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반면 우리는 이제 걸음마 단계”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우리 산업계의 기술 확산과 발전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홍현 3D프린팅연구조합 이사장은 “30년전에 개발된 3D프린팅 기술이 최근 제조업의 수요에 의해 재조명받고 있는 시점에서 기업이 3D프린팅으로 재도약하고 개인이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발전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조합이 이러한 교육 및 홍보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