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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8-19 13: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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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소재’로 독점 글로벌 기업에 도전



▲ 이재환 대표가 톱텍 HNS의 나노 필름이 걸린 진열대 앞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 톱텍이 소재에 관심을 둔 이유는

톱텍은 지난 1992년 설립된 자동화설비회사로 지금까지도 자동화설비제작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2009년 상장을 하기 전부터 ‘상장을 왜 해야할까’, ‘상장 한다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동력원이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왔다.

사실 지금 하고 있는 자동화 설비 사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해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마침 2005년∼2006년 쯤 태양광과 나노가 한참 국내에서 산업으로 시작할 단계였다.

일본 나가노에 소재한 신슈대학교에서 고등학교 친구가 교수를 하고 있어 연구실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주사바늘에 용액을 넣고 전기를 걸어 전기방사를 하고 있었다.

‘나노섬유’를 만들고 있는데, 이것을 대량 생산만 할 수 있으면 대박이라고, 사업성이 훌륭하다고 했다. 2007년 당시 톱텍은 나를 비롯한 엔지니어들의 집합이라서 기계 설비는 알지만 섬유에 대해서는 문외한인데 교수의 설명을 들으니 대단한 섬유이고 정말 꿈의 소재로 들렸다.

결국은 이것을 계기로 사업화 아이템을 잡은 것이다.

■ 그 후로 어떻게 사업화를 했는지

전기방사라는 기술 자체는 세상에 알려진지 80여년이 지났는데,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섬유 학교나 연구소 등에서도 주사바늘 하나로 만들어 낼 뿐이었다.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말과 사업성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연필을 빌려 스케치를 좀 한 것이 우리 기계의 최초 설계도가 됐다.

당시 노즐 한 개로 섬유를 만들고 있던 친구가 노즐을 늘려 15개, 50개까지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부탁대로 만들다 보니 대량생산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3억 가격대의 폭 500㎜ 짜리 연구용 장비를 만들어서 일본, 아랍에미레이트 등에 실제 판매까지 했다.

그 후 2009년부터 대량생산용 장비를 만들기 시작해 60억짜리 준양산 장비를 2010년 12월 말에 생산해 냈다. 당시에는 63빌딩에서 발표회까지 했고 4년전 만든 그 섬유를 지금도 가지고 있다.

▲ 나노 멤브레인 생산 공정 라인.

우리 기계는 라인 하나에 200억원 정도하는 자동화 설비임에도 한국, 일본, 중국 등의 섬유 기업, 대학들, 연구소들이 우리 개발 장비를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런 기계를 어떻게 만들었냐, 일본사람 같으면 이런 도전 안했을 것이다”라고 말은 했지만, 구매자로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이유인즉, 이 설비의 생산량이 과하게 좋아 작은 섬유회사들이나 연구소 수준에서는 설비를 구매하면 10일을 쓰고 11달 반을 놀려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나노소재가 꿈의 소재라는 것은 알지만, 아직 시장형성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됐다.

다시 톱텍의 엔지니어들을 불러모아 이 소재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제품을 조사했다. LIB(리튬이온배터리)의 2차전지 분리막 세퍼레이터가 가장 좋은 사업아이템으로 보였으나 분리막은 강도가 필요했다.

장비 판매는 그만 두고 소재에 강도를 높여 분리막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이자 결심하고, 수만번의 공정을 거쳐서 분리막이 원하는 강도를 잡고 나니, 이론은 이론일 뿐이라서 또 다른 문제가 1년반 후에 나타났다.

99.9%는 완성이 됐지만, 해결하고 나면 다시 보름 후에 또다른 문제가 나오는 식으로 계속된 수정을 거쳐갔다. 희망고문이 계속 됐고, 작년초까지 분리막을 만들어 내면서 동시에 생산설비를 같이 갖춰나갔다.

분리막의 경우 태블릿 기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신뢰성 테스트를 오랜기간에 걸쳐 진행한다. 폭발의 위험이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술력은 올라가기 마련이고, 당시에는 단위면적당 2달러대였던 시장가격이 현재는 1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금은 모바일 분야 적용할 수 있는 기술력까지는 왔지만, 경제성이 보이지 않아 가격을 더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포도상구균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했던 플레밍이 페니실린을 발견했듯이 개발은 언제나 뜻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소재는 분리막에서는 연구개발이 필요했지만, 아웃도어 섬유분야에서는 보름만에 구두 계약이 성사됐다.

■ 경쟁업체를 이겨낼 톱텍만의 특징은

◇ 가격경쟁력

고어텍스와 나노 멤브레인은 눈으로 볼 때 동일하다. 하지만 톱텍 HNS의 나노 멤브레인은 가격경쟁력과 투습성·통기성이라는 기능을 모두 잡고 있다.

톱텍HNS는 우레탄을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 탄력이 뛰어나서 손톱으로 긁어도 구멍이 나거나 변형이 없다. 고어텍스는 테프론을 기반으로 전기방사 방식도 아니다. 고어텍스는 섬유가 보플보플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우레탄을 다시 한 번 코팅하고 섬유를 입혀서 판매하고 있다.

고어텍스에서는 필름만 판매하지 않고, 수많은 원단을 붙여서 판매해 단위면적당 가장 저렴한 것이 2∼3만원대 수준이다. 필름만 단독으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섬유를 구매하고 있다.

▲ 나노 멤브레인이 아웃도어용 섬유에 적용되면 물은 막아내고 땀배출은 가능하다..

우리는 섬유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필름 자체만 판매한다.

우리 나노멤브레인이나 섬유나 모두 PE계통이기 때문에 열을 가하면 쉽게 접착이 가능하다. 라미네이팅 기계는 이미 상용화가 돼있어 필요한 섬유원단을 구매해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하다.

아시아 지역 노스페이스 무역을 총괄하고 있는 영원무역에서 독점공급 제안이 있었을 정도로 우리 필름은 기능이 뛰어나다.

우리가 생산해 내는 캐파의 30%만 가져가면 타 섬유기업에는 판매치 않겠지만 가장 판매가 활발한 아시아 전 지역 노스페이스 매장에서 조차 우리의 30%를 소화할 수 없었다.

고어텍스 제품은 2만8,000원에서 비싸게는 10만원까지 판매중이라고 하는데, 우리에게 필름을 사면 반값이다. 필름은 단위면적당 3.5달러에 판매 중이고, 원단 종류에 따라서 가격에 차등이 들어가게 되니 섬유기업들의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다.

세계 기능성 섬유소재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고어텍스를 깰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 한국의 톱텍 기업이 될 것이다.

▲ 나노 멤브레인의 방수 우수성을 나타내는 모습. 각 층이 나노 멤브레인으로 분리돼 있다..

◇ 기능성

두 번째는 소재의 기능성이다. 기능성 소재로서 나노 멤브레인 특성으로 보통 투습성과 통기성을 들고 있으며 방수와 땀배출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스펙을 한국의류시험연구원을 통해 인증을 받아뒀다.

이게 가능한 것은 비가 내리기 위해서는 물방울들이 뭉쳐서 내리는 것인데, 이슬비가 0.5㎜ 이하이고, 일반적으로 사람이 몸에서 열이나서 배출되는 땀의 경우 0.0004㎛ 정도 수증기다.

나노 멤브레인을 구성하는 나노섬유의 직경이 1.5에서 2.5㎛ 수준이고, 이들이 만든 섬유 pore(구멍) 크기가 2∼5㎛인 점을 보면 이 같은 방수 및 통기성 부분이 이해가 될 것이다.

섬유업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일본 기업도 섬유 직경이 2.5∼4.5㎛인 점에 비교하면 이 같은 특성은 매우 우수하고, 올해 말까지 톱텍은 0.7㎛ 직경을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나노 멤브레인은 실가닥으로 섬유를 만들다 보니 균일성이 핵심 평가근거가 된다. 기존 섬유들은 직조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전체적인 균질성은 있으나 구멍이 커 촘촘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톱텍은 나노 멤브레인으로 만드는 과정에 공정은 늘더라도 품질을 올리는 방식을 채택했다.

PU(폴리 우레탄)를 짧게 잘라서 용액에 넣고, 이를 전기 분사하는 방식으로 만들었으며, 이 필름은 1회에 걸쳐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 따라서 6㎜ 두께의 필름을 만들 때 2㎜짜리 필름을 3번 붙여서 만드는 방식과 비전시스템의 구명(HOLE) 검출기를 통해서 해당 부위만 별도의 전기방사를 하는 등의 최상의 품질을 위한 공정이 여러 단계에 걸쳐 준비돼 있다.

EMI 차폐 필름 경우 PE(POLY ESTER)를 기반으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시험한 결과 17㎛필름을 기준으로 차폐효과(Sheilding Effectiveness)가 기존 100MHz 저항을 74까지 낮춰 타 회사의 제품 88㎛ 두께 필름이 47.3MHz에 불과한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 한국의류시험연구원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을 통해 자체 생산한 필름의 성능을 각각 인정받았다..

■ 장비기업에서 소재기업으로 실패없이 성공한 케이스인 것 같다

초기 상장에 필요한 매출 다각화 전략으로 태양전지 모듈을 만들어 보려고 일본에 있는 노무라이 윌손이라는 회사와 접촉한 바 있다.

2005년부터 총 10번을 찾아갔지만 로얄티 지불 제안조차 거절하며 기술이 어려우니 쉽게 뛰어들지 말라고 했다.

마침내 포기하고 2008년 광주에서 모듈 만드는 회사를 직접 찾아가 생산공정을 보니 첨단화가 한참 뒤떨어져 톱텍의 기술력으로 자동화 설비를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해에 6개월만에 태양광 패널 모듈 라인의 레이아웃을 100% 국산화 했다. 가장 중요한 기계가 태빙기라고 2부스바였는데, 3부스바로효율을 높여 국내에서 최초로 3부스바 모듈을 만들었다.

이때도 역시 태양전지 모듈 회사들이 대단하다고 말은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설비들은 사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TN solar 라고 회사를 직접 만들었다. 거기서 나온 전력을 모두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있다.

이 경험이 실패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것은 내 삶의 사업경험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회사의 규모를 확대했다는 점에서 도약을 위한 발판이 됐다고 생각한다.


설비자동화 모기업 경쟁력…소재생산 자회사 경쟁력으로

기능성·가격 경쟁력·생산능력 완비…남은 것은 마케팅 뿐



■ 올해 목표는

20년이 넘도록 삼성의 협력업체로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것은 혁신을 계속해왔기 때문이다. 매해 납품가를 70%씩 낮추기 위한 공정 및 기술 혁신을 통해서 발전해 나갔다.

차폐시트는 올해 시장이 3조6,000억이고 아웃도어는 그 이상이다.

생산 라인 하나당 연간 180억에서 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규모인데 현재 차폐시트는 한 라인만 가동 중이고, 2개 라인의 증설이 가능하다.

나노멤브레인의 경우 준양산 설비로만 현재 납품이 가능하나, 이의 20배 규모 설비가 구축돼 있다. 최종 목표는 이 모든 공장을 풀가동해서 수익화하는 것이다.

올해는 몇십억 정도 수준일 뿐이겠지만, 우리의 존재자체를 알리는 것이 큰 목표다. 내년에는 500억 연매출을 예상하고 있고, 노즐 교체 때문에 한 달에 1번 멈추고 연간 12일만 쉬면 연중무휴로 공정을 돌릴 수 있도록 자동화 돼 있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추후에는 벽지, 정수 필터, 엔진 필터, 항공·레져·자동차·조선·환경 등의 탐소섬유 소재, 의료용 상처도포제, 인조피부, 클린룸용 소재, 정밀화학 소재 등에 적합한 응용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올해 목표는 소재 시장에 톱텍HNS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고, 추후 R&D를 통해서 향상된 제품을 출시하고 사용처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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