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특수가스 NF₃(삼불화질소)가 최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돈이 있어도 제때 구입할 수 없는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NF₃ 수요는 늘어나는데 증설을 통한 공급 확대는 시간이 필요해 올해 내내 공급부족이 이어질 전망이다.
NF₃는 반도체, LCD, 태양전지 제조공정 중 화학기상증착(CVD) 챔버내 잔류물을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세정용 가스로 이들 전방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 특수가스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 전방산업 부진과 공급업체들의 잇단 증설이 겹치면서 NF₃는 지난 2012년 공급과잉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수요는 지속 늘었지만 주요 공급업체간 단가경쟁이 심화되면서 NF₃ 가격은 kg 당 20달러대로 지속 하락했다.
공급과잉이 지속되던 NF₃시장이 수급균형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이는 반도체 메모리칩의 미세화·박막화와 UHD, Curved TV 등 양산화로 인한 NF₃수요 확대 및 중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의 증설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최초로 3D 실리콘관통전극(TSV) 적층 기술을 적용한 D램과 모바일용 20나노 D램을 양산하는 등 선진공정이 본격화되면서 NF₃ 사용량이 종전 대비 지속 늘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은 대형 TV와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UHD, Curved TV 등 신제품이 양산화에 접어들며 판매가 확대되면서 LCD 패널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NF₃ 수요처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업체들이 본격 증설에 나서면서 NF₃시장도 활기를 찾고 있다. 특히 중국업체들이 증설을 완료하면서 2013~2014년 NF₃ 수요증가율은 36%에 달했다.
반면 NF₃ 공급확대량은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간 공급과잉으로 인해 NF₃ 생산기업들이 증설 투자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NF₃는 컨테이너나 실린더에 충전해 유통되는데 그간 이에 대한 투자도 중단된 탓에 충전할 실린더가 없어 제품이 제때 출하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 가운데 NF₃ 가격은 자연스레 뛰고 있다. 국내 NF₃ 가격은 kg 당 30달러 초반대로 1년새 20% 상승했고 대만, 중국, 일본 등에서는 35달러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NF₃ 수급불안은 내년에야 어느정도 풀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세계 최대 NF₃ 생산기업인 OCI머티리얼즈가 지난 10월 NF₃ 1천톤 증설에 나선다고 발표했고 효성도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 NF₃ 생산기업 관계자는 “현재 공장 가동률을 100% 유지하고 있으나 물량이 부족해 대형 수요처를 위주로 NF₃를 우선 공급하고 있다”며 “소규모 사용처에는 공급량을 줄이거나 아예 판매를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NF₃는 암모니아(NH₃)와 불소(F₂)를 고온·고압 하에서 반응시킨 후 추출 및 정제하며 순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생산되는 특수가스로 안정성이 뛰어나 수송과 저장이 용이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국내 주요 생산업체로는 OCI머티리얼즈, 효성,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