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정보전달을 할 때 발생하는 전압변화를 시각적 신호로 전환해주는 센서가 개발돼 신경세포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뇌과학연구소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브래들리 베이커(Bradley J. Baker)박사 연구팀은 빛을 통해 빠른 뇌 활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바이오 센서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신경세포가 정보를 전달할 때 발생하는 활동전위와 같은 뇌의 전기적 활동을 광학적 신호로 바꾸기 위해 유전적으로 변형된 형광단백질 전압센서를 제작했다.
베이커 박사는 센서를 통해 측정된 광학적 신호가 마치 산봉우리 모양으로 보여 센서이름을 순우리말 ‘봉우리, Bongwoori’ 로 정했다.
기존의 형광 단백질 센서가 40밀리초(㎳)의 반응시간으로 활동전위를 측정할 수 있었던 데 반해 ‘봉우리’는 8㎳로 측정이 가능해 센서 시간 해상도(Time Resolution)가 5배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봉우리’는 60Hz(1 초에 60번)로 발화(Fire)되는 활동전위를 측정할 수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센서 중 가장 빠른 센싱 속도로, 일반적인 세포의 발화는 50~60Hz로 일어나기 때문에 봉우리를 사용하게 되면 대부분의 세포의 신경전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봉우리’를 사용하면 뇌에서 일어나는 신호전달 상황을 한 눈에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뇌가 실제로 기능할 때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지도화 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봉우리’를 뇌에서 행동조절과 관련된 지역에서 발현시킬 경우 정상 뇌와 질병상태의 뇌의 차이를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이 단백질센서는 DNA 서열 상태로 삽입돼 생체 내에서 단백질로 발현되는 방식으로, DNA 서열 내 어떤 프로모터(특정부위에서 발현되도록 위치를 지정할 수 있는 역할)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뇌 뿐만 아니라 전기적 활성이 일어나는 다양한 부위에 적용이 가능하다.
브래들리 박사는 “본 연구로 하나의 신경회로 또는 수천개의 신경회로를 한눈에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됐고 전에 볼 수 없었던 기능적 뇌활성지도를 제작 할 수 있게 됐다”며 “머지않은 미래에는 정상과 비정상인 뇌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자폐증과 같은 뇌질환의 원인규명 및 치료제 개발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경과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Journal of Neuroscience’에 1월7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