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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2-11 15: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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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연구 ‘콘트롤 타워’ 역할 할 것



■ 최근 조직개편에서 실용화 연구단을 강조했다

재료연구소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산업계를 지원해 주는 일을 꼽았다. 지금까지 연구소는 연구원들이 각자 하고 싶은 연구를 하는 습성을 존중해 왔고, 연구를 시작할 때는 모두 산업화를 하겠다고 시작하지만, 재료연이 순수연구를 하는 곳은 아니다.

기술발전 초기에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연구를 하다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산업계에 적용될 수 있는지 검증을 하고 검증이 되면 실제 산업계에 접목을 해야 하는데, 대개는 3/4까지만 하다가 멈추는 경우가 많다.

연구원들이 처음에는 자기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연구를 재밌게 하다 실용화단계에서 산업계와의 협력문제 등에 부딪혀 어려워하는 것 같다.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초기에는 자기 아이디어를 과제화하면 연구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산업부에서 과제를 받으면 참여인원에게 내부 수익의 일정 부분을 인센티브로 배정한다.

연구원들이 어느 정도 연구를 하다 확신이 들면 산업화하는 단계로 넘어가지만, 확신이 들지 않으면 처음으로 돌아와 새로운 과제를 만든다. 이 결과 연구는 많이 하는데, 산업화되는건 별로 없게된다.

조직개편을 단행한 가장 큰 이유가 연구원들에게 산업화 단계까지 가는 마무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진행한 것이다. 현재 상태로 조직을 그냥 두면, 연구가 반복되고 산업화에 도움이 되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했다.

재료연에는 원천기술 연구 부서와 산업화하는 부서가 따로 분리돼있다. 3/4까지 연구를 한 사람들은 더 이상 머무르지 말고, 실용화사업단으로 가서 자신의 연구를 산업계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대신 두 개 부서는 인센티브 제도와 평가제도도 다르다.

원천기술 부서에 있는 사람들은 논문이나 특허로 평가를 받고, 실용화 부서에서는 실용화 성과만 보고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부서에서 근무를 할지는 연구원들에게 스스로 선택을 하도록 요구했다. 예전에는 한 연구원이 한 손에는 원천기술, 다른 손에는 실용화 모두를 쥐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을 지양하고, 본인이 원하는 쪽 하나를 선택해서 거기에 매진해 달라는 요구였다.

처음에는 실용화 쪽으로 사람들이 선택을 안할까봐 걱정했는데, 원천기술과 실용화가 6:4정도로 인원비가 구성됐다. 산업계 지원이나 실용화 실적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고, 실용화 쪽으로 간 사람들도 보상 받았으면 좋겠다.

연구원들이 생각보다 많이 호응해줘서 고맙다. 산업계에 이런 방식으로 도움을 줘야 출연연 전체가 산다는 인식을 연구원들도 한게 아닌가 싶다.

■ 재료연인데 금속 소재 전문 연구기관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재료연에서 어느 한 분야를 특정지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소 통계로는 금속이 40%, 세라믹이 15%며, 폴리머 베이스 복합재료 15%, 표면기술 15%, 기업지원 및 시험평가 부서 15%, 아무래도 다른 데 비해서 금속 분야가 많은 편이다. 재료연구소가 기계금속연구소로 처음 시작 됐기 때문인 것 같다.

금속이나 복합재료, 세라믹 어떤 분야가 비중이 높고 우선되느냐는 시장수요에 따라서 바뀐다고 본다. 우리나라 1970~80년대에는 금속이 필요했고, 포항제철을 비롯해 금속이 국가발전에 이바지했다. 1960년대에서 검축 붐이 일어서 건설이 앞서 나가다 보니 시멘트가 시장을 선도했다.

현재 금속, 세라믹 복합재료 중에서 금속은 기존에 활발히 발전했기 때문인지 시장 발전 속도가 둔화됐다. 세라믹은 빠른 시장 형성을 이루고 있고, 복합재료도 마찬가지로 매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연구소에서는 분야를 별도로 지정하지는 않는데, 시장에서 요구하는 바가 많으면 해당 분야로 연구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향후 세라믹과 복합재료는 시장이 커질 것이고 금속은 상대적으로는 조금 줄어들 것이다. 시장에서는 수요 공급에 따라 자동적으로 조절될 것이다.

금속은 경량화에 대한 요구가 많아서 시장 성장이 기대되며 복합재료에도 경량화 이슈는 여전하다. 차량 경량화에서는 수송기계 경량화 이슈가 큰데, 철도·자동차·선박도 가벼워야 하고 소재쪽에서 접근을 많이 하고 있다. 지금 접근을 많이 하는 것은 알루미늄, 타이타늄, 마그네슘 등 금속에서 진행을 하고 있는데, 수송기계에서는 금속으로 경량화가 먼저 진행되고, 다음은 복합재료, 섬유강화복합재료가 차례로 적용될 것이다.

세라믹은 현재 우리나라 산업을 리드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서 많이 쓰인다. 일례로 휴대전화를 분해하면 70%가 세라믹이다. 현재 우리나라 산업을 뒷받침하고 있음에도 상당부분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일무역을 줄이고 국산화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 재임 기간 중 재료연구소 소장으로서 하고 싶은 일은

소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신제품이 개발되면 전자기기 부분품으로 들어가 있거나, 핵심 소재가 그 전자기기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게 한 원천기술인 경우가 많은데 신제품이 출시되면 소재의 중요성은 노출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3년간 연구한 과제가 적용된 제품에 최종 시스템만 부각이 되지 소재들이 전혀 밖으로 나오지 않아 사기진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렇다고 소재를 안할 수는 없으니 제품 성공보도 이후 후속 보도로 ‘abc’ 재료가 쓰였기 때문에 그 기기가 성공했다고 스토리텔링을 하는 방식으로 소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이것은 인식의 개선이기 때문에 연구소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재료연이 택한 방법은 가능성 있는 기업을 발굴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매출신장과 소재분야 재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다. 포스코나 삼성전기 같은 큰 기업도 있지만, 소재의 특성상 소량 다품종 성격도 많아서 중소·중견기업의 역할이 클 것이다.

재료연은 중소기업을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만들어 소위 ‘히든 챔피언’의 탄생이 재료연구소의 지원으로 만들어졌다는 말을 듣는 것이 가장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게 된 형태일 것이다.

■ 지원한 기업들의 성공스토리를 알리는 노력을 준비하고 있다

재료연이 기술이전을 해서 기업의 매출이 증가하는 등 유익하고 재미있는 사례가 많은데 그것들이 모두 묻혀있어서 안타깝다.

소재강국연구회라는 곳에서는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소재강국이 될까를 연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데, 그 일환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성공스토리 소개다.

예를 들어 삼성전기는 분기매출이 1~2조 쯤 하는데, 1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가 일본의 무라타社와 비슷한 위상이 되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이때 삼성 전기는 바륨타이타네이트로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Multi-Layer Ceramic Capacitor)를 만드는 독자방식을 갖추고 특허도 보유해서 원소재부터 제품까지 생산하는 기술력을 보유해 동급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과 코닝이 합작한 삼성코닝에서 ‘고릴라’라는 핸드폰용 유리를 만들었는데 삼성이 모든 제작을 주도하고 기술을 가진 코닝은 특허만 빌려주는 형식으로 이익의 50%를 가져갔다. 이때, 삼성은 미국보다 수율이 높고 싸게 잘 만든다는 장점이 있었다.


원천기술-산업계 직결하는 실용화사업단 운영


깊이있는 연구 장려…상위 10% 논문만 평가대상





당시에 이러한 일들이 가능했던 배경은 삼성코닝 라인에 가보면 MIT에서 학위를 받은 젊은 친구들이 생산현장에서 공정 아이디어를 내면서 프로세스를 개선했던 것이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잘하는데, 과거에는 미국, 일본이 주름잡던 시대가 있었다. 일본 사람들은 왜 한국이 잘하느냐에 대한 케이스 연구를 많이 한다.

반대로 우리나라도 왜 한국이 잘하고 있나 하는 것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강점을 이어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 결과를 혼자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타분야에 적용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수출량, 시장크기 면에서 세계 5위 수준이지만 미국, 중국, 독일, 일본, 한국 순이라서 일본을 어떻게든 넘어서야 한다.

■ 공학박사인데, 연구소 경영인이 됐다. 경영철학은

첫째는 연구원들에게 혼자 연구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20년전 비교해 새로온 연구원들의 아쉬운 부분은 뭐든지 혼자하려고 하고 어울려 같이 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 같다.

책임 연구원쯤 되면 각자 자기 방이 있어 옆방 연구원과도 하루 종일 얼굴 볼 일이 없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해당 분야 연구들이 다르니까 얘기를 하다보면 서로 배우고, 대화 도중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두 번째는 원천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논문 편수보다는 깊이있는 연구를 하도록 장려한다. 연구를 하다가 막히면, 옆으로 가버리거나 새롭게 다른 굴을 파는 일이 다반사다. 장애물을 극복하면 더 깊이 내려갈 수 있는데, 그것을 쉽게 도전하지 않고 멈춘다.

이를 현실화 하기 위한 방도로 평가제도를 상위 5%나 10% 수준의 논문지에 게재된 논문만 고과에 반영하고, 국제적인 지명도가 있는 곳에서 초청강연을 한 횟수를 반영하는 등 개선안을 6월까지 준비할 계획이다.

포항에 가속기가 있는데 재료하는 사람들은 큰 설비를 사용해 평상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어 매번 쓰는 도구가 아닌 새로운 설비를 통해 연구하는 등 깊이 있는 연구를 했으면 한다.

인사체계에서도 지금까지는 갓 졸업한 박사들을 많이 뽑았는데, 이제는 해당 분야에서 필요하면 외국에서 오래 연구한 전문가를 바로 투입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바꿀 것이다.

마찬가지로 실용화 산업단도 기술이전을 몇 건이나 했는지, 해당 기업의 매출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산업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내용을 평가에 반영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 소재 관련 연구소나 관계자에게 한 말씀

모든 출연연들이 소재연구를 조금씩은 하고있다. 문제는 소재관련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할 연구소가 없어 같은 연구결과를 공유하지 못하고 반복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정이 1~0까지 있으면 A연구소가 5까지 돼있으면 B 연구소에서는 6부터 연구할 수 있도록 각 연구기관의 연구단계를 파악하고, 이를 25개 출연연과 공유하게 해줄 소재 전문 연구소가 필요한데, 재료연구소가 적임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어떤 타 출연연에서도 하지 못할 재료연구소만이 할 수 있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서 재료연구소의 위상도 높이고, 국가예산을 절감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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