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제유가 하락이 우리나라 가계소비와 기업투자 증가로 이어저 경제성장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내 공학기술 분야 최고 권위의 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회장 오영호 서강대 교수)은 4일 조선호텔에서 ‘유가급락, 약인가? 독인가?’를 주제로 제44회 에너지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연사로 나선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올해 유가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세계 주요 30개 기관 평균 전망치(2014년 12월 기준)는 배럴 당 74달러선에서 안정을 찾지 않을까 전망한바 있다”며 “석유의 의존도가 과거보다는 낮아 경제적 파급력은 축소됐고 유가 하락에 따른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의 증가는 오히려 경제성장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 등이 조사한 ‘국제유가에 따른 국내 경제지표 변화’에 따르면 배럴당 63달러를 기준으로 GDP가 0.1%p 추가 상승하고 경상수지도 52억달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유가 하락은 산업별 생산비 하락으로 이어지는데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산업생산 비용은 평균 0.67% 감소하는데 제조업의 경우 1.04%나 줄어들 정도로 하락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제조업 업종별로는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석유정제(7.2%)와 석유화학(2%)의 생산비 하락효과가 큰 반면 반도체(0.08%)와 디스플레이(0.11%)는 미미한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석유정제산업은 유가 하락으로 생산비가 줄었지만 수요부진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과 역내 경쟁 과열로 오히려 정제마진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아시아지역 정제마진은 올해 배럴당 –2.48달러를 기록하고 이러한 정제마진 적자는 201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저유가로 피해를 받는 신재생에너지산업에 대해 김 부원장은 “정부가 확고한 정책지원 의지를 표명해 투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며 “기술개발 노력을 유지해 저유가 시기를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극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저유가로 인해 전기차 산업, 태양광 렌탈산업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 부원장은 결언을 통해 “국내 소비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유가하락으로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보다 더 클 것”이라며 “정부는 에너지가격 안정으로 발생하는 기업의 생산비 하락 효과가 제품가격 인하로 연결돼 소비자 후생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석유정제·제품 경쟁력 제고를 위해 FTA를 통한 석유제품 확보 및 수출·조세 행정 간소화 등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저유가로 전력가격이 안정화되는 기회를 살려 요금제도 개편 및 전력판매시장 개방을 추진하는 등 시장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