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기 회복조짐에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구리, 알루미늄, 아연 등 비철금속가격이 급등, 국내 산업의 기반인 부품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선, 모터, 밸브 등 각종 부품에 필수 소재인 구리가격이 연초 대비 90%가량 올랐다. 특히 관재 및 밸브제조에서 활용도가 높은 황동의 경우 이달 초 3% 상승에 이어 지난 17일 다시 가격이 상승해 이달에만 13%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에 선행해 자재 가격만 올랐을 뿐 직접적인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어서 이 같은 제조원가 상승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황동을 주재료로 하는 밸브 업계에서는 최근 판매물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훨씬 낮아져 공장가동률마저 급락하는 마당에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어 가격 현실화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업체에서는 일정정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약 10% 수준에서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밸브 외에도 유니온, 엘보 등 피팅 제품과 부싱, 연결구 등 동재를 사용하는 제조업체들의 사정은 모두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원자재 상승압력을 부품업체들이 흡수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산업 전반에 걸친 압박으로 작용할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다.
앞서 예로든 밸브의 경우 조만간 가격 상승폭의 일정분이 가스 등 용기업체로 전가되고 이것은 다시 용기 수요처인 가스 공급업체로, 가스를 구매하는 반도체, 철강, 조선 업계 등 산업계 전반으로 퍼져 나갈 것이 자명하다.
이 같은 현상은 알루미늄 등 다른 원자재와 부품업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경기회복과 수요확대가 일어나기 전에 이러한 파장이 겹쳐질 경우 자칫 조심스럽게 회복 전망이 나오고 있는 산업계 전반에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