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 활성화를 위해 민간 사업자 참여를 확대한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는 최근 한국전에 전력 주파수 조정(FR)을 허가해 민간 ESS사업자가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력시장운영규칙’을 개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전기설비기술기준’과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 등을 개정해 ESS를 발전설비로 인정했으며 ESS에 저장한 전력을 한전에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ESS는 전력을 배터리 등에 저장(충전)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전력을 다시 공급(방전)하는 시스템으로 △전기가 부족할 때 저장된 전력을 공급해 안정적 전력수급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 출력 보완 △주파수 조정(FR)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번 지침 개정은 송전사업자(한전)가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ESS를 활용해 기존 발전사업자만 운영할 수 있었던 FR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다. 이로 인해 민간 ESS사업자가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FR(Frequency Regulation)은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전력계통에서 매우 짧은 시간 단위로 변화하는 수요에 대응해 표준 주파수(60Hz)를 유지시키기 위한 과정을 뜻한다.

산업부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ESS 사업자의 활발한 전력시장 참여와 초기 시장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화학, 전기·전자기기 등 ESS 관련 10여개 업종과 배터리 소재, 시스템, 설치·보수 등 관련 중소기업의 에너지 신산업 시장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한전이 국내 관련 기업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ESS FR’ 사업 등 관련 경험을 축적해 세계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SS에서 가장 비중이 큰 배터리 산업에서는 다수 중소기업이 전극 소재, 분리막, 케이스,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등을 제작하고 있다.

ESS FR은 현재 여러 나라에서 실험하고 있으나 대부분 실증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나 국가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 한전은 지난해 약 520억원을 투자해 52MW 규모 FR용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 ESS를 구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상용운전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ESS 시장 역시 높은 초기 투자비용, 본격적인 시장 형성 미흡 등의 원인으로 민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해 한전 외 발전사업자를 비롯한 민간 ESS 사업자도 ESS를 활용해 전력시장에서 FR뿐만 아니라 전력 거래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련 제도를 정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정부도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위해 핵심 기기인 ESS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ESS를 ‘핵심기술개발 분야’로 선정하고 대통령 주재로 열린 ‘에너지 신산업 대토론회’에서 제시된 정책방향을 바탕으로 이달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및 핵심 기술개발 전략’ 이행계획을 수립했다.

한편 신재생 에너지 확산, 스마트그리드 확대 등에 따라 ESS 시장규모는 지난 2012년 142억 달러에서 올해 271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오는 2020년 536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35% 고속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중 전력용 ESS 시장규모는 2012년 34억 달러 수준에서 올해 162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0년 380억 달러로 연평균 18%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