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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5-18 10: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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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번 피어나는 꽃 ‘형상기억합금’




영화 터미네이터2에서 미래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우리의 영웅이 악역인 T-1000을 산산히 부셔 용광로에 넣었지만 완벽히 살아나 우리의 심장을 더욱 떨리게 만든 기억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 눈부신 과학연구 발달로 작게는 속옷부터 넓게는 우주항공 안테나까지 기억으로 형상을 회복하는 놀라운 기능을 발휘해 다양한 범위에서 도움을 주는 소재가 과거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를 끈질기게 괴롭히던 범인이라는 것은 영화를 보는 시점에는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형상기억합금’으로 만들어진 T-1000은 타격을 맞아 신체 부위가 분리되어도 이내 제 형상을 갖추어 기능을 되살려내는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 과정에서 터미네이터2에서 산산히 부서진 T-1000가 용광로 열을 받아 다시 원래대로 모습으로 복구되는 장면은 오류가 있다고 알수있다. 형상기억합금은 분자구조만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지, 용광로의 수천도가 넘는 고열로 결합이 끊겨 구조가 산산히 깨진 원자들이 자발적으로 결합을 잇는 것은 아직은 머나먼 이야기로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오류를 제쳐두고 놀라운 기능을 보여준 터미네이터 덕분에 형상기억합금은 물론 신소재라는 분야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큰 기여를 했다.

▲ 형상기억합금 '니티놀'의 구조 회복 원리 그림 (출처 : 위키미디어).

형상기억합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합금을 고온에서 임의의 형태로 현상을 만들어 형상을 기억시킨다.

그다음 냉각과정을 거쳐 마르텐사이트(martensite)상을 띄게된다. 이때 변태온도 이하에서 변형을 시키면 본 형상으로 돌아가지 않지만 모상인 오스테나이트(austenite) 변태온도 이상으로 가열시 본현상으로 되돌아간다.

이러한 효과를 지닌 합금은 특정한 온도 구간에서 하중을 주면 변형이 생기고 하중 제거 시 원래의 형태로 고무줄처럼 돌아오는 의사탄성, 혹은 초탄성이라 불리는 현상을 띄며 또한 형상회복이 된 후에도 열을 이용해서 몇 번이라도 동작 반복이 가능하다. 그 예로 니티놀(Ni-Ti)합금은 100만번 반복동작을 해도 형상을 회복할 수 있다.

일반적인 금속이 외력이 가해져 탄성 변형이 유발 되었을 때 탄성영역을 지나면 소성변형이 발생해 변형이 영원히 남게 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니티놀(Ti-Ni)의 경우 원하는 모양으로 합금을 만든 후, 고정해서 400~500도의 온도에서 30분가량 두면 합금이 이 모양을 기억해 일전 온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간다. 이때의 온도를 ‘형상회복온도’라고 부른다.

개발된 형상합금 중 Ni과 Ti을 1:1의 원자수 비로 섞어 만든 합금인 ‘니티놀’이 가장 기억력과 성능이 뛰어나지만 워낙 비싼 재료값으로 다양한 분야의 적용이 힘들어 대체재를 연구하고 있다.

구리계 합금은 값이 니티놀에 비해 1/10이지만 형상반복능력이 10% 감소하고 강도가 너무 약하다. 철계합금은 동계보다 싸고 니티놀과 거의 비슷한 강도를 보이지만 형상반복횟수가 단 1회에 불과한 단점이 있다.

Ni계, Cu계,Fe계등으로 Zn, Al, Au, Ag등의 금속을 조합한 10종 이상의 합금이 발견 됐지만 실용화 된것은 Ni-Ti계와 Cu-Zn-Al계 2종류뿐이다. 현재는 비교적 값이 저렴한 동(銅)합금을 실용화 하는데 연구 개발을 맞추고 있다.


高가격·성능 Ni-Ti…대체재 연구 必

다양한 소재와 융복합 시도 활발





그럼 이러한 놀라운 성능의 합금은 언제 생겨난 것일까?

형상기억합금이 처음 발견된 것은 1938년 미국의 미국 하버드대학의 O. 그래냉거 교수와 MIT의 V. 무래디언 교수에 의해서였다.

이 교수들은 Au-Cd합금과 In-Ti합금이 형상기억효과를 띈다는 것을 학계에 알렸으며 이 놀라운 신소재에 대한 산업계와 학계의 활발한 연구가 펼쳐져 1964년 미국 해군무기연구소에서 파손된 잠수함을 바로 보수할 수 있는 소재로써 활용하게 됐다.

형상기억합금은 초기에 돈에 구애 받지 않고 연구가 가능한 군사용 제품으로 개발이 진행 됐지만 현재는 다양한 물성의 재료로 산업 곳곳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가장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은 안경테를 들수 있다.

▲ (左)형상기억합금이 사용된 비비안의 '볼륨키퍼와이어' (출처 : 비비안), 이상봉 디자이너의 형상기억합금이 들어간 '라이 아이웨어' 의 신제품 안경(출처:라이아이웨어) .

가정용기구부터 산업용기구, 의료용 기구등에서 많이 쓰이는데 물이 끓으면 증기 노출을 통해 형상기억밸브가 작동해 전원 스위치를 끄기도 하며, 물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형상기억온도밸브, 휴대폰안테나, 온도센서, 공기조절장치, 파라볼라 안테나 등이 있다.

고부가가치제품으로 가장 다양하게 쓰이는 것이 의료분야다. 치과에서는 형상기억합금 인공 치근의 끝부분에 원래 치아의 모양을 기억시켜 잇몸에 넣으면 온수로 양치를 할 때 원래 기억한 모양대로 굽어진다. 혈관에 조그만 니티놀을 넣어 골격, 등뼈가 휜 것을 지지해 주기도 하며 인공심장용 인공근육, 골절부위의 압박고정에도 사용된다.

또한 의류쪽으로의 융합도 눈에 띈다. 1986년 w사에 의해 상품화된 브래지어는 가슴 모양을 잡아주는 와이어가 세탁마다 변형이 일어나는 점을 착안해 이부분을 형상기억합금으로 대체했다. 망가진 모양의 브래지어도 피부에 닿게되면 원래의 모양을 회복한다.

이탈리아에서는 니티놀과 나일론을 1:5로 합성해 만든 ‘형상기억합금섬유’로 만든 셔츠가 개발됐다. 일정 온도가 넘어서면 소매가 자동으로 접히고, 일정 온도 아래로 떨어지면 소매가 펴진다.

이처럼 작은 소재 부품부터 의류까지 신기능을 지닌 형상기억합금들은 고가임에도 다른소재와의 융합을 통해 성능은 살리면서 단가는 줄이고자하는 노력으로 산업 전반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형상기억합금은 기타 금속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구조적 안정성 덕분에 심해, 우주, 방사능 노출 공간까지 쓰임새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현재 고가의 가격으로 실용화가 힘든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미래에 대비한 꾸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산업의 발전은 시장의 확대로부터 시작이 된다. 아직까지 갈길이 먼 연구이지만 산업초기 군사용에서 만 쓰였던 제품이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습은 과거 터미네이터의 악당 T-1000을보면서 느꼇던 경이로움의 실현이 먼 미래의 일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인공위성의 안테나로 많이 쓰이는 형상기억합금 (출처 :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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