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금의 원자 개수를 정확히 조절해 특정 빛을 내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소량의 금으로도 유기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재료연구소(소장 김해두)는 표면기술연구본부 임동찬 박사(연구책임자 이주열 박사)와 울산대학교 조신욱 교수, 성균관대학교 김영독 교수 등 공동연구팀이 금 입자의 원자 개수를 정확히 38개로 조절해 특정 파장에서 빛을 내는 반도체 특성을 갖는 초소형 금 나노입자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습식 공정을 이용해 빛을 내는 특성을 보이는 금 나노입자를 제조하고, 실제 응용 가능하도록 금 나노입자의 표면처리/분산 기술을 개발해 유기 태양전지 소자에 적용했다. 이 결과 값비싼 금을 소량만 사용해도 기존 대비 효율을 약 2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반도체 특성을 갖게 된 금 나노입자가 태양의 가시광과 같은 빛을 내면서 태양전지는 태양에서 흡수된 빛과 금 나노입자에서 나온 빛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하게 되면서 효율이 높아진 것이다.
또한 금 원자 38개로 이루어진 금 나노입자의 크기는 약 1.6nm 정도의 초소형 입자로 그동안 금 나노입자를 태양전지의 소자 적용시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균일 분산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금은 전기/전자 소자의 회로, 촉매 뿐 아니라 최근에는 플라즈몬 현상과 같은 고유의 광학적 특성으로 광전자 소자에도 많이 응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금의 금속적인 전도체 특성을 이용한 결과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금은 금속성이 아닌 반도체와 유사한 특성을 보일 뿐 아니라 원자 개수를 추가로 제어하면 반도체 특성을 자유자재로 변이시켜 다양한 빛을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태양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 이미징 등과 같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원자 수가 변했을 때 나타나는 광학적 특성 분석 및 대량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으로, 특히 독이 없는 금의 특성을 이용해 바이오 이미징에 적용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연구를 주도한 임동찬 박사는 “원자 개수 조절을 지금보다 더 자유자재로 하게 되면 기존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금의 성질을 더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가의 소재로 인식되어 온 금의 사용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재료 분야 최고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Advanced Energy Materials) 온라인판에 소개되었으며,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