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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9-16 14: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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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제조업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를 먹여 살려온 철강, 정유,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스마트폰 등 주요 산업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 10년간 중국에 차근차근 추월당했다. 현재 앞서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도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로 인해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간 우리나라 제조업은 대기업 자본투입과 정부의 지원을 통해 빠르게 기술을 추격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성공할 수 있었으나 이제 추격자(Fast Follower)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기술력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키우지 못했고 선도자(First Mover)로서 변신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도 확보하지 못했다. 여기에 과거 제조업 강국 미국, 일본 등은 제조업 부흥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고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여기에 제조업의 패러다임이 가격 보다는 누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느냐로 바뀜에 따라 제조업의 핵심 경쟁력은 과거 ‘노동 투입과 대량생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에서 ‘아이디어와 기술을 제조·생산과 연계해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냐’로 바뀌고 있다. 특히 제조업에 ICT(정보통신기술), IoT(사물인터넷), 3D프린팅 등과 융합을 통해 스마트 공장이 등장하며 공용 플랫폼으로도 활용되면서 이제 공장 없이도 혼자 제조업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고용창출을 위해 소프트파워(Soft Power)를 강화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소프트파워의 사전적 의미는 군사력이나 경제력같은 물리적 힘(Hard Power)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교육·학문·예술 등 인간의 능력을 포함하는 문화적 잠재력을 말한다. 제조업에 있어 소프트파워는 지식자본 중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무형의 생산요소인 엔지니어링(기획·설계), 디자인, 임베디드 S/W(소프트웨어) 등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정부도 제조업 소프트파워 강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14년 6월 수립한 ‘제조업 혁신 3.0 전략’의 6대 과제중 하나로 ‘제조업 소프트파워 강화‘를 명시했다.

제조업 소프트파워강화 지원사업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창의엔지니어링센터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맡아 추진하고 있다. 본지는 제조업 소프트파워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이성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창의엔지니어링센터 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복안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소프트파워 강화, 제조‘업(UP)’ 핵심 될 것



■제조업 소프트파워가 중요해지는 이유는

제조업 소프트파워는 지식자본 중 가장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무형의 생산요소인 엔지니어링(기획·설계), 디자인, 임베디드 S/W(소프트웨어) 등을 의미한다. 즉 다른 기업이 복사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제조업의 경쟁양상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누가 적시에 공급하느냐로 바뀌면서 신시장 선점이 속도전으로 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신속한 사업재편, 신제품 조기개발, 효율적인 시제품 제작, 최적화된 양산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애플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서비스 모델 개발, 디자인·마케팅 등 고부가 영역에 집중하고 생산과 유통은 아웃소싱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이폰의 부가가치는 기획·설계에서 47%가 창출됐고 제조·조립에서는 1%에 불과했다.

또한 세계적인 가구 전문기업 이케아와 스포츠 용품 전문기업 나이키는 제품 디자인 및 설계, 마케팅 등은 본사에서 수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아웃소싱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제조업에서 공장없는 제조기업이 늘어나고 기획·설계 등 소프트파워를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제조업계엔 소프트파워의 개념조차 널리 알려있지 못하고 있고 제조업 소프트파워는 조립·가공 등 공정기술에 비해 많이 낙후된 상황이다. 특히 소프트파워 전문기업과 제조기업간 생태계도 취약한 상황으로 저가·저품질 서비스 시장이 주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우수한 소프트파워 기업과 함께 이들 기업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를 제품화할 수 있는 중소·중견 전문제조기업을 육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다행히 정부에서는 제조업 소프트파워 강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제조업 혁신 3.0 전략에 포함시켰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지난 3월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우리 제조업의 스마트산업 혁명을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디지털디자인·엔지니어링과 같은 소프트파워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하며 힘을 보탰다.

이를 기반으로 발표된 ‘제조업 혁신 3.0 전략’실행 대책에 따르면 △2020년까지 고급 소프트 파워 인력 2천명 양성 △2017년까지 소프트파워 전문기업 200개 선정·육성 △중소 제조기업 소프트파워 역량 제고를 위한 디자인 S/W·임베디드S/W 개발 △엔지니어링 전문단지 조성 등이 추진된다.



1人 제조업시대 개막, 기획·엔지니어링 무형자산 중요성↑

내년 제조업 소프트파워 강화 사업 본격화, 2017년까지 200社 선정




■센터가 추진 중인 ‘제조업 소프트파워 강화 지원’ 사업의 내용은

올해 처음 시범사업으로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시작된 제조업 소프트파워 강화 지원사업은 제조-소프트파워 기업간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통한 글로벌 제조 패러다임 대응을 목표로 △중소 제조기업 소프트파워 서비스 활용 지원 △공장없는 제조기업 활성화 △제조-소프트파워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중소 제조기업을 선정해 우수 소프트파워 기업과 매칭지원 했고 공장없는 제조기업 성장지원 기반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제조기업과 소프트파워기업 간 요구사항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찾아내 연결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이에 제조전문기업, 소프트파워기업, 컨설팅 전문가 등에 대한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중이며 이들 정보가 모이는 플랫폼이 제조-소프트파워기업 상생발전의 주춧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창의엔지니어링센터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맡아 추진 중으로 올해 18개 기업을 지원했다.

투입된 예산은 소프트파워 역량을 가지고 있는 공장없는 제조기업들의 생산 아웃소싱 지원을 통한 전문제조기업 육성과 제조 기업들의 디자인·엔지니어링·임베디드S/W 분야 소프트파워 역량강화 지원에 투자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많은 예산을 확보하여 제조업과 소프트파워의 융합을 통한 중소 제조업의 고부가치화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2017년까지 200개 이상의 제조업 소프트파워 기업을 선정·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제조-소프트파워가 상생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국내 기업들은 아직 소프트파워와 같은 무형 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잘모르고 있고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중요성을 모르니깐 다른 기업이 애써 개발한 디자인이나 기술의 가치를 인정하기 보단 저렴한 가격에 얻으려고만 하는 경향이 있다. 오죽하면 ‘제조업 혁신 3.0 전략’안에 ‘소프트파워 이용료 제값주기’가 포함돼 있다. 공공부문에서 먼저 현실적인 대가 지급 기준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간 거래에도 적용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제조전문기업과 소프트파워 기업이 함께 발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디자인과 설계도면을 제조 공장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스템과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제조업 소프트파워 강화는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대기업은 보안을 위해 자체적으로 설비를 들이고 유사시 법적으로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중소·중견기업은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신뢰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에 대한 산업계와 대국민 홍보도 지속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말씀 부탁드린다

2014년 창조경제박람회에 출품해 화제를 모은 ‘갸우뚱 화분’은 소프트파워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본다. 국내 중소기업에서 디자인을 하고 외부 기업에 생산 아웃소싱을 통해 개발한 이 화분은 물이 충분하면 똑바로 서있다가 시간이 지나 물이 부족하면 한쪽으로 기울어져서 직관적으로 물을 주는 시기를 알 수 있다. 이 제품은 현재 개당 약 1만8천원에 팔리고 있는데 소비자가 가지고 있던 불편함을 감성적인 아이디어 하나로 해결하면서 일반 화분의 수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으로서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공장없는 제조업 시대가 열리면서 이러한 기술을 갖춘 제조기업들을 보다 잘 활용하기 위해서 소프트파워 기업 육성이 시급한 것이다.

생기원 창의엔지니어링센터는 내년 본격적인 지원사업을 통해 중소·중견 소프트파워 제조기업들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기업-소프트파워 기업 간의 소통이 우선돼야 한다. 업계 여러분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나 애로사항, 자사의 역량 등을 저희 센터에 적극적으로 알려주시면 파트너로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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