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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3-04 23: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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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어디에 잘 ‘맞다’라는 Fit에서 유래한 Fittness는 ‘건강’을 의미 하고 Fitting은 의류 산업에서 몸에 옷을 맞춘다고 ‘가봉’으로 그리고 기계와 배관 산업에서는 배관끼리 상호 꼭 맞게 연결해주는 장치라 하여 ‘연결구’라 한다.

마치 군의 규칙적인 생활을 통하여 비만한 사람은 빠지고 마른 사람은 살이 붙어 이상적인 신체가 되는 것처럼 기업에 있어 건강한 기업을 향하여 노력하고 활동하는 행위로서 Fitting을 기업 경영의 화두로 활용하기를 제안한다.

관리범위를 넘는 비대증은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 동서고금과 생태학적 사례를 보면 공룡은 비대증으로 멸종하였고, 북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2,000여년에 걸쳐 고생하여 쌓은 만리장성도 그러했다. 80여 년에 걸쳐 GM 등을 대표로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 온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조직과 노조 그리고 에너지 절감 시대에 제품의 비대증으로 결국 국제 금융위기로 몰락했다. 미국 사회의 만연된 비만의 심각성으로 사회 전체적으로 경보가 울리고 있었지만 자동차 업계에는 이러한 경보가 심각하게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쓰러진 후 처절한 구조조정의 Fitting을 해야 했다.

근검, 절약, 기술, 품질의 대명사인 일본도 각종 적체의 비만증으로 몰락의 신드롬을 보여주고 있다. 영원히 그 명예와 위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금도 잃어버린 20년의 불경기를 겪고 있으며 여전히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의 부담능력을 초과한 재정적자, 일본 하늘의 자존심인 JAL,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인 토요타 자동차, 일본 전자의 꽃인 소니 등이 모두 몰락과 위기를 겪고 있다.

잘 될 때는 모든 것이 장점이었으나 어려울 때는 단점으로 변하는 모양이다. 얼마 전 과거 한국기업에 근무한 적이 있는 일본인 전문가가 ‘일본의 제품은 시장과 상관없이 지나친 고급 기술사양으로 시장을 잃고 이를 시장에서 필요한 수준의 품질을 앞세운 한국 상품이 대체했다’는 의미로 분석했다. 결국 한때는 자랑이었던 고급화가 오히려 지나침으로 시장창출에 지장을 주는 요인이 된 것이다.

사실 일본의 제품은 시장과 제품 목적에 비추어 과잉 스펙인 경우가 많다. 이는 당연히 일본의 독특한 문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여 진다. 민족성 자체가 본질보다 형식과 의례 그리고 기교에 지나치게 얽매여 있는 것이다. 의식구조에 의해 체질적으로 비대증에 걸린 것이다. 이러한 비대증은 한국 등 경쟁사들의 합리적 제품과 우수한 품질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종래의 장점이 오히려 체질적 비대증의 원인이 되어 신속성과 유연성이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우리의 경제와 사회 그리고 역사와 문화에서도 이러한 비만증으로 쓰러진 경우는 얼마든지 많다. 용량과 능력 이상의 비대화는 경영의 짐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기업은 끊임없이 비대증에 유혹되기 쉽다. 경영자는 누구든지 기업의 안정성 담보와 불확실성을 제거하려 할 것이고 누구나 인간의 불완전성으로 인한 능력의 한계로 불안해 한다.

그래서 그 해결책을 생산, 설비, 판매, 인력의 확대를 통하여 찾으려 하고, 손쉬운 방법으로 대기업에 대한 어설픈 모방과 답습을 시도한다. 이는 경영자 스스로에 의해서는 물론이고 주변의 호도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된다. 경영자의 허세에 의해서, 책임자의 이기적 자기조직 구축에 의해서, 옥석 판단 없이 영입한 엉터리 인재의 무모한 개혁에 의해서, 또 이들의 맹목적 대기업 따라하기에 의해서, 전문 컨설팅의 기계적 대기업 롤 모델 추구에 의해서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다 나름대로 사연과 이유가 있어 경영자 한 사람 능력으로는 판단키 어렵기 때문에 조직비대증의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 그 결과 십중팔구는 시행착오로 인한 시간과 비용의 낭비 그리고 인력 확대라는 비싼 대가만 지불하고 상당수 부작용만 양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은 규모와 능력에 따라 선택을 달리해야 하고 편리와 필요에 따라 업무와 조직 그리고 인력이 분화되고 증대되는 것이지 사전 비대화가 성장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다.

경영자가 소통과 유기체적 대응력을 기준으로 최적화된 시스템과 규모를 갖추는 활동이 Fitting이며, 기업에 알맞은 체격과 건장한 체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직과 능력을 갖게 하는 것이 Fitting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성장 중인 기업들이 늘 ‘Fitting’이라는 화두를 놓지 않고 건강한 기업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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