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입이 11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 감소폭보다 원자재 등 수입감소폭이 훨씬 커 불황형 흑자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444억달러, 수입은 341억달러로 각각 전년동월대비 4.7%, 1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무역수지는 104억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으며 4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원유, 가스, 석유제품, 석탄, 철강제품 등 원자재 수입액이 전년동월대비 23.7%나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불황과 저유가의 그늘로 불황형 흑자가 심화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출도 수출물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유가 등 원자재 단가하락에 따라 수출단가가 전년동월대비 4.5% 줄어들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제품별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유가하락 및 시설보수로 인해 석유제품 수출액은 24억3천만달러, 석유화학 수출액은 27억8천만달러로 각각 36.3%, 27.8% 감소했다. 11월 현재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전년동월대비 36.8% 떨어졌고 석유화학 수출단가도 23.2% 감소했으며 공급과잉으로 수출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제품 수출도 수요감소 및 단가하락의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26.6% 줄어든 22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도 PC시장 저조와 D램 단가하락 등으로 인해 9.6% 감소한 52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D램 현물가격(4Gb 기준)은 재고물량 우선 소진과 공급과잉으로 인해 전년동월대비 절반가까이 하락한 1.96달러에 머물러 있다. 평판디스플레이 수출도 LCD 공급과잉에 따른 패널가격 하락으로 전년동월대비 18.3% 감소한 22억2천만달러를 기록했는데 OLED는 스마트폰 수요증대로 인해 수출이 늘었다.
자동차 수출은 경기침체, 현지통화 약세, 러시아·브라질 등 신흥시장 수출감소 등으로 인해 전년동월대비 7.6% 감소한 39억6천만다럴를 기록했다. 일반기계 수출은 주요 품목인 건설기계가 불황으로 부진하면서 전년동월대비 13.7% 감소한 32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호조세를 이어갔고 선박 수출도 급증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해외거점향 부품출하 및 연말 성수기 등으로 인해 전년동월대비 23.6% 상승한 33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선박수출은 대규모 해양플랜트 인도 물량 증가와 고부가 가스운반선 및 풍력터빈설치선 인도로 인해 전년동월대비 133.7% 늘어난 57억3천만달러를 달성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12월은 기저효과로 인한 유가영향 품목의 감소세 완화가 예상되나 반도체 등 주력품목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수출감소율은 11월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