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LCD, 조선, 항공 등 산업 현장에서 길이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레이저 간섭계의 측정 정확도를 대폭 높인 정밀 교정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생산품의 결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신용현) 길이센터 엄태봉 박사팀은 레이저 간섭계의 측정 정확도를 기존대비 10배 향상시킬 수 있는 정밀 교정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레이저 간섭계는 파장이 일정하도록 안정화된 레이저의 간섭 특성을 이용하여 길이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장치로 길이표준 분야 최상위 측정기다. 이 장비는 반도체 리소그래피(패턴형성을 위한 미세 가공기술) 장비 등과 같이 초정밀 작업이 필요한 곳에서 변위 측정 센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기존 레이저 간섭계는 레이저의 주파수만을 교정해 사용해는데 이는 산업현장의 온도, 압력, 습도 등 환경 요소의 변화의 영향을 받아 길이 측정에 오차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일례로 공기 온도가 1℃ 차이나면 1m 길이에 대한 측정값은 약 1㎛(마이크로미터, 백만분의 1 m) 정도 오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엄태봉 박사팀은 고도화 된 환경 인자 센서가 내재된 레이저 간섭계 교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교정 중 환경 요소의 변동, 교정 시스템 스테이지의 운동 오차 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준 레이저 간섭계와 교정 대상 간섭계를 동축으로 구성하고 같은 광학계를 사용하여 평가함으로써 교정 정확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표준연이 보유한 레이저 간섭계와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레이저 간섭계의 측정값을 비교 후 그 오차를 알려준다. 표준연은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2 m 범위의 단거리, 50 m 범위의 장거리 레이저 간섭계 성능평가 및 교정 서비스를 제공 중에 있다.
엄태봉 박사는 “산업 현장에서 별도의 복잡한 파장 보정 과정 없이 표준연이 교정한 레이저 간섭계를 적용해 길이 측정 정확도를 10배 정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용현 원장은 “레이저 간섭계 정밀 교정시스템을 통해 측정 정확도를 높임으로써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생산 효율성과 안전성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