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설과 지하철등 다중이용시설물의 내진성능이 기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상호)은 국회 김현아 의원실과 함께 지난 20일 서울 논현동 소재 건설회관에서 ‘안전하고 스마트한 도시구축을 위한 노후인프라 성능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9월12일 경주를 진앙지로 하는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공공시설물의 내진확보에 대한 관심이 컸다. 이번 강진으로 경주시만 100억원 이상의 재산 피해와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추산되고 있다.
이영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의 주제 발표에 따르면, 지하철 시설물의 경우 내진설계 기준에 절대적으로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 서울시 지하철 1∼4호선 총연장의 약 40%(53.2km)가 내진성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하철 1∼4호선 내진보강 사업비는 약 3,220억원 추정되어 중앙정부에 1,050억원(약 33%)을 지원 요청하고 2020년 100% 내진 보강 완료를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이영환 본부장은 “지하철 1∼4호선의 일일 수송인원이 730만명, 연간 15억명에 달하는데 자칫 지진이라도 나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완료 시점을 반드시 상당기간 단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 공공시설물의 내진보강은 12만7,306개소 시설물을 대상으로 계획했으나, 5만1,088개소만 내진보강(2014.12월 말 기준)이 이뤄져 2015년 현재 내진보강률은 42.4%으로 추정된다. 고속철도, 공공건축물, 고속철도, 학교시설 등 다중이용시설물의 내진보강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시설 총 20,131동 가운데 약 78%에 달하는 1만5,653동이 법적 내진성능이 미달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노후화 진행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학교시설 개·보수 예산은 해마다 감소해 어린이들이 위해 요소에 노출되고 있는데, 30년 이상 노후 학교시설은 2013년 현재 약 25%(840동)이고, 해마다 평균 72동씩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노후 인프라의 유지관리 및 성능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투입 예산 미확보 문제가 가장 큰 데, 2013년의 경우 연평균 투자액의 16%에 불과한 961억원이 투입되는 데 그쳤다.
영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민간자본을 활용함으로써 체계적 인프라 관리에 성공했다. 반면, 미국은 초기 인프라 유지관리 실패로 현재 초기투입비의 몇 배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지난 1999년 이후 총 45억 싱가포르 달러(3조7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노후 학교시설 개선 프로그램을 추진 중으로, 1997년 이전 건설 시설은 최신 기준에 따라 개축 또는 개선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영환 본부장은 ‘안전한 스마트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안전한 스마트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조직 내 거버넌스 확립 및 정책 집행 실적 관리가 필수적이며, 안전 스마트스쿨펀드(가칭) 등과 같은 정책금융과 연계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