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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4-06 22: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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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력, 송전망 부족, 낮은 기술 수준 걸림돌…‘속빈 강정’

풍력발전 산업은 중국의 신에너지 중 투자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다.

중국의 풍력 에너지 부존량은 43억5,000만kW로 세계 1위이며, 그 중 개발 가능 에너지가 약 10억kW로 인도의 30배, 독일의 5배로 추정된다. 2003년 풍력산업에 대한 허가권 입찰이 시작되면서 본격 성장해 최근 3년간 발전설비용량 평균 증가율이 112.8%로 세계 평균증가율을 훨씬 웃돌았다.

2008년 중국의 풍력발전 설비용량은 2000년보다 35배 증가한 1만2,210MW(한국은 232MW)로 세계 4위를 차지했고, 신규 설비용량은 6,300MW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섰다. 게다가 풍력이 중국 전체 발전량 중 차지하는 비중은 0.37%에 불과해 향후 발전 잠재력이 매우 크다.

이러한 비약적인 성장은 정부의 강력한 산업지원 정책에 의한 것으로 중국 정부는 2020년에 풍력 발전량을 전체의 3~4%까지 확대를 목표로 송전망 기업으로 하여금 풍력발전업체가 생산한 전력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했다. 또한 송전망 지원, 부가가치세 50% 감면 등 지원책과 풍력발전 설비의 대형화를 위해 1.5MW 이상의 풍력발전기 생산기업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정부의 풍력 에너지 구매가격이 높아졌음에도 풍력발전 부문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2006년 이후 계속 하락세다. 2008년에 중국 최대의 풍력발전 업체인 롱위안(龍源)을 제외한 모든 발전업체가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으며 지난해는 매출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48%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송전망 부족과 과열경쟁 등으로 인한 것이다. 중국의 풍력 수요시장은 동부연해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풍력자원이 대부분 전력 인프라가 낙후된 서북부 내륙에 분포돼 있어 경제수익성으로 인해 송전망 건설속도가 풍력발전을 못 따라가고 있다. 이로 인해 2008년 한해 풍력발전 열풍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발전소 중 1/3이 가동을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풍력발전 산업의 과당 경쟁과 불합리한 입찰경쟁으로 인한 ‘제살 깎아 먹기’는 민영기업들을 모두 위기로 몰았다. 특별 허가권 입찰 과정에서 손익분기점 이하의 전력가격을 제시하는 일이 속출해 지난해 실시한 입찰에서는 입찰가격이 전년대비 20%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자본력이 강한 국유기업들만 입찰에 성공할 수 밖에 없어 민영기업들은 시장 진입을 포기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08년부터 입찰가격의 ‘중위수’로 결정했으나 실효성은 아직 미지수다.

설비 제조부문도 이러한 과열문제를 똑같이 겪고 있다. 정부 목표치는 2010년~2020년 동안 매년 신규 설비용량 800만kW이나 현재 중국 4대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GoldWind(金風), 화뤠(華銳), 동치(東汽), 상치(上汽)의 생산 CAPA가 이미 연간 800만kW를 넘었다.

또한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풍력 발전설비 산업단지 조성에 나섬에 따라 신규 시장 진입하는 업체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2009년 9월 현재 중국의 발전기 제조업체가 이미 90여개, 날개, 풍력타워의 제조업체도 각각 50개와 100개에 육박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자국산업을 보호하던 국산화 관련 정책이 철회됨에 따라 향후 외자기업 진입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과당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력과 품질 향상이 필수적이나 대다수의 업체가 그렇지 못하다.
중국풍력 발전설비 시장점유율 1위인 Gold Wind사를 제외하고 90여개 발전기 제조 기업 중 80% 이상이 단순 조립 공장에 불과할 정도로 기술수준이 낮다.

풍력발전기는 앞으로 대형화가 관건이나 현재 2MW 이상 발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2개에 불과하고 3MW이상의 발전기 및 부품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베어링과 제어시스템 등 핵심부품도 주로 해외로부터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공급부족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이러한 국산 부품의 낮은 품질과 잦은 고장률로 인해 중국 풍력발전소의 발전효율은 국제수준보다 5~10% 정도 낮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올해 이후로 Gold Wind, 화뤠, 동치 등 중국의 3대 업체 외에 경쟁력이 취약한 업체들은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자료: LG경제연구원. ▲자료: LG경제연구원

■태양광, 수출위주·편재된 산업구조, 보조금 제도 미비 …‘세계 공장’에 머물 것인가

중국의 태양광 산업은 최근 10년간 무려 35배나 성장해 그야 말로 빛의 속도로 부상 중이다. 2007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태양전지 생산국에 올랐고 2008년에는 태양전지 생산량이 1.78GW로 세계의 26%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 국내의 태양광발전은 아직 태동단계에 머물고 있어 2007년 기준 발전 설비총량은 세계의 1.2%에 불과하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내수가 미비한 상태에서 생산한 태양전지의 98% 이상을 해외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태양광 사업이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이나 원자재와 핵심기술은 해외에서 조달한다는 점이다. 노동집약적인 부품산업이라는 태양전지 부문의 특성상 지금까지는 저렴한 노동원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했으나 경쟁국의 진입으로 인한 공급과잉과 해외 수요 변화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주 수출국인 유럽, 미국 등 선진국들의 시장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무려 350개의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가 도산했다. 설상가상으로 보호무역주의의 타깃이 되면서 EU를 비롯한 일부 국가가 중국산 태양전지에 대해 반덤핑 등 통상 분쟁을 제기했고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 시장에서는 최근 태양광 발전 관련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 중이다. 따라서 중국 태양광 산업은 ‘내수중심’ 성장으로의 구조전환, 수출다변화, 브랜드 파워제고 등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태양광 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거의 모듈과 전지 생산 등에 집중돼 있는 불균형한 산업구조라는 것이다. 중국은 태양전지 생산원가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부문에서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공급부족으로 인해 생산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공급부족으로 인해 중국 내 폴리실리콘 가격이 한 때 kg당 500달러까지 치솟자 각지방 정부와 LDk, Solarfun 등 기존의 잉곳 생산기업들은 물론 유리, 방직 기업들까지 폴리실리콘 제조 분야로 뛰어들었다. 이러한 투자과열과 함께 폴리실리콘이 kg당 50달러로 폭락하자 오히려 공급과잉이 발생했다. 지난해 중국 신규 폴리실리콘 생산량은 자국내 수요를 넘어섰고 올해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생산능력은 14만톤으로 세계 수요인 8만톤을 초과할 전망이다.

또한 과열 투자 속에 생겨난 중국 로컬업체들은 폴리실리콘을 추출하는 첨단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순도가 낮은 반면 생산원가가 높아 경쟁력이 낮다. 폴리실리콘이 장기계약을 통해 공급되고 검증된 품질의 제품에만 수요자가 몰림을 감안했을 때 폴리실리콘 분야에 뛰어든 로컬업체들은 경영난과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태양광 정책제도를 살펴보면 다른 발전에 비해 발전원가가 높은 태양광 산업의 특성상 정부도 다른 국가들처럼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풍력 산업과 마찬가지로 태양광 산업도 과다하게 생겨난 발전소로 인한 송배전망 부족과 전력망 접속 가격 및 관련 보조금 제도의 미비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국의 태양광 발전 보급과 지원은 주로 내륙 오지와 농촌지역의 전력난 해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에 ‘금태양’ 정책이 발표하고 500MW 이상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해 총 투자액의 50%, 외딴지역의 독립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의 경우 최고 70%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국내 태양 에너지 시장을 만들기 위해 BIPV 지원에 중점을 둔 ‘태양 에너지 옥상(Solar roof)’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발표되자 지방정부와 기업들의 신규 프로젝트 신청이 쇄도하고 순식간에 정책 목표치를 초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산업과열에 대한 우려로 올해 ‘Solar Roof’ 계획을 철회하는 등 속도 조정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태양광 산업 발전을 위해 설치 보조금은 물론 합리적인 전력가격보조금 제도 등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숙제를 안고 있다.

▲ ▲자료: LG경제연구원. ▲자료: LG경제연구원

■바이오E, 원료제약과 낮은 경제성 발목 잡아 …‘풍요속 빈곤’

중국은 ‘농업대국’으로서 농업 폐기물, 곡식 등을 주원료로 한 바이오 에너지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매년 생성되는 유기 폐기물은 약 13억톤으로 개발 가능한 바이오 매스 총량은 5억톤 석탄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바이오 에너지 개발을 통해 농촌지역의 고용확대, 소득 향상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 파생효과는 중국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삼농(三農)’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중국의 바이오 에너지 산업은 아직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미숙아’라고 할수 있다. 원료제약과 낮은 경제성 등으로 단기 수익을 얻기 힘들며, 특히 바이오 연료 분야는 중소기업보다 대형 국유기업이 주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어 시장 리스크가 크다.

중국정부는 올해까지 바이오 매스 분야에서 이용한 발전 설비용량을 550만kW, 1차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확정하고, 원료기지 구축 지원금 제공, 세금 감면등 지원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하이난(海南)성을 비롯한 각 지방정부들도 ‘바이오 에너지 원료 기지’ 건설에 발벗고 나섰고, M&A 등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국유기업들의 움직임도 빠르다.

그러나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바이오 매스 발전 업체들은 대부분 물류의 낙후성으로 인해 원료저장, 운송비용 등에서 큰 부담을 겪고 있으며 발전소의 난립으로 원료확보와 규모의 경제 실현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 인한 높은 발전원가와 함께 화력발전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설비투자 비용, 정부의 낮은 전력가격 보조금 또한 바이오 매스 발전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발전의 송전망 건설 및 유지비용은 모두 발전업체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산업의 특혜우대 융자, 정책 자금 등을 노리는 ‘껍데기 회사’가 종종 생겨나고 있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바이오 에탄올 생산 확대에 대해서 중국 정부는 주원료가 되는 옥수수 등 식량자원 수급문제를 이유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에탄올 1톤을 생산하기 위해 3.5톤의 식량작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텐관(天冠), 화뤈(華潤) 등 기존의 4개 회사를 중심으로 바이오 에탄올 생산허가를 제한적으로 부여하고, 방치된 비경작지를 이용해 비식량 작물을 통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을 유도 중이다. 그러나 바이오 에탄올의 원가는 브라질 등 주요 생산국보다 2배 정도 비싼 톤당 4,000위안에 달하고, 원료비 비중은 70% 이상에 달해 대규모 생산이 제약되고 있다.

바이오디젤 부문에서 중국은 300만톤 이상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체계적인 재배 계획, 완결한 산업 체인의 부족으로 생산되는 부분은 이의 10%인 연간 30만 톤에 그치고 있다. 또한 바이오디젤은 주로 황련목, 단풍나무 등으로부터 추출되는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일부 지방은 맹목적으로 단일 품종의 나무를 대량 재배함으로써 오히려 생태파괴의 우려까지 일고 있다.

▲ ▲자료: LG경제연구원. ▲자료: LG경제연구원

▲중장기적 안목으로 中 시장 접근해야

중국은 코펜하겐 회의를 계기로 2020년까지 GDP 한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감축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공식 발표했고 에너지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중국의 신에너지 산업은 고성장할 전망이다. 앞서 살펴 본대로 중국의 신에너지 산업은 급성장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정책적 보완 등을 통해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를 점차 개선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기업들은 기술개발 문제를 M&A로 해결 중이다. 중국 태양광 전지 대표기업인 SUNTECH가 2006년 일본 최대 태양에너지 제조업체인 MSK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풍력발전의 선두주자인 Gold Wind도 독일의 VENSYS에너지를 사들였다. 이들이 한국기업의 경쟁 상대로 부상하면서 신에너지 분야의 경쟁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선쟈 선임연구원은 “중국 신에너지 산업에서 존재하는 일부 문제가 외자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라며 “장기적인 비즈니스 사이클의 관점에서 현재과열로 인한 일시적인 단가하락이 오히려 시장 진입의 좋은 시기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국내기업들은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중국 태양광 발전의 경우, 국내시장 수요가 아직 미미하고 정책 불확실성이 크므로 단기이익 실현이 쉽지 않다는 것. 풍력의 경우에는 현재 발전과 설비부품 부문의 과열로 인해 외자의 유망분야는 베어링 등 일부 고부가가치 부품에 국한돼 있으며 바이오 에너지의 경우, 연료 분야의 진입규제로 외자는 발전분야에서 규모의 경제 확보를 통해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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