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자유자재로 휘어지면서 매우 투명한 전자기기를 실현할 그물망 반도체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6일 이광희 교수(광주과학기술원) 연구팀이 쉬운 용액공정으로 박막을 만들 수 있고, 자유롭게 휘어지고 가시광 투과도가 100%에 가까운 새로운 그물망 구조의 유기 반도체 재료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반도체 재료로 쓰이는 실리콘은 딱딱하고 불투명한 성질을 가지며 그 외 다른 반도체 재료들도 유연성이 우수하고, 가시광선 투과도를 모두 만족하는 사례가 없다.
뿐만 아니라 유연한 반도체 재료로 각광을 받던 금속산화물, 그래핀과 같은 탄소소재 유기 고분자 반도체는 특유의 가시광 흡수 특성으로 인해 투명하게 만들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소량의 고분자 반도체를 가시광 영역에서 투명한 절연체 고분자 폴리스타이렌(PS)에 도입해 마치 그물망과 같은 구조를 가지는 고분자 반도체를 구현했다.
이 반도체/절연체 고분자 혼합 그물망 반도체는 고분자 반도체가 절연체에 도입되지 않은 순수한 박막형태일 때보다 전하이동도가 약 4배 정도 향상됐으며, 매우 얇은 그물망과 같은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가시광 투과도가 100%에 가까워져 반도체 박막을 통해 반대편 사물을 색의 왜곡없이 볼 수 있다.
이광희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전자재료로서의 유기물이 가지는 잠재적 가능성을 넘어 많은 이들이 꿈꿔 왔던 기능을 구현했다”며 “반도체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더불어 기존 실리콘 기술로 구현할 수 없는 초박막형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심미적으로 우수한 웨어러블 기기 등 새로운 전자기기 실현의 길을 제시한다” 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국제적인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11월22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