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순서
▷적층제조방식에 의한 방산용 부품산업의 필요성과 가능성
▷적층제조방식에 의한 방산부품의 적용 사례와 발전전망
▷미래지향적인 방산부품의 가능성과 산업발전 방향
전통적인 금속부품의 생산방법은 주조, 단조, 절삭가공, 압출 등의 방법으로 제품을 생산하였다면, 적층가공기술은 3차원으로 디자인된 도면과 재료, 적층장비만 있으면 바로 제품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누구나 도면만 있으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적층제조기술이 전세계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 전통방식으로 제조가 불가능한 복잡한 부품과, 자동차와 항공기부품 등을 더욱 경량화하는 방향, 그리고 개인 맞춤형 의료용 부품 등으로 새로운 시장영역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또한 아직은 관련 장비 및 재료가격이 비싸고 대량생산이 힘들다는 한계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으나 기존 제조공법으로 제조가 불가능한 제품을 만든다는 제조업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전통적인 제조공정의 혁신을 이끌 능력이 이제 죽음의 계곡(Dead Valley)를 지나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메탈 3D프린터와 관련된 장비의 원리, 금속 분말제조 공정, 방산부품의 적용가능성을 살펴보고 한국산업계와 국방력 강화를 위한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적층제조, 국방력 강화·新시장 창출 이끈다
■적층제조기술과 방산 부품과의 연관성
최근에는 ‘3D프린팅’이라는 용어 보다 ‘적층제조(AM : Additive Manufacturing)’라는 용어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용어의 등장 배경은 단순한 시제품 생산이 아니라 실제품에 적용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과거 급속조형(RP:Rapid Prototyping) 기술이란 용어가 사라지고 생활주변의 제품을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직접 사용되는 도구로 인식되었다는 의미이다.
가장 가까운 예로는 의료분야로서 보청기의 경우, 이미 개인 맞춤형으로 전통적인 방식을 대체하고 있고 치과 보철용 크라운 등은 Co-Cr(코발트-크롬) 합금을 적층제조하는 방식으로 국내외 여러 회사에서 사업화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특히 금속적층제조의 경우 임플란트나 인공관절용 의료용 부품이 활발한 적용을 보이고 있으나 미래에는 우주항공분야를 비롯하여 발전설비 및 방위산업과 관련된 부품의 시장도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까운 예로 2016년 항공기 및 발전설비의 대명사인 제너럴 일렉트릭(GE)사가 금속 적층제조 장비회사인 ConceptLaser사와 Arcam사를 인수했는데, 전세계 금속 적층제조시장에서 이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이러한 인수의 배경에는 GE가 향후 엔진에 사용되는 연료분사 노즐 등등을 양산하기에 앞서 장비를 구매하는 것보다 장비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확신이 섰던 것으로 판단된다.
경량화·자유로운 디자인·다품종 소량 특화, 방산분야 적용 최적
GE 연료노즐 10만개 AM 생산, 보잉 항공기 부품 300여개 제작
국방무기와 관련하여 최근 동향의 화두는 <그림 1>에 나타낸 바와 같이 경량화이다. 전통적인 철강소재에서 타이타늄, 알루미늄, 마그네슘, 탄소섬유를 사용하더라도 경량화에는 한계가 있으며 따라서 구조강성을 유지하면서 기능성까지 겸비한 부품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으며 그 답은 적층제조 기술에 있다. 아울러 자동차와 같이 대량생산하는 부품이 아니고 다품종 소량생산이기 때문에 더더욱 방산무기 체계에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최근 유럽연합(EU) 산하인 유럽방위청(EDA)이 ‘적층제조기술’을 방위산업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이 프로젝트에서 유럽에 현존하는 R&T(Research & Technology)와 제조능력을 확인한 뒤 향후 R&T가 수행돼야 할 영역을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EDA 후원으로 스페인에서 열리는 ‘공수 훈련(Airlift Exercise)’에 장비를 설치해 적층제조 기술을 입증해 보이고 EU 회원국의 고위급 군사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이를 시범보일 계획이다.
3D프린터는 공식적인 용어가 아니며 절삭가공(Subtractive Machining)과 대조되는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가 공식적인 ASTM 용어이다. 이 적층제조기술은 총 7가지로 분류하고 있으나 금속과 관련된 기술은 크게 <표 1>에 나타낸 바와 같이 4가지 기술이 사용되고 있으며 금속 적층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는 △분말 기반형 △와이어 기반형 △박판기반형으로 나눌 수 있다. 분말기반형은 금속분말을 아토마이저 방식 등으로 급랭하여 구형화된 분말을 대부분 사용하며 Powder Bed Fusion(PBF)와 Directed Energy Deposition(DED) 방식이 대표적으로 널리 사용된다. 광경화성수지를 사용하는 Photo-Polymerization은 정밀주조용 왁스패턴에 활용되며, Binder Jetting 방식은 왁스패턴 및 사형몰드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방산부품에 왜 적층제조기술인가?
적층제조기술을 이용하면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하다. 소비재 중심에서 생산기반형의 적층제조기술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 기술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첫째는 ‘Freedom of design’이다. 항상 엔지니어는 제조 설계단계에서 공정을 미리 전제로 하여 주조, 단조, 압출, 프레스 등의 공정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모든 디자인이나 기구설계가 전통적인 제조공법을 고려한 설계가 중요하다. 그러나 적층제조기술은 엔지니어가 설계한 그대로를 기존 전통공정에서 만든 수 없는 어떠한 제품도 제작이 가능하다. 즉 <그림 2>와 같이 복잡한 내부구조를 가지는 부품의 경우 기계가공으로는 복잡한 냉각 채널을 제조할 수 없으나 내부에 다양한 냉각회로를 가지는 부품의 제조가 가능해짐에 따라 냉각효율을 높이고 경량설계가 가능해진다.
둘째는 ‘Complexity for free’이다. <그림 3>은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안테나 브라켓으로 내부를 중공화하거나 강성이 요구되지 않는 영역을 과감히 제거할 수 있는 최적설계(topology optimization)를 보여준다. 이러한 설계는 동일한 구조강성을 확보가 가능하고 소재 절감 및 경량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셋째는 ‘Potential elimination of tooling’이다. 기업들이 프로토 타입이나 시제품 생산시 필요한 금형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 도전적인 제품개발이 가능한 것도 큰 매력이다. 특히 방산부품은 생산수량이 작아 각종 금형비나 치구 제작에 상당한 투자가 요구된다. 그러나 서두에 설명한 바와 같이 3차원 도면만 있으면 금형 없이 부품을 제조할 수 있으며 개발 시간도 단축된다.
<그림 4>는 GE사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35억달러를 투자해서 개발한 연료분사노즐(Fuel nozzle)이다. 연료분사노즐을 구축함에 있어서 내부에 냉각 채널을 설치하여 적절하게 냉각시켜 연료로 인해 발생되는 coking(carbon 집적)을 제거하여 관련 부품의 효율을 증가시킴을 물론 엔진의 수명을 연장시킴으로서 유지 보수비용을 감소시켰다고 한다.
이 연료분사노즐은 기존 부품에 비해 5배의 수명이 연장되며 연료소모의 10%의 절약이 가능하며 사용된 소재는 Co-Cr-Mo 합금으로 제조되었으며 LEAP 제트 엔진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부품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ConceptLaser, Arcam사를 인수하고 2020년경에 10만개의 노즐을 생산할 계획으로 있다. 보잉은 항공기 소형부품 300여 종을 3D프린터로 제작 중에 있으며 기타 미사일 부품, 전투기 등 방산 관련부품과 신차 개발 등에도 적용사례와 저비용화를 실현한 사례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