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칩에서 다양한 화학 및 생물학 실험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 기술로 고병원성 질병을 진단하거나 신약 개발을 할 때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공과대학교는 김준원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마이크로 입자를 제어해 화학 및 바이오 물질 반응 분석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미세유체기반 차세대 마이크로어레이 플랫폼’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마이크로어레이는 대량의 데이터 분석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수백에서 수만개 구역이 바둑판 모양으로 배열된 형식으로, DNA 분석, 면역 검사 등 화학이나 생물학 관련 정성・정량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복합반응을 1개의 분석 칩으로 분석할 때, 각각의 반응을 완전히 분리하지 못해 반응물질끼리 오염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김준원 교수 연구팀은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원리를 이용해 분석 칩 속에 미세 막 구조물이 포함된 수많은 독립공간(30개/mm²)을 만들었다.
이후 각 공간에 다양한 마이크로 입자를 원하는 개수와 순서로 배치하여, 입자간 상호 오염 없이 여러 가지 반응을 동시에, 그리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보다 시약 소모량을 수십에서 수백분의 1로 줄이고, 반응시간도 수배 이상 단축하여, 바이러스 검출이나 질병진단 등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김준원 교수는 “여러 물질 간의 복합반응과 분석을 하나의 칩에서 쉽고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기존 기술로 수행할 수 없었던 더욱 복잡한 다중 분석 기술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프런티어사업(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과 선도연구센터사업 및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표지논문으로 게재됐으며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뉴스(Advanced Science News)(7월 20일)’에 주목해야 할 차세대 마이크로어레이 신기술(Playing Pinball at Microscale)로도 소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