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초점 변경이 유연하고 쉬운 액체 렌즈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김동성·김철홍 교수(포항공과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가변초점 액체렌즈를 개발하고, 광음향영상 장치에 적용해 고품질의 생체영상을 획득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액체렌즈(liquid lens)의 기본 원리는 서로 섞이지 않는 두 가지 액체, 예를 들면 물과 기름 사이에 만들어지는 경계면을 이용해 빛을 모으거나 분사시키는 것이다.
고정된 모양의 고체렌즈와 달리 모양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고 간단한 구성으로도 초점거리 변경이 유연해 차세대 렌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기술은 주로 액체렌즈의 두께와 형태를 바꾸기 위해 수용액에 전압이 가해지기 때문에 전기분해의 위험성이 제기된다.
이에 연구팀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성 오일의 전기수력학적 유동을 이용해 전기분해의 발생을 막고, 안정적으로 초점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신개념 액체렌즈를 개발했다.
전기수력학적 유동은 전기장을 인가했을 때 발생하는 액체의 움직임. 움직이는 부품 없이도 액체의 움직임을 조작할 수 있어서 작은 스케일의 장치에서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개발된 액체렌즈는 진동모드와 정적모드의 2가지 방식으로 초점을 조절한다. 액체렌즈에 주파수 1헤르츠(Hz) 이하의 교류전압을 가할 때에는 공진현상에 의해서 초점이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진동모드가 된다. 이러한 초점 변화는 두꺼운 3차원 피사체의 영상 정보를 스캔하는 데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액체렌즈에 주파수 10헤르츠(Hz) 이상의 교류전압을 가하면 액체-액체 계면이 새롭게 바뀐 위치와 모양 상태를 유지하는 정적모드가 된다. 이때에는 초점을 특정 위치로 이동시킬 수 있으므로, 광음향영상 장치에 적용하면 정밀한 생체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액체렌즈로 살아있는 쥐의 귀와 뇌의 혈관에 대한 영상을 최초로 획득해냈다. 또한 액체렌즈 초점과 광음향신호 세기의 연관성을 통해 광음향영상 장치의 초점이 능동적으로 조절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김동성 교수는 “이 연구는 이중모드 가변초점 액체렌즈를 의료영상 기술에 처음 적용한 사례”라며, “향후 수술 및 영상진단 과정에서 생체조직이나 병변의 고품질 영상을 얻는데 적용할 수 있고, 나아가 미세 로봇수술 기술과의 융합 등 새로운 산업에도 폭넓게 응용이 가능하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해당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집단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영국왕립화학회에서 발간하는 미세유체역학 분야 권위지 랩온어칩(Lab on a Chip) 12월7일자에 뒷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