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산을 포함한 모든 수입산 철강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우리 정부가 피해 최소화를 위한 WTO 제소와 내수 증진 및 고부가화에 나선다.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3월8일 15시30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재에 대해 25% 관세를 일괄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오는 3월23일부터 수입 철강재에 대해 25%, 알루미늄 제품은 10%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다만 캐나다, 멕시코는 관세 부과가 잠정 제외됐는데 NAFTA 협상 진전 상황에 따라 최종결정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 안보 협력국에 대해서는 USTR과의 협의를 거쳐 철강 글로벌 공급과잉 문제 등 미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경우, 해당국에 대해 동 관세 경감 또는 면제키로 했다.

이번 수입규제로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강관류에 대한 수출이 제일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2017년 기준 전체 철강재 수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강관이 65.4%로 가장 크고 나머지 열연 4.4% 중후판 6%, 아연도강판 3.4, 냉연 1% 등 판재류는 시장 다변화로 인해 수출 타격이 덜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백운규)는 9일 10시 코엑스에서 장관 주재로 포스코, 현대제철, 무역협회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대응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백운규 장관은 미국의 232조 조치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수입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치라고 평가하고, 미국 정부가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산업부는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 경감 또는 면제를 위해 USTR측과 관련 협의를 조속히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철강업계도 미국 현지 수요기업, 투자기업 등과 함께 미국내 공급 부족 품목을 중심으로 품목 예외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하였다.

또한 이밖에도 EU 등 주요국과의 공조를 통해 WTO 제소도 적극 검토하고 오는 3월19일부터 열리는 WTO 통상장관회의와 G20 재무장관회의 등 다자협의체를 통해 각국이 자유무역을 저해하는 조치를 자제하도록 국제사회에 촉구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철강 수출선 다변화, 내수 진작, 철강재 고부가가치화 등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방안도 추진된다. KOTRA를 중심으로 에너지강관 수요가 많은 중동, 캐나다와 경제성장으로 건설·구조용 강관 수요가 많은 동남아, 중남미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수출차질을 상쇄하기 위한 내수 증진을 위해 총 10조원이 투자되는 대산 첨단화학 특화단지 조성을 앞당겨 화학·가스배관용 철강재 수요를 확보하고 울산 석유화학단지 지상 파이프랙 사업 등을 조기에 착수할 예정이다.

철강재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경량소재(항공용 타이타늄 및 자동차용 알루미늄 합금 판재), 극한 환경용 강관 등 10대 고부가 금속소재를 개발하고 의료·금형용 3D프린팅에 필요한 고기능 금속분말 소재 및 장비개발도 지원한다.

또한 철강재 수출감소에 따른 단기매출 급감시, 어려움을 겪는 업체에 기업당 최대 10억원씩 총 1천억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을 지원해 유동성 위기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백운규 장관은 “그간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국제사회에서 이번 조치의 WTO 불합치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미국 내 철강 수요업계 및 전문가들도 동 조치가 수요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등을 지속 강조해 왔다”며 “마지막까지 범정부 차원에서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업함으로써 우리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