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다이오제지의 가정용품 브랜드 엘리에르의 CNF가 함유된 화장실 청소 시트들.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신소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신소재를 이용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면서 신소재 상용화가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4월부터 전기차(EV) 재료 개발·리사이클 추진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자동차 전장화에 대응한 신제품·신사업 창출을 추진하고 있는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지난 4월20일 일본의 그래핀 회사인 인큐베이션 얼라이언스(InALA)와 그래핀을 이용한 복합제품 개발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다.

그래핀은 다이아몬드보다 단단하며, 강도가 강철의 200배, 전기 전도도는 구리의 약 1.2배, 열전도는 구리의 10배 높은 성질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기계적·전기적·열적 성질을 이용하기 위해 전자 장치 및 방열 부재, 전극 재료 등의 응용 제품의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래핀을 대량·저렴하게 제조하는 기술이 확립되지 않다는 것이 그래핀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007년 창업한 일본의 InALA는 그래핀을 무 기판, 무 촉매로 직접 합성하는 기술을 가진 회사이다.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저렴하게 제조하는 기술을 핵심으로 다층 그래핀 추출액과 그래핀 시트상 성형 제품 등 탄소 소재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구리·알루미늄을 비롯한 비철금속 재료에 강점을 가진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InALA의 협력을 통해 기존에 없었던 그래핀 복합재료 제품을 개발하기에 나선 것이다.

■제지기업 선전으로 실용화 결실 맺고 있는 ‘CNF’

또 다른 신소재 셀룰로오스나노섬유(CNF)의 경우 성인용 기저귀, 청소시트, 연필, 포장재, 신발 등에 이르기까지 제품화가 가장 활발하다.

CNF는 식물 섬유를 나노단위로 가늘게 만든 극세섬유로 무게는 강철의 5분의1, 강도는 5배 이상 뛰어나 탄소섬유를 이을 포스트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식물섬유에서 추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일본에서 CNF 실용화에는 펄프와 관련이 깊은 제지기업들이 시장 개척을 진행 중이다. CNF 건조체를 생산중인 일본의 제지기업 다이오제지(大王製紙)(주)는 CNF를 화장실 시트에 혼합했다. CNF를 배합해 표면강도를 높여 시트 ‘한장’으로 청소를 할 수 있음을 강조한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실제 활용 사례가 적은 CNF를 채용한 착안점, 선진성 등이 높게 평가돼 2017년 ‘닛케이 우수제품 서비스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다이오제지는 생산중인 CNF를 콘크리트에 함유해 실용화에도 나선다. 지난 3월 미쓰이 스미토모 건설 주식회사와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한다고 밝힌 것이다.

일본제지도 지난 2015년 CNF로 탈취효과를 높인 성인용 기저귀를 출시했다. CNF의 흡찹성을 이용해 금속이온을 고밀도로 부착해 탈취효과를 기존제품보다 3배 높인 것이다. 일본제지는 2017년 연간 500톤의 CNF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가동 중이다. 현재는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나일론 등의 수지에 CNF를 혼합해 CNF 강화수지를 실용화 한다는 목표로 실증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미쓰비시 연필은 CNF를 잉크에 넣어 볼펜을 만들어 판매 중이며 일본의 한 신발회사는 신발 바닥에 CNF를 섞어 가볍고 강도를 높인 경기용 신발을 출시했다.

이와 같은 일본 기업들의 선전은 정부의 CNF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뒷받침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2030년 CNF 시장규모를 1조엔으로 목표하고 있다. 이에 2016년 정부예산으로 CNF 국제표준화를 위한 연구개발 지원을 위해 CNF 등 차세대 소재 활용 추진사업(33억엔)과 환경성, 경제산업성 등 관련 부처에 약 119억엔을 배정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