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기술로 환자 마음까지 치유하는 보조기 만들 터”
“척추측만증 질환자의 대부분은 여아들인데 이를 치료하는 보조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완치까지 최대 4~5년을 착용해야하는 과정에서 몸도 아프지만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게 됩니다. 개인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3D프린팅을 보조기기에 적극 적용해 환자들의 마음까지 치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척추측만증 보조기, 의족, 장애인보장구 등 의료·재활 보조기구 선두기업 ㈜원남메디칼은 환자의 보조기 착용 유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압력센서 및 온도센서가 장착된 디지털 척추측만증 보조기 ‘스파인 첵(Spine check)’을 7월부터 본격 출시한다. 이 제품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제품공정개선기술개발사업 중 ‘척추만곡 교정을 위한 착용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보조기의 개발’ 사업을 통해 개발됐다.
스파인 첵은 국내 척추측만증 보조기기 처음으로 환자 착용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압력센서 및 온도센서가 장착된 제품이다. 특히 이러한 센서를 보호하기 위한 플라스틱 케이스는 FDM 방식 3D프린터로 출력했다. 환자마다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3D프린팅 기술의 장점이 빛을 발했다. 문영우 원남메디칼 대표는 “척추측만증 보조기는 씻을 때 빼고는 하루 20시간 착용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불편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해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교정과정에서 의사가 제대로 된 처방을 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발생해 왔다”며 “외부 활동 중 수분이나 충격 등으로부터 센서를 보호하기 위해 플라스틱 케이스로 완전히 밀폐해야하는데 3D프린팅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영우 대표는 케이스를 시작으로 보조기 전체를 3D프린팅 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의 경쟁력 강화의 효과도 있지만 기존 제작과정에서 환자들이 겪는 불편과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C자형’이나 ‘S자형’으로 휘어져서 몸이 좌우로 기울거나 돌아가 변형되는 증상으로 신경근육질환, 선천성 이상 등의 수십 가지의 질환이 있지만, 사실 85~90%의 척추 측만증의 원인은 알 수 없다. 다만 전체 환자 중 95%가 초등학교 6학년에서 고등학교 2~3학년까지의 여자에게서 발생하고 있고 전체 환자수는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척추측만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의사의 치료에 적극 협조하면 수술없이 보조기로 교정할 수 있다.
압력센서·환자 맞춤형 케이스 장착 디지털 척추측만증 보조기 신제품 출시
보조기 전체 3D프린팅 기술개발 목표, 몸에 닿는 의료기기 적용 확대 기대
현재 척추측만증 보조기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환자가 보조기 업체에 내방해 석고 본을 뜨고 플라스틱 압축성형을 거쳐 통풍에 필요한 구멍을 뚫는 등 2~3주의 제작기간이 필요하다. 석고 본을 뜨는 과정에서 옷을 벗어야 하고 석고를 몸에 발라야 하기 때문에 여아들의 경우 거부감이 매우 심해 이를 진정시키는 인력이 따로 투입돼야 할 정도다. 그러나 3D프린팅을 적용하면 전신 스캐너 데이터를 가지고 바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불편함 없이 제작시간도 2~3일이면 가능해진다.
문영우 대표는 “3D프린팅 제작 비용은 기존 제작방식대비 다소 비쌀 수 있으나 환자의 불편함이 덜해지고 제작에 필요한 인력도 줄어듬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있다”며 “정부과제를 통해 환자맞춤형 보조기를 제작할 수 있는 3D프린팅 장비와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인체가 닿는 의족부분 등에 까지 적용을 확대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체에 닿는 보조기기 특성상 3D프린팅이 가능한 인체친화적 소재도 지속적으로 찾고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인류의 질환을 치료하는 보조기의 종류는 약 1천개에 달한다. 다품종 소량 맞춤생산이기 때문에 3D프린팅 기술 적용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문영우 대표는 “대다수 의료기기 업체는 영세해 3D프린팅과 같은 신기술을 적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3D프린팅 기술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우리나라 의료기기 경쟁력도 향상되고 3D프린팅에 대한 대국민 인식도 개선돼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