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나노튜브(CNT) 함량을 최대 13%까지 높인 탄소섬유 ‘프리프레그’ 제조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재료연구소(소장 조경목)는 연구소 융합공정연구본부 복합재료연구그룹 변준형 박사팀이 CNT가 보강된 다기능 고강도 탄소섬유를 프리프레그 형태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 글로벌연구실 사업을 지원받아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된 이 기술의 핵심은 응집력이 강한 CNT의 분산문제였다.
수지(樹脂)에 CNT를 혼합하는 방식의 기존 분산기술은 CNT가 소량만 첨가돼도 점도가 급격히 상승, 성형이 어려워지는 단점때문에 CNT 함량이 중량 기준 3% 가량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변 박사팀은 탄소섬유 프리프레그 제조시 CNT·에폭시 수지 필름을 탄소섬유에 겹치는 방법으로 수지성분만 선택적으로 탄소섬유 사이에 침투하도록 함으로써 CNT 함량을 중량기준 최대 13%로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프리프레그는 섬유형태의 보강재에 수지가 미리 함침돼 있는 재료로, 복합재료 제조 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중간재다.
CNT가 포함된 탄소섬유 프리프레그는 그렇지 않은 복합재료에 비해 평면방향 전기전도도 15배, 두께방향 전기전도도가 120배에 달하는 우수한 전기전도 특성을 갖춘 데다 열팽창계수도 낮아 복합재료의 기능적 특성을 배가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번 기술개발로 구조재료로서 활용도가 높은 탄소섬유에 기존보다 많은 CNT를 결합시킬 수 있게 됨으로써 구조 및 다기능성이 우수한 소재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 기술은 기존의 다양한 프리프레그 제조공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장비 설치 등의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일방향, 교차 등 다양한 형태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연간 1,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국내 탄소섬유 프리프레그 기술의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이 기술을 특허 출원중인 변 박사팀은 내년 상반기 양산화될 경우 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준형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프리프레그 제조 기술이 상용화 되면 스포츠 용품, 자동차, 항공·우주·방위산업 등의 분야에 기존의 복합재료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전기·전자 부품이나 방탄소재,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산업 분야로 그 적용 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NT가 포함된 탄소섬유 프리프레그는 정전기 감소·차폐용 소재나 전자파 흡수소재, LED 등 방열 부품의 열관리 소재, 고성능 접착제로 활용이 가능하며 뛰어난 충격흡수 성능을 보여 CNT 함량을 높이게 되면 기존 탄소섬유보다 무게를 줄일 수 있어 자동차나 비행기 등 경량화에도 매우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