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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2-12 17:13:27
  • 수정 2018-12-12 18: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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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D프린팅 전문가 단체인 3D프린팅연구조합은 국내 산학연 관계자 33명과 함께 지난 11월13일부터 16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쎄에서 열린 세계 3대 적층가공전문 전시회인 ‘폼넥스트(Formnext) 2018’을 참관하고 독일 현지 기업인 ‘SMS 그룹’을 방문했다. 이번 폼넥스트에서 참관단은 선진기업이 추진 중인 적층제조의 대형화 및 정밀화와 소재 다양화와 함께 더욱 많아진 플레이어들을 목도하면서 적층제조시대에 이미 진입했음을 깨닫게 됐다는 후문이다.
선진국과 아직 격차가 있는 우리나라의 산학연에서는 3D프린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고 적층제조시대에 안착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번에 참관단을 구성한 3D프린팅연구조합과 산학연 전문가들의 연재기고와 함께 현장에서 서로 의견을 나눈 내용을 바탕으로 적층제조시대에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고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고부가 3D프린팅 소재 시장, 전략적 협력·소통 통해 도전해야

◇연재순서

(1)전시회 총괄 평가 (강민철 3D프린팅연구조합 상임이사)
(2)금속소재와 부품 응용 (정재원 재료연구소 선임연구원)
(3)산업용 플라스틱 소재의 활용과 전망 (김윤철 성균관대 교수)
(4)적층제조의 세라믹부품 개발현황과 기술적 이슈 (홍찬우 일루미네이드 이사)
(5)경량화와 효율 향상을 위한 설계기술과 S/W 개발 동향 (신진국 전품연 3D프린팅사업단장)
(6-完) 전문가 현장 간담회



세계 제조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발원지인 ‘인더스트리 4.0’의 본고장 독일 프랑크프르트에서 열린 ‘폼넥스트 2018’는 세계 최대 산업용 3D프린팅 전시회이다. 이번 전시회는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 중 하나인 3D프린팅 기술이 적층제조방식(Additive Manufacturing)을 기반으로 대규모 제조설비 투자와 복잡한 제조공정을 단순화하는 수준을 넘어 신개념의 물류 혁명과 기술 공유를 통해 제조업의 새로운 가치창출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을 기술, 소재, 사업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장비와 제품의 대형화/정밀화/고속화 추세, 소재적인 측면에서는 고기능화/친환경화,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디자인부터 전체 밸류체인의 통합화(Integration)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아직도 공급자 중심의 잔치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EOS, GE Additive, HP, 트럼프(Trumpf), Carbon 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술혁신에 의한 시장 및 수요자 관점에서의 가치창출 솔루션 제안들이 다수 나타나고 있다.

본 기고문에서는 전시회에 출품된 주요 산업용 플라스틱 소재의 활용과 전망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두드러지게 다양한 기술적 진보를 보여준 메탈 소재와 비교해 보면 플라스틱 소재는 다소 정체된 느낌이다. 최근 3D Science Valley Strategic Partner Context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동안 산업용 플라스틱 3D프린터의 출하 대수는 전년대비 18% 증가하였으며, HP와 Carbon사가 성장을 주도하였다. 반면에 같은 기간에 금속 분야 산업용 3D프린터 출하량은 30% 증가했으며, GE와 EOS가 선두를 이끌었다. 이점을 보더라도 최근 플라스틱 보다 메탈 분야의 기술 및 사업적 행보가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3D프린팅용 소재 시장은 플라스틱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메탈 소재 시장이 증가하는 만큼 상대적 비중은 줄어들겠지만 주력 소재로서의 중요성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D프린팅용 플라스틱 소재는 제품 출력 방식에 따라 액상과 고상의 2가지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 엔비전텍(Envisiontec)에서 광경화방식으로 제작한 덴탈 및 안경테 제품


첫 번째, 그 동안 시장을 이끌어 왔던 액상 타입은 광경화(Photo-polymerization) 소재를 사용하는데 광경화 방식에 적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능기가 부가된 에폭시와 아크릴류의 모노머 소재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액상 타입의 광경화 소재는 관능기의 종류와 가교화 정도에 따라 구조물, 탄성체, 투명 제품까지 다양한 형태의 제품 제작이 가능하고 외관이 정밀하고 후가공을 통해 컬러감을 구현하기 적합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폭 넓은 산업분야의 제품 출력에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광경화 소재는 불완전한 경화 특성으로 인해 강도와 내열성은 다른 적층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재료의 개발 못지 않게 고강도, 고내열 소재의 개발은 지속 요구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광경화 방식의 어플리케이션 분야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이 덴탈(Dental) 분야에 집중되어 치과분야 시장에 가장 빠르게 적용되고 있으며, 그 밖에 쥬얼리, 안경테, 자동차의 플라스틱 부품과 프로토타입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광경화 소재를 경화시켜 출력물을 제조 방식은 재료와 광원의 공급 방식에 따라 SLA, DLP, LCD, CLIP, Jetting 방법이 사용되고 있는데, SLA 방식은 3D시스템즈, DLP 방식은 엔비전텍(Envisiontec), Jetting 방식은 스트라타시스 등의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LCD 방식은 그 동안 광원의 세기, 광효율, 열적 안정성 면에서 단점이 지적되었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UNIZ, PhotoCentric사가 처음으로 대형 장비를 선보였다.

▲ Carbon에서 CLIP 방식으로 제조한 미드솔을 장착한 아디다스 운동화


특히 Carbon사가 자랑하는 CLIP(Continuous Liquid Interface Production) 방식은 기존의 광경화 방식보다 50~100배 빠른 속도로 제품을 출력할 수 있어 준양산 기술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운동용품 제조업체인 아디다스는 Carbon사의 CLIP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충격을 흡수하는 부분인 미드솔을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해서 한 켤레에 300달러인 스니커즈를 ‘Futurecraft 4D’라는 이름으로 출시하여 맞춤형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두 번째, 고상 타입의 플라스틱 소재는 필라멘트와 분말 소재로 나누어지는데, 대부분의 플라스틱 소재는 적층방식에 맞추어 필라멘트 또는 분말 형태로 제품화 될 수 있다.

먼저, 플라스틱 필라멘트 제품은 이번 전시회에서도 ABS, PLA, PC, Nylon(PPA, PA 12) 등 범용 및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재질로 일반 필라멘트와 기능성 강화 필라멘트 제품들이 여러 소재 업체들을 통해 평범하게 소개되었지만, 내열성, 내마모성, 내화학적 특성이 뛰어난 PEEK, PEI, PPS, PES 등의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제품화한 업체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 중 재미있는 것은, 과거에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PEI와 PPS의 대표적 제조업체이었던 GE로부터 플라스틱 사업을 인수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사빅(SABIC)이 3D프린팅용 PEI와 PPS 등 플라스틱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같은 장소에서 GE는 메탈 프린팅 장비와 소재 사업에 신규 진입하여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서로 같으면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두 회사의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화두가 되었던 플라스틱 소재는 단연 PEEK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 소재는 PI와 더불어 금세기 최고의 물리, 화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지만, 제조공정이 까다로워 세계적으로 Victrex, Evonik, Solvay 등 3사가 독과점하고 있는 소재로서 특수 용도 외에 산업용으로 범용화되기에는 아직 너무 고가의 소재이다. 그러나 PEEK 소재는 일반적인 물리, 화학적 특성뿐만 아니라 생체적합성과 형상기억(Shape Memory) 특성도 보유하고 있어 인체삽입 보형물로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 플라스틱 소재로서 현재는 절삭가공방식으로 척추케이지, 골접합 나사 등의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3D프린팅 방식으로 필요한 검증을 거쳐 환자 맞춤형 인체삽입 보형물 등의 의료시장에 진입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와 함께, 사용자 편의를 위한 FDM용 메탈 컴포지트 필라멘트도 BASF, colorFabb 등에서 소개하고 있는데, 금속 함량을 80~90%까지 함유한 PLA 등 플라스틱 필라멘트 제품으로서 200℃ 전후의 온도에서도 금속 적층이 가능하지만 소결 수축변형에 따른 치수안정성 개선은 요구되고 있다.

▲ EOS가 PBF 방식으로 제조한 물체 이동장치


한편, 플라스틱 분말 소재는 메탈 분말을 적층하는 방식과 같은 PBF 방식을 채택하여 소결(Sintering)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출력물의 강도가 높고 서포터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프린터 내부에 롤러와 고가의 레이저 장비가 필요하다는 점은 플라스틱 분말 프린팅 시장 확대의 장애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HP사가 레이저 대신 적외선을 사용하여 고속 적층할 수 있는 MJF(Multi Jet Fusion) 방식을 출시하면서 플라스틱 분말 적층 시장도 성장의 모멘텀을 맞이하고 있다.

HP사의 MJF 방식은 SLS와 바인더 젯(Binder Jet) 적층 방식을 결합시킨 형태로, 예열된 빌드 플레이트 위에 플라스틱 분말을 도포하고 용융 변별력을 주기 위해 Fusing agent와 Detailing agent를 스프레이한 후 적외선으로 용융 성형시키는 방식으로, 기존 방식보다 저에너지로 5~10배 고속 적층이 가능하고 제품 표면 정밀도가 금형 수준에 근접했으며 미사용 분말의 80%를 회수 재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이제 실용화 기술로서 시장에 포지셔닝을 했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현재 적용되는 소재는 염색성이 좋은 나일론 계열의 PA11, PA12 주력으로 HP 특유의 칼라 인쇄기술을 접목한 layer by layer 염색 방식으로 다양한 색상 구현을 자랑하고 있는데, HP의 로드맵 대로 탄성체, 투명소재 등으로 소재 선택의 폭을 넓히게 되면 또 하나의 양산 적층기술로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광경화 소재 덴탈·시제품제작 활발,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화 눈길
日 친환경 소재 중점 개발, 韓 산학연 협력 및 표준화 노력 시급

그밖에, 눈에 띄는 소재 시장의 동향은 일본 기업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3D프린팅용 플라스틱 제품들의 시장 진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쓰비시 케미칼과 니혼고세이 등의 소재 기업에서 생분해성과 수용성을 가지고 있는 PVA, BVOH계 친환경 제품들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고, 특히 올해 미쓰비시 케미칼은 변성전분을 활용하여 PC와 PMMA 수지를 브랜딩한 수준의 물성을 구현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 Durabio를 출시하였다.

▲ LSS가 PEEK 분말소재로 제작한 센서 제품


현 시점에서 이상과 같은 3D프린팅용 플라스틱 시장과 기술 현황을 감안하여 우리의 갈 길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상대적으로 경쟁에 늦게 참여한 우리 기업들의 사업 전략은, 첫째로 국내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경쟁력 있는 기능성 소재들을 십분 활용하고, 둘째로 산학연 팀플레이 협력모델을 구축하여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3D프린팅 출력방식에 적합한 특성을 구현하는 제품개발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셋째로는 기존 전통적인 제조방법으로는 제품의 형상과 기능 구현이 어려운 부품 디바이스 분야에 하이브리드, 형상기억 소재 등의 스마트 소재와 의료기술 선진국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덴탈, 메디칼 용도의 인공 티슈, 뼈, 보형물 등의 생체 재료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국내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기능 소재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의 아라미드, PEI, POM, CPI 등, SK의 PETG, PLA, PPS. PCT 등, 효성의 폴리케톤, 삼양사의 PC, PGA 등의 고내열성, 내마모성, 생분해성, 의료 생체적합성 면에서 우수한 특성을 가진 고기능성 소재들을 제품개발에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제품개발 방법 면에서도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효율적으로 경쟁력 있는 소재개발로 앞서가기 위해서는 유한요소해석(FEA)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로 제품이 사용되는 환경에 대한 해석을 선행하고 결과값을 예측하는 모델링 기반의 제품개발 방법론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산학연이 모델링, 소재개발, 해석, 특성평가 분야의 영역에서 서로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나누어 협업하는 협력모델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의 연구팀에서도 모델링 기반의 디자인을 이용한 고내열, 내구성 PI, PEEK 등 기능성 소재 개발의 협력모델에 참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3D프린팅 소재 사업은 기존 프린팅 시장을 비추어 보더라도 3D프린팅 산업이 성숙 단계에 진입해도 고부가가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산업분야이기 때문에, 화학산업 강국으로서 화학 소재사업에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국내외 프린팅 장비 업체와 연계한 맞춤형 소재개발 전략을 준비해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제 기업 간 전략적 제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이미 DSM, BASF, Clariant, Henkel, Evonik 등 글로벌 화학 소재기업들이 프린터 기업들과의 오픈 플랫폼에 참여하여 전략적 협력을 하고 있다. 네덜란드 화학소재 업체 DSM은 중국 장비 업체 유니온 테크(Union Tech)와 제휴했고, 또 독일 화학소재 업체 바스프(BASF)는 장비 업체 Essentium과 소프트웨어 업체 머티리얼라이즈(Materialise)와 제휴하여 기존 FDM 방식보다 10배 이상 빠른 프린팅 기술과 소재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제조 방식별 소재의 요구 특성과 평가 방법을 규정하는 장비, 소재, 제품 표준화와 함께 제품의 설계자, 생산자, 운송자 간의 교류에 대한 표준화 작업에도 적극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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