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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6-03 17: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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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2011년은 전망치 . 2010, 2011년은 전망치 ⓒ 자료: IMF (2010. 4.). World Economic Outlo

1. 최근 한국 수출 현황

■세계 금융위기 속에 선전한 한국 수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 교역이 세계 금융위기 영향으로 전년 대비 12.2% 감소한 가운데 같은 기간 우리나라 실질 수출액은 오히려 전년 대비 0.04% 증가했다.
명목금액으로 볼 때도 지난해 전 세계 총수입액이 전년 대비 21.8% 축소된 데 비해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13.9% 줄어드는 데 그쳤다.
특히 한국 수출은 지난 2007년, 2008년에도 세계 교역량 증가율의 2배에 달하는 연간 증가율을 보이며 경쟁국들보다 빠른 수출 증가세를 기록한 바 있어 이 같은 현상이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추세임을 시사했다.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지난 2008년 92.1%, 지난해 82.4% 등 매우 높은 수준.
이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 세계 교역량이 상당 폭 감소했음에도 한국의 실질 수출액이 전혀 감소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선전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 세계 교역 중 신흥국의 비중과 한국의 對신흥국 수출 비중 .

2. 수출 선전(善戰)의 요인

(1) 高성장 신흥국 시장 공략에 성공

이 같은 선전의 주된 요인에 대해 보고서는 먼저 우리나라 기업들의 고성장 신흥시장 공략 성공을 꼽았다.
2000년대 후반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에 따라 세계 교역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2009년 세계 경제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0.6% 축소됐지만(PPP 기준) 신흥국은 2.4%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중국이 전년 대비 8.7% 성장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인도 5.7%, 아세안 1.7% 등 신흥국들이 세계 경기 회복을 견인했다.
반면, 같은 해 선진국들은 전년 대비 미국 2.4%, 유로지역 4.1%, 영국 4.9%, 일본 5.2% 등으로 축소되며 이들 선진국 전체 경제 규모가 3.2% 줄어들었다.
이러한 경제성장 양극화로 전 세계 교역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5년 33.4%에서 2009년 40.5%로 크게 증가했다.
또, 1990년대 30% 미만이었던 세계 교역량 중 이들 신흥국의 비중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렇듯 확대되는 신흥국 경제와 그에 따른 교역량 증가 속에 우리나라는 고성장 신흥국에 대한 수출의 절대량 확대는 물론, 상대적 수출 규모 역시 함께 증가해 이들 신흥국 수입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점차 늘려가는 추세다.
보고서는 지난 2005~2009년 사이 신흥국의 총수입액에서 한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67%로, 2000~2004년의 4.22%에 비해 늘어났다고 전했다.
신흥국 시장 자체의 확대와 아울러 시장 내 우리 제품의 점유율이 상승함에 따라 한국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증가(2000~2004년 2.65% → 2005~2009년 2.81%)했다.
그에 반해 우리 수출에서 선진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반을 정점으로 완만한 하락세(2000~2004년 평균 1.98% → 2005~2009년 평균 1.73%)를 보이고 있다.
물론 우리 수출에서 신흥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대(對) 신흥국 수출 비중은 지난 2005년 55.9%에서 지난해 67.3%로 증가했으며 특히 대중(對中)수출 비중은 지난 2000년 10.7%에서 2005년 21.8%, 2009년 23.9%로 급증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우리나라의 대 신흥국 수출액은 228.2% 증가했는데, 이 중 209.5%p는 신흥국 시장 자체의 확대, 나머지 18.7%p는 이들 시장에서 한국의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여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세안 회원국으로의 수출 역시 지난해 총수출액의 11.3%를 차지해 대미(對美)수출이나 대일(對日)수출보다 비중이 커졌다.

▲ 세계 교역에서 한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추이 . ⓒ 자료: IMF, DOT.

(2) 고환율 이점 활용

다음으로 고환율의 이점을 잘 살려 물량을 유지하면서도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점 역시 우리나라 수출의 선전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276원으로, 원화 가치가 지난 2008년에 비해 13.6% 낮게 유지됐다.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 2007년 연평균 929원/달러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지난해 3월3일 1,574원/달러까지 상승했다. 그해 12월31일 달러당 1,168원까지 다시 하락하기는 했으나 연중 전반적으로 고환율을 유지했다.
지난해 환율은 달러뿐만 아니라 엔화, 유로화, 위안화 등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평균 원화 가치는 엔화, 유로화, 위안화에 대해 2008년 대비 각각 21.0%, 9.4%, 14.9%씩 낮게 유지됐으며 원화의 달러 대비 월별 실질실효환율 평균은 1달러당 1,028원으로 연평균 환율 1,270원보다 크게 낮아 원화가 19% 저평가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러한 고환율의 영향으로 원화표시 수출단가를 유지하는 가운데 외화표시 수출단가 인하가 가능했으며 이 부분이 수출물량 유지와 수출기업 채산성 악화를 방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기가 불황을 맞으면서 수요가 크게 감소한 지난해는 연중 수출단가 하락 압력이 가중돼 전 세계 교역에서 수출 단가가 전년 대비 10.6% 하락했으며, 한국의 경우 달러표시 수출단가가 16.5% 하락했다.
외화표시 수출단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으로 원화표시 수출단가는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수출단가지수는 2008년보다 16.5%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이 15.8% 상승해 원화표시 수출단가의 하락은 미미했다.
지난해 달러표시 경상수출액은 전년 대비 13.9% 축소됐으나 원화표시 경상수출액은 0.76% 축소되는 데 그쳤으며 수출단가지수가 전년 대비 16.5% 하락, 수출물량 감소를 막아준 덕에 수출물량지수는 오히려 0.6% 상승했다.
이 같은 환율상황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되면서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고용 조정이 상대적으로 소폭에 그쳤고 내수 회복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쳤다는 것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취업자 수 감소가 159만 명에 달했으나, 2008년금융위기 시에는 22만 명으로 상대적으로 소폭의 고용 조정이 발생했다.
보고서는 고용 조정의 폭이 줄어들면 경기 하강 시 민간소비의 급격한 하락을 방지할 수 있어 내수 회복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총처분가능소득에서 피용자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과 2009년 45.9%로 같았던 점은 지난해 고용 조정이 심각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 주요 통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 추이 .

(3) 부품소재 산업 수출의 약진
보고서는 마지막 요인으로 최근 큰 진전을 보이고 있는 우리 부품소재 산업의 수출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에서 부품, 소재 등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해 2010년 1/4분기에는 최초로 총수출의 50%를 초과했다.
이 기간 부품소재 수출액이 517억달러 규모를 돌파,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액 1,014억달러의 50.9%를 차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총수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36.2% 증가한 데 비해 부품소재 수출은 54.8% 증가했으며 특히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과 자동차엔진 등 자동차부품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지며 부품소재 수출의 증대를 주도했다.
이제 우리나라의 부품소재 수출 비중은 주변국과 비교할 때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 2005~2009년 우리나라의 평균 부품소재 수출 비중은 45.0%로 같은 기간 일본의 수치보다는 낮지만 중국, 미국, 유로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우리 부품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와 수출 구조 고도화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보고서는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라 수출품 수요가 증가할 때 최종재뿐만 아니라 부품과 소재까지 수출할 경우 우회 수출을 통한 추가적인 수출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중국의 최종재 수출 증가에 따라 우리의 대중(對中)부품소재 수출이 함께 증가한 것을 들 수 있는데, 지난 1/4분기 대중(對中)총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61.0% 증가한 데 비해부품소재 수출은 70.8%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 분기별 원화 및 달러 표시 수출액 추이 . ⓒ 자료: 한국은행, ECOS.

3. 시사점

현재 호조를 보이고 있는 우리 수출을 유지, 성장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서는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신흥국에 대한 수출 확대 노력을 강화해 총수출 증대의 발판으로 삼는 방안이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 회복기에도 당분간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을 유지하며 새롭게 부각되는 소비시장으로서의 중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 중인 중국에 대한 지난해 우리의 수출 중 소비재 비중은 6%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막대한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또한 인도, 아프리카 등지에서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던 새로운 소비시장을 개척할 필요도 제기됐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인도는 각각 7.3%, 5.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10년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두번째로 향후 저환율 기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올해 환율은 전반적인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돼 고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력 유지 효과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00원으로 원화가치는 지난해 대비 16% 상승할 전망이다.
따라서 가격경쟁력 악화에 대비해 품질, 서비스 등 비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고객 만족도 증진을 통해 ‘비싸도 팔리는’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부품소재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촉진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부품 및 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부품소재 산업의 부가가치는 지금도 일반적으로 최종재 제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앞으로도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지난 2008년 반도체와 전자부품 산업 부가가치율은 24.9%, 자동차 부품은33.7%, 액정표시장치는 35.5% 등으로 제조업 평균 21.4%보다 높았다.
다만 무역수지에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흑자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일(對日)수출에서만은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 지난 1/4분기 56억달러 적자를 내고 있는 점을 고려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등을 통해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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