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사물인터넷(IoT), 센서, 착용형(웨어러블) 기기 소자 등에 들어가는 이차전지(배터리)를 3D프린팅으로 구현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최영민, 김태호 박사와 경희대 정선호 교수 공동 연구진은 웨어러블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전극이중층 슈퍼커패시터(EDLC) 전지 내 집전체 소재를 개발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EDLC 전지는 구조가 단순하고 수명이 길어, 작은 전력을 사용하는 센서,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소자 등의 첨단 기기 구동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에도 리튬이온전지의 보조 전지 격으로, 일부 자동차 및 스마트폰, 카메라 등에 쓰이고 있다.
전지는 집전체, 전극, 전해질로 구성돼 있는데 정교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한 3D프린팅을 적용하려면 이 세 구성 성분 모두 3D프린팅이 가능한 잉크 소재여야 한다. 세계적으로 전극과 전해질 소재는 3D프린팅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으나, 전자를 뽑아내 이동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집전체에 대해서는 괄목할 만한 3D프린팅용 소재가 개발되지 않아 비싼 금을 증착하는 공정 또는 리소그래피 공정만 적용되고 있다.
이에 공동 연구진은 나노미터(nm)와 마이크로미터(μm) 사이즈의 니켈(Ni) 입자, 소량의 고분자 소재(polyvinylpyrrolidone)등을 혼합해 전기전도성과 고전압 안정성 모두 높은 3D프린팅용 금속 잉크 소재를 개발했다.
잉크 소재는 프린팅된 후, 극히 짧은 순간(1/1000초) 빛을 쬐어주면 잉크 속 나노미터(nm)와 마이크로미터(μm) 사이즈의 니켈(Ni) 입자 들이 서로 연결되며 전기전도성이 극대화된다. 또한 동시에, 고분자 소재의 순간적인 광분해 현상과 함께 니켈 입자가 다른 입자로부터 전자를 받는 환원반응이 일어나 표면에 전도성 보호층이 생긴다. 이 보호층 덕분에 EDLC 전지의 최고전압(3V) 조건에서도 안정성을 오래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소재가 적용된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 소자는 기존 증착 및 리소그래피 공정으로 제작된 소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소재는 주 재료로 니켈 입자를 활용하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저렴해 상용화가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최영민, 김태호 박사는 “슈퍼커패시터를 넘어 고전압, 고전도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이차전지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인쇄용 금속 소재 기술”이라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