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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7-19 0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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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전석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CNT와 그래핀 소재의 구동 원리

CNT는 직경이 1㎚(나노미터: 1미터의 10억분의 1) 이하에서 수㎛에 이르기도 하는데 튜브의 원주방향을 따라 배열된 탄소의 주기성이 특정 조건에 맞으면 전자 밴드갭(electronic bandgap)이 형성이 돼 반도체의 성질을 나타내게 된다.

반도체 소자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밴드갭의 크기가 중요한데 이것은 CNT 지름의 크기에 반비례한다. (1㎚의 지름에서 대략 0.8 eV 정도의 크기를 가짐) CNT의 중요성은 나노물질이 가지는 양자적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1차원의 진정한 나노선인 CNT에는 전자나 홀이 이동할 수 있는 전도 패스가 제한됨으로 재미있는 전기적 특성을 갖게 된다.

즉 전하간의 상호작용이나 원자들의 격자 진동 등에 의한 방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이론적으로 반도체 특성을 갖는 CNT의 전하이동도는 실리콘의 최대 100배에 달하고 특히 반도체가 구동하는 상온에서의 특성은 현재까지 알려진 어떠한 물질보다도 우수하다.

이러한 우수한 특성을 기존의 박막트랜지스터의 반도체물질로 사용한다면 현재의 반도체 소자들의 구동속도가 수 GHz에서 정체되어 있는데 이를 THz 영역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돼 미래의 고속 전자소자 및 건강진단 시스템 구현에 핵심적인 소재로 응용될 수 있다.

따라서 CNT를 이용한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 배터리, 초강력 섬유, 생체 센서, 텔레비전 브라운관 등의 관련 응용 분야가 계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나노 크기의 물질을 집어 옮길 수 있는 나노집게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1차원의 선구조의 CNT와 달리 2차원의 면구조를 갖는 그래핀은 CNT와 유사한 양자적인 특성을 갖고 반도체로서의 작동원리도 유사하나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 공정에서 적용한 상당수의 공정이 새로운 기술개발의 필요 없이 적용이 가능하다는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그래핀은 반도체라기보다는 세미메탈에 가까운 밴드갭을 갖지 않는 물질로 실제적인 그래핀 반도체의 구현을 위해서는 밴드갭 조정, 기판 최적화, 유전체 물질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


▲CNT 소재의 현재 기술 수준

CNT의 이론적, 실험적인 발전수준에 비해 상용화까지는 여러가지 넘어야 할 큰 문제점들이 있다.

이미 100여개가량의 CNT기반 박막트랜지스터를 연결한 IC를 구현한 결과가 2008년 네이쳐지에 보고된 바가 있지만 이 정도 수준의 소자는 실리콘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구현됐고 제작에 필요한 경제성 면에서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차이가 있다.

이것은 CNT라는 소재가 가지는 나노물질이라는 장점이 또한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가장 근본적인 2가지 문제점 중 하나는 CNT를 제작할 때 평면상에서 우리가 원하는 위치, 방향, 밀도를 유지하며 정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탄소 배열의 주기성으로 인해 균일하지 못한 밴드갭의 크기와 심지어 상당수는 반도체 특성이 아닌 도체 특성의 CNT가 동시에 형성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딱딱한 보통의 반도체 물질과 달리 유연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반도체 소재로서의 CNT의 매력은 많은 연구자들로 하여금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 기술과 경쟁이 아닌 새로운 분야로의 적용에 그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래핀 소재의 현재 기술 수준

현재 그래핀의 물성은 이론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예측되고 계산되고 있으나 실험적인 부분에서는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래핀이라는 소재의 존재가 최초로 인류에 의해 발견된 것이 5년을 조금 넘은 현시점에서 그래핀 소재를 만드는 방법은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한 원시적인 박리 방법을 벗어나 재료공학의 최첨단 기술과 이론을 접목한 새로운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금속 표면에서 결정화되는 화학기상증착(CVD, chemical vapor deposition)을 기반으로 한 그래핀 제작기술은 한국의 과학자들이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미 100in2 이상의 표면에 단일 층에 가까운 우수한 그래핀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래핀 조차도 반도체 소자에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구현하기에는 성장과정에서 생기는 입계 경계선의 문제와 전기적 밴드갭의 형성에서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 미국의 IBM에서 수백 GHz로 작동하는 고주파 소자 제작에 성공한 연구 결과는 CNT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는 그래핀 연구 경향을 대변한다.

이외에도 대 면적 단일 층 막 연구 외에 그래핀 조각을 이용하는 복합체와 전극 관련 연구도 주목받는 분야다.

그래파이트를 산화시킨 후 환원시켜 대량생산하는 그래핀은 원래 그래핀으로부터 예상되는 것에 비해 물성이 크게 떨어지므로 고품질 그래핀 조각 형성 방법에도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CNT와의 복합화를 통해 CNT에서 제안된 여러 응용분야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CNT 소재의 향후 발전 방향 및 전망

CNT가 고성능 반도체 분야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전술한 2가지 문제점의 해결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미 정렬부분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졌고 지금도 수없이 많은 새로운 반도체와 도체 CNT 분리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므로 향후 10년 내에 소재로서의 CNT 형성과 관련한 심도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큰 변화가 있으리라 예상된다.

현재 CNT연구는 다른 도체소자가 가지지 못한 CNT의 장점인 저온 용액공정에 의한 대면적 유연성 소자제작에 전극 및 반도체 물질로의 응용, 높은 전도성으로 인한 투명전극응용, 높은 기계적 강도와 열전도 특성을 바탕으로 복합체로의 응용, 나노소재의 높은 비표면적과 전하특성을 이용한 필터, 격막분야의 응용으로 크게 요약된다.

초기 실리콘 반도체 연구에서 고순도 소재와 적절한 불순물 조절이 오늘날, 반도체 산업의 초석이 되었듯이 각 응용분야에 맞는 소재의 적절한 물성 조절과 저비용 양산 제조법의 개발이 중요한 지속적 과제로 남을 것이다.


▲그래핀 소재의 향후 발전 방향 및 전망

그래핀 소재의 발전 방향은 지난 20년간의 CNT연구를 벤치마킹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오히려 응용의 측면에서는 투명전극이라는 분야에서 앞서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래핀 소재가 가지는 제로 밴드갭의 특성과 CNT와는 달리 면상으로 존재함에 기인하는 그래핀 에지(edge)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평면 그래핀이 가지는 장점의 상당부분을 제한적으로 만든다.

그래핀은 현재 CNT에서 제안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복돼 그 발전이 예측된다.

앞으로 각 소재가 가지는 단점을 어느 쪽이 먼저 해결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나 한쪽의 기술발전은 다른 쪽의 기술발전과 직결되어 상승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다. 인류에게 진정한 1차원과 2차원의 나노소재를 제공한 CNT와 그래핀은 이들의 유기적 계층 구조의 제작과 연결로 새로운 전자소자의 탄생을 조심스럽게 예측하게 한다.

현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카본소재와 메탈, 카본소재와 산화물 유전체의 전기적 연결과 연속성은 지속적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분야로 생각되며 이는 CNT와 그래핀의 복합화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으리라 예측한다.


▲카본 나노 소재, 60조원 시장의 ‘열쇠’

CNT 소재는 우리 주변에 충분히 존재하는 탄소를 바탕으로 하는 소재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친환경적인 요소들을 다분히 갖추고 있어 미래 성장 동력사업의 중심소재가 될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CNT 연구자들이 장밋빛으로 내놓은 시장 전망치는 CNT 응용연구가 10년을 훌쩍 넘은 현시점에서 실제적으로 크게 상업화된 제품의 부족으로 인해 현재의 CNT 연구자들에게 올가미로 다가오고 있다. 경제적 가치와 시장 창출 전망치를 단순히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초대형 국책사업들, 예를 들면 지경부의 WPM (World Premier Materials)사업과 교과부의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에 CNT와 그래핀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볼 때 여전히 미래소재로서 큰 경제가치와 시장 창출 가능성에 많은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장 향후 10년 내에 60조원의 시장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유연전자소자 시장의 성패에 CNT 및 그래핀은 핵심 전자소재로서 소재 자체만으로도 수조원의 경제가치가 예측된다.

고품질 CNT 소자 시장 외에도 복합체, 멤브레인, 에너지 전극에 이용될 탄소소재 시장은 최근 경량 복합화 소재의 트렌드를 따라 수 년 내에 수조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카본 나노 소재, 미래형 플렉시블 전자소자 발전의 ‘핵심’

당장 ITO(Indium Tin Oxide:산화인듐주석)를 기반으로 한 투명 전극 시장은 수년 내에 1조원의 시장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투명 전극 평판은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태양전지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 인듐의 고갈로 단가가 상승해 대체물질의 개발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때마침 한창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그래핀이 빠른 시일 안에 이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연성 디스플레이 시장 또한 수년 내에 2조원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래형 플렉시블 전자소자가 우리 현실에 끼칠 영향은 우리 생활에서 휴대전화기가 가지는 생활의 편의성에 대한 인식 자체를 아이폰이 단기간에 바꿔놓은 사례를 볼 때 어떻게 더 크게 진화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연관 기술에 카본나노소재가 핵심기술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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