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용 세라믹 고도화 지원, ‘종합 반도체 강국’ 앞당긴다
지난 2019년 일본은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했다. 이는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 산업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많은 소재·부품·장비를 일본산에 의지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후 우리 정부는 수출규제 3개 품목을 포함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장비의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핵심 기술개발 및 사업화·실증 등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장비에는 고기능 첨단세라믹 소재·부품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특히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제조장비의 33.8%와 제조장비용 부품의 28.7%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2018년 세라믹산업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세라믹산업 무역적자는 33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이중 대일(對日) 무역적자 규모는 22억8천만달러로 전체 무역적자의 68%를 차지했다. 對日 세라믹 무역적자 중 절반이 전기전자부품(적자 11억달러)인데 해마다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강원테크노파크(원장 김성인)는 이러한 일본 수출규제 대응하고자 산업통상자원부의 ‘2020년 지역활력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반도체 제조장비용 세라믹부품 생산기반 고도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강원테크노파크가 주관을 맡고 강릉과학산업진흥원, 한국세라믹기술원이 참여하는 이번 사업은 반도체 제조장비에 사용되는 세라믹소재 부품의 성형, 소성분야 장비 구입과 시제품을 생산·평가하는 시험장 구축 등을 통해 반도체 핵심기술인 세라믹 부품의 국산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사업기간은 2020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2년으로 총 사업비 87억5,200만원(국비 61억1천만원, 도비 13억2,100만원, 시비 13억2,100만원) 등이 투입된다.
사업은 구체적으로 △기반조성(세라믹 공정장비 업그레이드 및 신규구축) △기업지원(세라믹 소재부품 시험분석 및 시생산지원, 애로기술) △인력양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장비활용교육) 등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세라믹 기업이 집적된 강릉과학산업단지내 강원TP 신소재사업단(단장 김상호)이 주축이 돼 올해 1차년도 사업이 추진됐다. 사업을 총괄하는 강원TP는 세라믹원료(분말)을 고압으로 성형하는데 사용하는 대형(CIP:냉간 정수압 프레스)를 구축 중이다. 이 장비는 가격만도 수십억에 달할 정도로 고가여서 중소기업 입장에서 구축하기 힘들기 때문에 설치가 완료되는 2021년부터는 기업 활용과 지원이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생산기반 조성·기업지원·인력양성 추진, 기업 매출 176억·고용 73명 창출 목표
1차년도 시제품 지원·2개社 유치, 2차년도 장비구축 및 공정혁신 본격 지원
또한 1차년도에 강원TP는 시제품제작지원 10건, 패키지지원 2건을 지원했으며 타 지역기업 2곳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참여기관인 한국세라믹기술원은 기 보유한 장비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애로기술지원 4건, 패키지지원 2건과 함께 11건의 시험분석 및 제품인증을 지원했다. 강릉과학산업진흥원은 기업밀착형 교육 프로그램 8건 개발, 장비연계 현장애로 컨설팅 교육 3개사 등을 추진했고 인력충원이 필요한 28개 기업과 지역내 대학 졸업자 등 구직자를 연결하는 채용박람회도 1회 실시했다.
강원TP는 2021년 2차년도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반도체 슈퍼사이클 도래 전망에 따른 반도체 제조공정용 세라믹의 수요확대에 대응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차세대 반도체 육성을 통한 종합반도체 강국 도약’ 전략에 기여하기 위해 지역 세라믹 산업을 반도체 제조공정용 세라믹으로 고도화 시키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제조용 세라믹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촉진시켜 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다시 국산 소재부품이 쓰이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고, 차세대 반도체 개발이 세라믹 기업의 신사업 기회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이에 2차년도에는 진공로(질화물·탄화물 소결용) 2종, 탈지로 등 신규장비 3종을 구축하고 대형 CIP, 스프레이드라이어(디스크형, 방폭형) 등 장비의 성능을 개선시킨다. 또한 시제품제작지원, 시험분석인증지원, 장비활용 재직자교육 등을 본격 확대하고 세라믹 소재부품 공정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이러한 기업 지원을 통해 사업완료 후 기업 매출 176억원 및 고용 73명 창출, 창업 및 기업유치 5개 등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상호 강원TP 신소재사업단 단장은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코로나 시대 도래로 반도체 산업이 변곡점을 맞이한 가운데 우리 세라믹 산업계도 고도화가 아니면 앞으로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강원도가 반도체용 세라믹 소재부품 생산기지로 발돋움해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사업단이 그간 쌓아온 기업지원 경험과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