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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7-28 17: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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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력의 발전량 변동.

주로 특수목적용 또는 학술적·상징적 의미에서만 사용되던 태양광과 풍력에너지는, 기후변화로 촉발된 전 지구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신재생 에너지보급으로 이어지면서 미래 유망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전체 발전원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20년까지 20%, 2050년까지 50%로 늘려가겠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미국 역시 신재생에너지의 의무 사용 비율을 명시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enewable Portfolio Standards, RPS)를 시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역시 RPS를 통해 의무 사용을 계속 확대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원 비중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향후 신재생에너지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경우 전력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발전량 기복이 심한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발전원의 5% 미만인 현재 상황과는 달리, 향후 30~40%까지 증가한다면 전력 시스템 측면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시스템+신재생E, ‘난제’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현재의 중앙 집중형 시스템에서는 전력사업자의 수요 예측과 공급계획에 따라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 소비자에게 즉각 제공하게 된다.

당연히 정확한 수요 예측과 적시 발전이 최우선 사안이 된다.

하지만 풍력, 태양광, 파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기상조건에 달려있어 임의관리가 불가능하다. 독일 전력회사 E.ON Netz에 따르면 풍력의 일간 최고-최저발전량의 격차가 4,340MW에 이른다. 대형 발전소 6~7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신재생에너지의 이 같은 변동성 때문에 기존전력망과 신재생에너지의 연계를 위해서는 전력수급의 ‘시점 불일치’, 공급되는 전력의 ‘품질 저하’뿐만아니라 이같은 불확실한 발전량에 대해 ‘설비투자’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가까지 다양한 난제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물론 가스터빈 발전소 등 기존 발전소의 탄력적 활용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기복을 상쇄하는 방안 있다.
이는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근본적인 목표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수요 측면에서도 최근 등장한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 등을 활용한 효율적인 수요조절 등이 가능하고, 시스템적 측면에서 광범위한 지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서로 연결함으로써 기상변화로 인한 발전량 변동성을 전체 단위에서 줄이는 방법도 있으나 시장 전체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현재 시스템으로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의 20~30%를 넘어가게 되면 발전량의 변동폭이 현재 전력 시스템의 수용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 출력과 저장시간별 전력 저장장치의 용도.

▶대안은 ‘전력 저장장치’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전력 저장장치가 주목받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시간적 간극을 ‘저장’이라는 개념으로 메울수 있는 전력 저장장치는 짧은 시간 내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량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충·방전 과정에서 일부 손실이 발생하지만, 전체 전력망 입장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득이 더 크기 때문에 향후 신재생 에너지와 저장장치의 결합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 역시 전력 저장장치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205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46%까지 증가할 경우, 전 세계적 또는 국지적으로 전력 생산의 변동성이 적지 않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부 유럽의 경우 풍력 발전의 변동성이 현재 수준인 5% 미만을 넘어 5~30%에 이를 경우 약 90GW 규모의 전력 저장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며 전 세계적으로는 189GW에서 305GW 수준의 저장장치가 요구된다.

장기적으로 전력 저장장치의 보급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필수 요소인 것이다.

이에 각국 정부와 자본의 전력 저장장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전력회사들이 2014년까지 피크 수요의 2.25%, 2020년에는 5%에 해당하는 전력 저장장치를 의무적으로 갖추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 AB 2514가 제안됐다.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에너지관리 시스템과 전력 저장장치는 올해 벤처 캐피탈리스트들이 꼽은 가장 매력적인 투자 아이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시장조사기관 GTM Research는 현재 약 3억6,500만 달러에 불과한 전력 저장장치 시장이 2015년에는 2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신재생E 단점 극복

신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전력 저장장치로, 보고서는 전통적인 ‘자연매체’를 이용하는 양수발전, 압축공기저장에서부터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2차전지, 커패시터, 수소연료전지, 초대형 전력망에 이르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했다.

-양수발전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전력 저장기술인 양수 발전은 남는 전기로 물을 퍼 올리고 전력이 필요할 때 방류, 터빈을 통해 발전하는 방식.

그러나 입지 선정과 생태계 교란 우려 등의 난점이 있어 최근에는 강이 아닌 바다에 전기를 저장하는 역방향 해양양수발전(Inverse offshore pump accumulation, IOPAC)이 네덜란드에서 제안됐다.

바다 한가운데 인공섬(Energy Island)를 만들고,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가 남으면 바닷물을 섬 밖으로 퍼냈다가, 전기가 부족하면 바닷물을 섬안으로 유입시키면서 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다.

-CAES

또 다른 대형 전력 저장장치로 압축공기에너지저장(CAES,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를 들 수 있다. 동굴, 대수층(aquifier), 암염 채굴이 끝난 지하에 공기를 압축했다가 필요할 때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Iowa Stored Energy Plant는 풍력과 CAES를 결합시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풍력으로 생산된 전기로 공기를 압축시켰다가, 필요할 때 연료를 섞어 가스터빈을 돌릴 수 있다.

물론 이 역시 압축공기 저장이 가능한 지반을 찾아야 한다는 제약이 있어 최근 압축 공기를 땅 속이 아닌 바다 속에 저장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영국 Nottingham 대학의 Garvey 교수는 풍선처럼 생긴 Energy Bag에 공기를 담아 바다 속에 넣어두는 방법을 제시했다.

깊은 바다에 설치하는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등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저장장치 시장 2015년 ‘25억불’
압축공기·NAS·LiB·플라이휠 등 다양

▶2차전지의 약진

보고서는 특히 2차전지의 약진을 높이 평가했다.

주로 납축전지를 중심으로, 정전시 임시전원인 무정전 전원장치(Uninterruptible Power Supply, UPS)로 사용돼 온 2차전지는 최근 태양광패널의 설치 확대와 함께 신재생에너지의 보조전원으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정성, 가격, 신뢰도가 우수하다는 장점에도 낮은 효율, 짧은 교체주기, 폐기물 문제로 한계가 노출돼 새로운 소재의 전지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NaS 전지

최근 대용량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대용량 황화나트륨(NaS) 전지는 음극에 금속 나트륨(Na), 양극에 황(S), 전해질에 세라믹 계열의 ß-알루미나를 사용한 2차전지.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실증 프로젝트로 신뢰성과 안정성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대형 전력 저장장치로서 가장 먼저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기준으로 약 200여 곳, 총 270MW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데 일본의 NGK가 세라믹 기술을 바탕으로 독점공급하고 있으며, 2000년대 초반 상용화된 이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아오모리 현 후타마타 지역에서는 51MW 규모의 풍력발전기 보조용으로 2MW급 17개, 총 34MW 규모의 NaS 전지가 설치되는 등 신재생에너지와의 결합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리튬이온전지

기존의 휴대폰,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던 리튬이온전지(LiB) 역시 전력 저장장치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이 전지를 택하는 전기차가 늘면서 기술 혁신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 역시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이외에도 리튬이온전지는 최근 태양광과 결합, 가정이나 빌딩에 설치할 수 있는 전력 저장장치로서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있는데, 태양광과 리튬이온이 결합한 ‘Sol-ion 프로젝트’는 태양광 발전기와 5~15kWh급 리튬이온전지를 결합시킨 시스템으로 프랑스와 독일에서 입증된바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출력이 MW수준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 회사인 EnerDel사는 미 에너지성(DOE)의 지원 하에 1MW 규모의 전력 저장장치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플로우전지(Flow Battery)

플로우전지(Flow Battery)도 대용량 전력 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플로우전지는 외부에 저장돼 있던 액상 전해질이 충·방전시 펌프를 통해 전지 내부로 흐르면서 활성물질이 이온교환막(ion exchange membrane)을 통해 산화(Oxidation)-환원(Reduction) 반응을 일으키는 전지다.

전해질이 순환한다는 점에서 양극, 음극, 전해질이 하나의 전지에 들어있는 기존 2차전지와 차이가 있다. 덴마크의 Risø National Laboratory는 풍력과 함께 바나듐 리독스 플로우전지를 운영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나 NaS전지보다 대용량인 플로우전지는 설치 용량을 조절하기가 쉽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 출력과 저장시간별 전력 저장장치의 종류.

▶순간 고출력 저장장치

앞서 제시된 대용량 장치 외에 수분, 수초 내에 수급 여건이 급변할 경우 주파수나 전압의 불안정 등 전력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서 단시간에 큰 출력을 내는 저장장치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풍력의 경우 풍속, 풍향의 급변 등 돌발상황에 대응하고 보조발전기로의 대체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장비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 분야에서는 최근 슈퍼커패시터, 플라이휠(Flywheel), 초전도전력장치(SMES) 등이 주목받고 있다.

-플라이휠

플라이휠은 남는 전력으로 팽이를 회전시키고, 전기가 모자랄 때 돌고 있는 팽이의 회전력을 발전에 이용하는 방식.

에너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팽이를 진공 컨테이너 속에 넣어 공기 저항을 줄이고, 초전도체 베어링으로 마찰을 줄이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초전도 전력 저장장치

다량의 전기를 순식간에 공급하는 장치로 저항이 0인 초전도 코일에 전류를 저장하는 초전도 전력 저장장치(Superconducting Magnetic Energy Storage, SMES)도 등장했다.

초전도 현상은 보통 영하 250도 이하의 극저온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단열저온용기와 냉각기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일본 샤프는 가네야마 공장을 세우면서 5,210kW의 태양광 발전소와 함께 영하 269도에서 가동되는 10MW 규모의 초전도 전력 저장장치를 함께 설치했다.

다만 이들 초전도 기기들은 실증사업을 통한 기술 개발 중이며,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기까지는 다소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새로운 저장 시스템 구축

보고서는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국가차원의 인프라 형성을 통한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 구축시도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수소를 꼽았다.

변동성이 큰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면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해 전력의 적시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덴마크 롤랜드의 베스텐스코브(Vestenskov) 마을의 풍력, 수소, 연료전지를 결합시킨 프로젝트가 진행 중으로 가격과 효율에서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 밖에도 보고서는 전기차 등 가정용 중소형 전력 저장장치의 체계적 제어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변동성을 흡수하거나 저장 대신 전력망 연계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의 변동성을 흡수하려는 초대형 전력망(Super Grid)계획 등을 소개했다.


▶기술 혁신과 정책적 지원 필요

전력 저장장치와 결합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를 위해 풀어야 할 숙제로 보고서는 ‘기술 혁신’과 ‘당국의 정책적 지원’, ‘기업의 적극성’ 3가지를 제시했다.

기존의 모바일 기기와 달리 대용량, 고출력을 필요로 하는 전력 저장장치의 성능을 만족시키면서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재, 설계, 생산 공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술개발이 필요하며 전력반도체, 인버터 등 저장장치의 모니터링, 전력 품질 유지를 돕는 주변장치 역시 새로운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한 정책 측면에서도 녹색경제 시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온실가스 저감과 발전 설비투자 비용 경감 등 범국가적 관점에서 파급효과가 매우 큰 저장장치 기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보고서는 또 전력 저장장치의 경우 초기 시장 선점이 향후 사업전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기업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하고 안정적으로 공급이 중요한 전력의 특성상 신뢰성과 안정성이 검증된 기업만이 시장진입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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