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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0-08-04 11: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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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에 처음 소개된 연료전지는 오랜 개발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의 생활 가운데로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 특수 분야에서나 사용될 뿐 상용화의 길은 멀기만 하다.

그러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CO₂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노력하는 지금의 상황 가운데 연료전지의 장기적 성장잠재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지난 2월 Bloom Energy의 신제품 ‘Bloom box’의 등장은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많은 굴지의 기업들이 ‘Bloom box’의 도입을 실행했거나 추진 중이라는 소식은 관심을 증폭시켰다.

불과 10여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SOFC(Solid Oxide Fuel Cell, 고체산화물형 연료전지) 제품의 상업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연구 과정이나 상업화 계획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나 Bloom Energy의 등장이 연료전지에 대한 관심을 다시 고조시킨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최대 효율 80%의 친환경 발전장치

연료전지(Fuel Cell)란 산소와 수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을 이용,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발전장치다. 연료전지는 단순한 에너지전환 장치이지만 뛰어난 장점들이 많다.

연료전지의 발전효율은 40~60%로 현재의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좋다. 더불어 화학 반응 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한 열병합 발전을 포함하면 최대 80%의 높은 에너지 효율을 나타낸다.

또한 연료전지는 발전 규모 조절이 용이하고, 장소의 제약이 적다. 발전 규모에 따른 에너지전환 효율 변화도 크지 않아 다양한 용도로 사용 가능하며 소음과 유해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친환경 발전장치다.


■경제성 문제로 상업화는 미진

1839년에 시작된 연료전지는 그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주·항공, 잠수함 등 특수 분야에서만 쓰이고 상업화는 아직 부진한 상황이다.

1990년대 후반 이후 휴대용 전자기기, 자동차용 등의 개발이 시도됐으나, 2차전지의 급속한 성장에 밀려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연료전지 개발을 주도했던 캐나다 발라드 전력(Ballard Power Systems)의 실적 추이는 이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발라드는 2005년 자동차용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을 포기하고, 현재는 스택 개발 및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정용, 상업용, 발전용 등 정치형(定置形) 분야는 사정이 좀 나은 편이나 상업화에 이르진 못했다.
 
가정용의 경우 일본이 가장 앞선다. 도시바, 파나소닉, ENEOS셀텍(신일본석유와 산요전기 합작) 등의 연료전지 제조업체들(생산 담당)과 신일본석유, 동경가스, 오사카가스, 동방가스 등의 석유 및 가스 기업들(영업 및 판매 당담)이 제휴해 ‘ENEFARM’이라는 공동 브랜드를 만들고 지난해 5월 이후 본격적인 시판에 돌입한 상태다.

그러나 연료전지 대당 가격이 300만엔 이상으로 정부 보조금(최대 140만 엔)을 지원받아도 부담스러운 수준인 데다 ‘All 電化주택(취사, 난방 등을 모두 전력으로 해결)’을 내세운 전력기업들의 공세에 밀려 판매 실적은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전용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의 CellEnergy, UTC Power 등 2개사 정도가 상업판매를 진행 중이며, 한국은 포스코파워가 Fuel Cell Energy와의 합작을 통해 점진적 투자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발전용도 현재는 정부 지원이 없이는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 매출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


■탄소저감 시대 맞아 전망 ‘맑음’

아직 상업화 실적이 저조한 연료전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부족,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 등의 환경변화에 힘입어 시장전망이 밝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에 의하면 지구온도 상승을 2030년 까지 2℃로 억제하려면 약 140억톤의 CO₂ 감축이 필요하며 이중 57%는 에너지 절감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위해 발전, 에너지 절약 설비에 9조달러의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온실가스 감축원별로는 산업부문보다 가정, 상업, 수송부문의 감축노력이 시급하다.

이들 분야는 연료전지 적용 노력이 집중되는 분야다.

왜냐하면 에너지 절약 분야가 연료전지의 장점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연료전지는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뛰어난 친환경 발전장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여기에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각국의 다양한 에너지정책제도 실행 등도 연료전지 경쟁력 확보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전망이다.


■관건은 여타 저장장치와의 ‘차별화’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이 연료전지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에너지저장장치 등이 연료전지의 경쟁상대가 된다. 연료전지의 성패여부는 이들과의 차별화를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에 달렸다.

장기간 연구 개발로 가격과 성능을 개선했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지원 없이는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획기적인 생산비용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일본의 가정용연료전지 생산업체들은 현재 대당 300만엔 이상의 가격을 2015년까지 50만엔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일부기업들은 이미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일본의 JX 홀딩스(2010년 4월 신일본석유와 신일본광업이 합병하여 발족)는 자사의 장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2020년 연료전지 연간 30만 대 판매목표(수출 포함)를 설정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연료전지 판매실적은 1,200대에 불과했다.

한편 포스코파워는 지난 4월 연산 100MW의 생산능력을 지닌 MCFC(Molten Carbonate Fuel Cell, 용융탄산염용 연료전지)용 스택 공장을 착공했다.

회사는 총 7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이 완공되면 대폭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료전지에 적극 투자하는 기업도 있지만 아직 대부분 기업들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양산투자를 통한 가격 저하와 수요 촉발의 선순환이 구축되면 다행이지만 여러 가지 불안 사항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공급과잉으로 인한 대규모 투자비 손실만 발생할 수도 있어 의사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본질적 경쟁력 확보 위한 투자가 우선

본격적인 시장형성이 지연돼도 연료전지의 유망성이 퇴색하는 것은 아니다. 연료전지는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여타 경쟁자들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 차별성이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발할 전망이다.

연료전지는 다른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비해 개발역사가 오래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품수명 상으로는 제품 도입에 문제가 있다.

본격적 성장을 위해서는 가격과 성능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성급한 양산보다 장기적 관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① 소재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 및 성능 향상

연료전지 상업화를 위해서는 시스템의 내구성 및 신뢰성 강화, 설계 최적화 및 부품 교체를 통한 장치 소형화, 고가 소재 사용의 최소화 및 대체 등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혁신적 소재 개발이 선행돼야 하며, 소재 개발 부진 시에는 연료전지 상용화에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한다.

가정용 또는 자동차용으로 사용되는 PRMFC(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의 경우 고가의 백금 촉매가 사용된다.

자동차의 경우 현재 기술수준으로 30~50g의 백금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177~295만원에 이른다(동경공업대학 연구결과 인용). 그러나 반가운 소식도 있다.

미국 에너지성에 따르면 최근 3∼4년 사이 백금 사용량을 70% 이상 줄인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많은 기업과 연구팀들이 백금사용 절감 등의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3M, BASF Fuel Cell 등 화학기업들을 중심으로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MEA(Membrane Electrode Assembly, 멤브레인 전극 접합체)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BASF의 경우 고온에서도 내구성을 유지하는 MEA 개발을 통해 연료전지 구조를 단순화함으로써 연료전지 기업들의 코스트 절감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② 차세대 연료전지의 개발

장기적으로 기존 연료전지의 한계 극복 또는 새로운 연료전지 개발이 기업들에게 유용한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SOFC가 있다. Bloom Energy가 후발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SOFC의 혁신성 때문이다. SOFC는 가장 발전효율이 높고, 다양한 연료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소형에서 대형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사용이 가능하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많은 기업들이 연료전지 시장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SOFC 개발에 참여해 기술발전 속도가 빨라졌다.

일본이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SOFC의 핵심 부품인 전해질 개발에 일본촉매(Bloom Energy에 전해질 공급), 교세라, TOTO 등이 참여하면서 이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가정용 연료전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오사카가스는 PEMFC와 함께 SOFC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교세라, 도요타자동차, 아이신정기 등과 함께 현재 실증 실험을 진행 중이며, 2012년경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일본 기업들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NEDO(신에너지·산업기술총합개발기구)는 여세를 몰아 2007년 현재 kW당 1,000만 엔에 달하는 가정용 열병합시스템의 가격을 2015년에는 100만엔으로, 2020년에는 다시 40만 엔 수준으로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③ 대형 어플리케이션 개발

연료전지가 거대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형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는 그 자체 시장 창출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의 생산성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미쳐 연료전지 시장에 결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연료전지의 대형 어플리케이션으로는 자동차용과 분산발전용을 들 수 있다.
 
현재 기존의 PRMFC 이외에 SOFC를 자동차용 보조 전원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인데, 이 경우 SOFC의 기동시간이 너무 길다는 단점(최소 1시간 이상)이 있다.

따라서 작동온도를 낮춤으로써 기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분산발전용 역시 연평균 10%의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한 분야다.

지금까지 디젤엔진, 가스터빈 등에 밀려 고전하였지만, 신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 등의 시행에 따라 사업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탄화력발전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면서 60% 이상의 발전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연료전지-석탄가스화복합발전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체 발전시장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준비해야

연료전지는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장치다.
 
따라서 수소 공급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연료전지 이용가치가 더욱 커지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연료전지의 이용가치는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까지의 연료전지 개발은 순수한 수소에너지의 전환에 집중하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전제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료로부터 수소를 추출할 인프라 부족을 반영해 새로운 방향으로의 전환이 이행중이며 이러한 방향전환이 연료전지 개발에 가속을 붙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다.

앞으로의 최대 과제는 연료전지의 독창적인 장점을 살리고 전체 에너지 효율 최대화를 위한 연료전지와 기타 에너지원과의 최적 조합을 찾는 것이다.

그에 따라 연료전지 상업화 속도가 결정될 것이다. 연료전지시장은 분명 아직까지 불투명하고 유동적인 시장이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후발기업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남아 있는 시장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연료전지 시장에 대비한 사업기회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 국내 연료전지 관련 주요 정책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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